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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어밴드맨 Sep 30. 2024

왕이라 불리는 이유

 예고편 구세주

 캐나다의 크리스마스 시즌에 루이스 씨네 가족은 1년에 한 번 그 시기만큼은 온 가족이 모여서 서로를 축하하고 함께 휴가를 보내는 집안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 되자 그 전통에 따라서 가족들은 각지에서 모여들었고 넓디넓은 루이스 씨네 저택은 활기로 넘쳐났다.          

          


 가족들이 모이면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이 나왔다. 가장 나이가 어린 데이비드에게는 모든 이야기가 신기하고 재미가 있었다.


 집안의 가장인 루이스 씨는 손자인 어린 데이비드를 소파의 옆자리에 앉히고 여러 가지 얘기를 해주었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TV에 예수의 십자가 얘기가 나오고 사람들이 예수를 왕이라고 부르는 대목이 나왔다.



 데이비드는 목수의 아들인 예수가 어째서 왕으로 불리는지 궁금했다.  마침 지금은 무엇이든지 다 아는 루이스 할아버지가 옆에 있었다.          

          


  데이비드가 루이스 할아버지에게 물었다.          


  "할아버지, 저기 TV를 보면 예수님을 왕이라고 부르잖아요. 실제 왕은 따로 있는데 왜 예수님을 왕이라고 불러요? "          

          


  루이스 씨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나라의 왕은 다른 왕이 따로 있지, 행정적으로 말이야.


 그러나 여기서 예수님은 정신세계의 왕을 말하는 거란다.


 보이지 않지만, 세상을 다스리는 하나님이 왕 중의 왕이시고 모든 왕이 따르는 진정한 왕이라고 믿는 사람들이 많단다.


 바로 그 하나님의 뜻에 따라 예수님이 오셔서 영혼의 아들로서 하나님께 데리고 가는 역할을 한다고 믿기 때문에 사람들이 왕이라고 부르는 거야.      

     

  왕의 아들인 왕이면서 영혼의 주인이자 왕 중의 왕이신 하나님에게 데려가 주는 분이고, 그  말씀을 들어야 천국에 살 수 있으니까 왕이라고 불리는 거지.           

          

  너는 잘 모르겠지만 동양에도 인도 지역 출신의 석가모니라는 불교의 기원이 되는 분이 있었어. 


그분도 왕이라고 불렸단다.



 불교를 믿는 사람들에게는 석가모니가 진리로 인도해 주는 최고의 영적인 지도자이고, 영혼을 천국 극락에 살 수 있게 이끌어주기 때문에 그분을 왕이라고 부르지.


 아시아 지역을 여행하면서 이 모든 내용을 알게 되었지. 나도 궁금했거든 왜 예수나 석가나 그런 분들을 왕이라고 부르는지.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예수님은 자신의 출신 지역인 이스라엘에서는 구세주로 인정받지 못했어.



 이스라엘의 종교는 유대교인데 거기서는 예수님을 구세주로 인정하지 않거든, 단지 선지자나 예언자 정도로 보고 있지.           

          

 마찬가지로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따르는 불교도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정착해서 자리를 잡았는데, 막상 인도 지역에서는 거의 소멸해 버리고 힘이 없는 것은 아이러니지."          

          



  데이비드는 할아버지 루이스 씨에게 물었다.     

     

  "어째서 그 사람들은 예수님이나 석가모니를 구세주로 인정해 주지 않는 거죠?"          

          

  루이스 씨가 데이비드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응, 그건 아마도 그 지역에 사는 유대인들이 보기엔 자기들이 아직 구원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 아닐까?           


   예수가 왔다 간 이후에도 나라는 망해서 없어지고 유대민족은 전 세계에 흩어져서 세계대전 때는 나치에게 홀로코스트 대학살도 당했어.


 인종청소를 한다고 나치가 유대인을 죽여버린 거야. 7백만 명 이상이 죽었는데 현재의 이스라엘 국민 전체보다도 많은 숫자였지.


 20세기 들어서야 어렵게 중동지역에 이스라엘 나라를 세웠는데도, 반복되는 전쟁에 주변국과갈등과 혐오에 계속 시달렸고 말이지.           

          


  인도 지역 사람들도 마찬가지야. 석가모니가 왔다 갔어도 힘들고 어렵기는 마찬가지였거든.



 영국의 식민지로 점령도 받고 비참한 세월을 보냈으니까. 그 모습들이 구원받은 나라의 지상천국의 모습이라고는 볼 수 없지 않겠어?"          

          




  데이비드는 루이스 씨의 얼굴을 쳐다보며 물었다.

          

  "할아버지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예수님이나 석가모니가 구세주라고 생각하세요?"          

          


  루이스 씨는 손자의 얼굴을 바라보다가 멀리  창 밖의 하늘을 바라보며 말했다.

          


  "나는 종교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단다.



 사람들이 악해지지 않고 의지하는 데 있어서 그보다 좋은 것은 없지.


 사람이 죽은 뒤의 지옥이나 천국을 생각하면 일정 정도 이상은 악해지고 싶어 하지 않거든.


 이기적인 사람들의 마음을 제어하는 데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해.          

          


  그런데 예수님은 돌아가시면서 나중에 재림 예수가 온다고 말씀하고 가셨어. 석가모니도 나중에 미륵부처님이 온다고 말씀하고 가셨고.



 그분들이 와서 자기가 구원은 시켜주지 못하고 그분들도 그냥 돌아가신 거야.



 그분들 말은 나중에 재림 예수를 기다리라고 했고, 또 미륵 부처님을 기다리라고 얘기를 하신 건데, 그렇다면 그분들은 나중에 올 구세주를 알리러 온 거라생각해.

          


 그분들은 영화로 치면 사전 예고편이지. 본 영화가 상영하기 전에 잠시 맛보기로 보여주기를 하는 거 말이야.



 만일 그분들 자신이 본편이었다면 그냥 상영을 하면 그만이지 왜 예고만 하고 가셨겠어?         

          


 그렇지만 영화는 완성이 돼야 극장에 걸리는 거잖아


 하여간 때가 되어야 완성이 되고 볼 수가 있는 거거든. 근데 영화를 다 보여주지 못하고 극장에 못 걸고 있다면 영화가 완성이 안 된 거지.



 그러니까 내 생각엔 그분들이 완전한 구원을 가진 구세주는 아니었다는 거 그건 확실하다고 생각해.          

          


 구원의 때가 왔으면 영화를 극장에 걸듯이 구원을 걸고 상영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나는 믿어. 그게 당연한 거잖아. 그리고 그 때가 오면 여기는 지상천국이 될 거라고 말이야.



 예수님은 지상천국을 말씀하셨는데 지금은 아무리 봐도 지상천국은 아니거든. 그래서 그때의 예수님은 예고편인 거지. 적어도 본편은 아닌 것이 분명해. 본편인 재림 예수에 대한 예고를 하고 가시기도 했고 말이야. 



 예수님이 오신 지 2천 년이 지났는데도 세상을 보면 지상천국이 아니잖아, 그리고 석가모니도 예수보다 천년이나 더 먼저 왔다 간 건데 어디가 극락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어.


 인도나 아시아 지역 또는 세상 어느 지역을 봐도 극락이 된 곳은 없거든. 그런 징조도 안 보이고 말이지."          

          



데이비드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서 할아버지에게 말했다.        

  

" 저도 그런 것 같아요. 미국에 있는 우리 학교에서도 근처 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어요.


 총기 난사범 말에 의하면 사람들을 모두 죽이고 싶었데요. 오랫동안 괴롭힘을 당하다가 증오를 못 견디고 총을 들고 나와서 보이는 대로 사람들을 다 쏘아서 죽였어요. 학교에 있는 모든 사람이 표적이었죠.          



  예수님이 구세주였다면 구원에 실패하신 거 아닐까요. 근데 재림 예수를 말하고 가셨으니까 그때의 예수님은 예고편 인게 맞는 거 같아요. 그래야 말이 되죠.           

          


  그리고 진짜로 구세주가 오면 여기가 천국이 되는 게 맞을 거예요. 지상천국을 약속하셨는데 죽어서만 천국에 가고 이 세상은 여전히 지옥이고 서로 싸우고 있다면 약속이 틀린건데 말이 안 되죠.



 그리고 여기서 싸우던 사람들은 천국에 가더라도 계속 싸울 것 같아요. 누군가 싸움을 말리고 다녀야 한다면 천국도 아닐 것 같고요.

          



  저도 같은 반에 여자애랑 한 달을 싸우며 보냈는데 아주 힘들었어요. 화해하고 나니까 그제야 겨우 살 것 같더라고요.


 무슨 말로 상처를 줘야 할지 연구하는 게 그렇게 힘든지 몰랐거든요. 그 애 입에서 나오는 말에 상처를 입지 않은 척하는 것도 너무 힘들었고요.



 그 애랑 싸우고 나면 집에 가면 엄마한테 매달려서 울어야 했어요. 아빠는 별거 중이라 도움을 받을 수 없었거든요. 주말에만 보는 아빠한테는 말이 안 나왔어요."          

          

  데이비드와 루이스 씨는 손을 잡고 어둠이 내린 집 밖으로 함께 나왔다.


 그들은 함께 을 바라보며 구세주 영화의 본편이 상영되기를 함께 기도했다.


 더 이상 증오와 미움으로 세상이 물들기 전에 그리고 가족마저서로를 의지하지도 못하고 외롭게 상처받으며 사는 세상이 이제는 천국으로 바뀌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그들은 그들의 세상에 구원의 손길이 오기를 기도했고, 그들의 기도가 구원을 가진 존재에게 닿아서 구세주가 그들의 세계에 오기를 바랐다.  



 그들은 구세주가 그들의 세상에 와서 그들에게 노크를 하기를 기도했다. 구세주가 어도 그들의 세상을 노크하지 않으면 그들은 알 수 없을 테니까.         

          


  그들에게는 그 구원의 존재가 어떤 종교를 통해오건 상관없었다. 하나님의 이름이건 부처님의 이름이건 어떤 이름이건 그들에게는 중요하지 않았다.


 다만 그 존재가 있기만을 바라며 그들의 기도가 전해지고 그들이 구원받을 수 있기를 기도했다.




 하늘의 달은 그들의 기도를 듣고 있었다.


  달은 이미 구원을 받고 천국에 살고 있었다. 


 달은 그들에게도 구원이 닿기를 함께 기원해 주었고, 더 밝은 달빛을 그들에게 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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