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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스카토 Mar 04. 2023

0303@Morzine

휴가의 기억은 가장 아름답고 미화된 순간이 남기 마련이다. 카메라의 셔터는 여유롭고 행복한 상황에서 눌린다. 하지만 이미지 이면엔 프랑스에서 처음 경험한 차량 접촉사고, 큰 스키장에서 아들과 헤어져 미친놈처럼 아이를 찾아 헤맨 40분의 악몽, 스키장비 들고 집에 가는 버스를 놓친 사소한 일까지, 사실 사서 고생이란 표현이 딱 들어맞는 일 투성이었다. 그래도  인간은 좋은 기억만 취사 선택하는 능력이 있기에 즐거운 휴가였어 라며 우린 또 새로운 여행을 준비하게 되겠지. 스키학교 마지막 날, 정월대보름 쥐불놀이처럼 아이들이 중국제 LED등을 들고 어둠을 가르며 내려오는 이벤트가 열렸다.(descente aux flambeaux) 난 환호했고, 이것이 내 뇌에 남은 이번 휴가의 마지막 이미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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