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스토리에 관하여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되는 것은 참 쉽지 않은 일이었다. 아니 어려웠다. 그렇게 몇 번의 실패 끝, 작년 10월에 브런치 스토리 작가가 되었다. 쓰고 싶은 글을 마음껏 쓰면서 오랫동안 구겨져 있던 내 날개를 펼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 설렘은 내 입을 가볍게 만들었고 나는 주변 사람들에게 자랑을 하기 시작했다. 내가 쓰는 글을 모두가 봐주었으면 했고 함께 공감하며 생각을 나누고 싶었다. 나를 아는 사람들도 내 글을 보고 있다고 생각을 하니 더 신중하게 글을 쓸 수밖에 없었고, 그때는 그것도 그 나름대로 흥미 있는 일이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지만, 나의 주된 관심은 출판이다. 출판사에서 일하면서 배운 지식이 있긴 하지만 내가 일했던 분야는 디자인이었기 때문에 모든 업무 진행을 알 수는 없었다. 배움의 도움을 받고자 잡지 회사인 컨셉진'에서 진행하는 출판지원 캠프에 참여해서 공부를 했다. 12주 동안 내가 배운 것들 중 하나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내가 아닌 남이 만족하는 글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출판물은 팔리는 책을 써야 하는 게 맞기 때문에) 보통은 자신의 경험으로 만들어지며, 내가 겪은 상처와 고통을 통해 남을 위로하고 도움을 준다고. 우울증, 고민, 가정사 등 어두운 이야기 또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이다. 그리고 알았다. 나는 내 이야기를 여기에 전부 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언제부턴가 브런치 스토리에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냥 쓸 말이 없어서. 쓸 말이 없다 보니 글을 쓰는 일에도 흥미가 점점 떨어졌다. 내가 아는 여러 개의 눈을 의식하며 나는 스스로 제한을 두고 있었다. 도대체 어떤 이야기까지 할 수 있는 거지? 나의 사생활은 도대체 어디까지 공개할 수 있는 걸까? 내 머릿속에는 좋은 얘기, 즐거운 얘기만 있는 게 아닌데. 다시 시작하고 싶었다. 하지만 어렵사리 얻은 작가 타이틀은 쉽게 내려놓을 순 없었다. 그래서 모든 글을 내리고, 눈을 지웠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내 생각을 마음대로 쓰고 싶다, 과감하게.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 편하게. 난 아직 다른 사람을 위해 글을 쓰는 깜냥은 되지 못한다. 그저 글을 쓰는 것에 습관을 키우는 것만으로 하나의 목표가 생겼으니, 다시 천천히 나아가 보려고 한다. 잘하면 더 좋겠지만, 꾸준히만 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세상 어려운 글쓰기가, 내 생각을 쓰는 이 일이 조금은 여유로워지는 때가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