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시청사에 위치한 청사약국이 운영난으로 또다시 폐업해 보건소를 찾는 환자 불편이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시에 따르면 2006년 처음 문을 연 청사약국은 민원동 1층에 54.22㎡ 규모로 청사 내 공무원과 행정동 민원인, 서북구보건소를 찾는 환자들이 이용했지만 결국 폐업했다고 밝혔다.
앞서 코로나19로 인해 서북구보건소가 진료를 중단하면서 청사약국은 2021년 10월부터 폐업절차를 밟았다.
이후 8번의 유찰 끝에 낙찰받은 임차인이 2022년 5월부터 2027년 5월까지 계약했지만 약국을 방문하는 이용객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최근 계약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향후 개업과 폐업이 반복될 경우 생기는 환자는 물론 이용객들의 불편이 계속될 수밖에 없다.
또 천안시가 청사약국 운영자를 구한다고 해도 '일반의약품' 중심의 약국으로 운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 때문에 선뜻 나서는 약사가 없을 거라는 게 주변 얘기다.
시내권 약국의 경우 인근 다수의 병원과 밀집돼 있고 처방전을 가지고 오는 고객들이 많아야 수익성이 높아져 청사약국과는 상황이 다르다.
2023년 서북구보건소를 찾은 일반진료 환자는 5010여명으로 1일 평균 20명 안팎이 다녀간 것으로 파악됐다.
그 중에서도 일부만 처방전을 가지고 청사약국을 방문하면서 약국 운영이 쉽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약사들이 희망하는 보수도 일반 직장인과 차이가 커 폐업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약국공론이 2023년 12월 19일~20일 약사 335명을 대상으로 한 개국약사 적정소득은 월 1000만원 이상이라고 답한 비율이 80.6%(270명)에 달했다.
아울러 근무약사에 경우에도 전체 88%인 295명이 500만원 이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시가 나서 근무약사를 고용, 운영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쪽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약사는 “아마도 청사약국의 약사는 품값 정도밖에 벌이가 되지 않았나 생각된다”며 “최근 650만원 이상 받는 근무약사도 있다. 근무시간을 오전 9시~오후 5시까지로 단축할 경우 지원하는 약사는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 관계자는 "예전부터 약국으로 쓰였던 공간이어서 연간 임대료를 1200만원으로 설정해 임차인을 구해볼 예정"이라며 "유찰될 확률이 높아도 약국이 다시 개업할 수 있도록 해보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3년 기준 천안시 관내 약사 수는 521명으로 집계됐다.
천안=하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