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기관에 출입하다 보면 성범죄와 관련 재판에서 다소 민망한 말들이 오고 간다.
특히 적나라한 공소사실이 밝혀질 때면 얼굴이 붉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기사를 쓰기 위해선 당시 상황을 이해하려 상상해봐야 하기 때문이다.
요즘에는 남녀노소, 직업 불문할 것 없이 성범죄를 저지르고 있어 공판의 8할을 차지하는 느낌이다.
태권도 관장이 제자를 대상으로 추행한 사건이나 치과의사가 다수의 여고생을 추행한 사건, 담임교사가 학생이랑 성관계를 맺는 사건 등 소설 같은 이야기들이다.
성범죄 피해자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도 사회적으로 큰 문제이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범죄사실을 듣는 와중에 드는 생각은 딸을 가진 부모들의 마음이 얼마나 불안할까 싶다.
성적 자기결정권이 온전하지 못한 어린아이들이 성인들로부터 옳지 못한 행동을 종용당하거나 금전적 거래를 통해 자신의 신체 독립성을 지키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대다수다.
한편으로는 억울하게 기소됐을 법한 사건들도 존재한다.
일명 헌팅포차에서 만난 남녀관계에서 암묵적으로 하룻밤을 보내기로 약속한 듯 보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고소를 당한 사건 등 자세한 인과관계를 따져봐야 하는 일들 말이다.
최근 남성 청년들 사이에선 "여자 만나기 힘들다"라는 말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교제하던 상대방이 나쁜 마음을 먹고 과거의 일들을 신고하면 범죄자로 몰리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어느 때부턴가 남성이 성범죄와 관련, 사실이 아님을 재판과정에서 밝히기 위해 모든 정황과 증거를 제시해야 하기에 더더욱 그렇다.
8할이 성범죄,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천안=하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