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탈루냐 민족은 스페인, 포르투갈의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카스티야 민족과 다른, 오히려 프랑스인의 뿌리인 프랑크왕국의 일족이다. 그들은 민족적 정체성의 차이를 이유로 오랜 기간 카탈루냐 독립을 추진하고 있다. 민족이 다르다지만, 프랑크 왕국이 8-9세기에 존재했던 걸 생각하면 사실 민족적 정체성은 시간이 지나며 많이 섞여 희석되지 않았을까 싶고, 그보다는 경제적 요소, 그리고 마드리드 정부로부터 받은 차별에 대한 집단 기억이 분리 독립의 핵심 이유가 아닐까 싶다. 바르셀로나 거리 곳곳엔 카탈루냐 깃발이 걸려있는데, 마치 카탈루냐민족의 정체성을 유지하겠다는 의지처럼 보인다. 오늘 왕의 광장에 갔다가 인간탑 쌓기를 봤다. 횡재인가 싶었는데, 찾아보니 카스텔이라 불리는 인간탑 쌓기는 18세기에 시작된 카탈루냐의 풍습이며, 인간탑 쌓기 대회가 있을 정도로 바르셀로나엔 많은 카스텔 팀이 있다고 한다. 카탈루냐의 흥미로운 정체성을 오랜 시간 구경하고 싶었지만 강렬한 태양에 피로를 호소하는 아이들 때문에 본 것만으로 만족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