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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fe with Fugue Mar 09. 2021

Fettuccine Alfredo에 관한 오해들

Fettuccine Alfredo

단골 식당인 부산 음주양식당 어부에서 출시한 페투치노 알프레도 밀키트를 집에서 조리해 보았다. 따라서 내가 만든 파타는 아니지만, 잘못된 지식의 유통을 막기 위하여 적는다. 대부분 이것을 미국식 파스타로 알고 있을텐데, 엄연히 정통 로마식 파스타이며 다른 대부분의 정통 리체타와 비슷하게 19세기말~20세기초에 정립된 형태다. 이후 미국에서 크게 인기를 끌고 변형되어 토착화되긴 했지만, 다시 강조하건대 이것의 뿌리는 로마에 있다.





로마 방식의 정통 페투치네 알프레도는 갓 뽑은 얇고 하늘하늘한 페투치네 생면, 최소 24개월 이상 숙성된(여기선 36개월)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그리고 버터만을 사용해 만든다. 매우 얇은 면을 서빙하기 바로 직ᆫ에 손님이 보는 앞에서 치즈에 비벼주는 것이 일반적이며, 엔터테인먼트를 위해 슬라이스하지 않은 통 치즈의 속을 파내고 술을 부어 불을 붙인 뒤 그대로 면을 섞어주는 경우도 있으나 이는 정통 방식은 아니다. 따라서 이 파스타를 먹을 때만큼은 '알 ᅦᆫ테'라는 개념을 잠시 잊어도 좋다. 어느샌가 에멀젼이니 만테까레니 알 덴테니 하는 것들이 고정관념화되고, 오히려 이태리 요리에 대한 잘못된 기준과 준거로 통용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한번 학습한 지식은 쉽게 수정하지 않는 교조주의적 경향이 있는데, 그 고정관념이 감각과 지각 과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해롭다. 제대로 만든 맛있는 페투치네를 먹으면서도 알 덴테가 아니고 간이 약해서 맛이 없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곳은 내가 아는 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정통에 가까운 제대로 된 페투치네 알프레도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정통을 험해 봐야 아류를 평가할 수 있는 법이다. 코로나19로 이태리 여행이 여의치 않은 현 시점, 이곳은 최선의 대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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