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전하진 Jul 31. 2023

인간사회 vs 인공사회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는 그의 저서 ‘사피엔스’에서 농업 혁명이야말로 인류 역사상 최대의 사기극이라고 평가했다. 농업 혁명의 결과 인구는 급속히 증가했지만 인간은 자연스러움을 벗어나 인공적으로 변모했고 그러한 변화는 결국 부자연스러운 인공사회가 급속히 확장되어 생명 터전인 지구생태계까지도 부자연스럽게 만들었다. 인간이 인공사회를 더욱 확장하는 가운데 마치 암세포가 급속히 퍼지듯 지구 생태계는 몸살을 앓고 있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지구생태계가 파괴될 까 우려하는 자들도 있지만 아마도 거대한 지구의 정화능력으로 인간만 퇴출될 지 모른다.


   인간은 다른 생물종에 비해 지능과 의사소통 능력 그리고 창의력이 뛰어나다. 또한 사회성이 매우 강한 종이다. 이런 특징으로 인해 불과 1만 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지구의 최상위 포식자가 되어 수많은 생물종을 멸종에 이르게 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지 못한 인공사회를 확장하다가 지구 생태계를 교란하는 기후위기를 자초하고 말았다.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간사회를 구축하고 지구 생태계와 조화로운 발전을 추구했어야 하는 데 마치 암세포처럼 급속한 증식과 함께 엄청난 지적 능력을 활용해 인공사회를 만들고 만 것이다.


   인공사회는 자연을 기반으로 하지만 매우 다른 특징을 가진다. 우선 확장될수록 자연과 멀어진다. 하지만 인간의 탐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인간의 편의성은 확장된다. 그러나 자연 환경 인간의 자연스러움을 파괴하여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비정상적인 인간을 양산한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약 10%가 정신 질환을 앓고 있고 이 중 3분의 1은 중증 정신 질환자라고 한다. 중증 정신 질환은 조현병, 양극성 장애, 주요 우울증, 치매 등이다. 육체적 질환은 정신 질환보다 훨씬 심각해서 전 세계 인구의 약 3분의 1이 만성 질환을 앓고 있다. 만성 질환은 심장병, 암, 뇌졸중, 당뇨병, 만성 폐 질환, 신장 질환, 관절염 등이다. 이로 인해 의료산업인 병원, 약국, 보험회사, 의료기기 제조업체, 제약회사 등이 발전한다. 인공사회 발전으로 인한 환자 급증으로 인공산업 중에 하나인 의료산업이 발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지금의 우리의 현 상황이다. 인공사회의 가장 큰 폐해는 인간의 행복감이나 평온함 만족감을 빼앗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사람들이 ‘자연인이다’라는 프로를 즐겨보는 이유도 자연스럽지 못한 인공사회를 벗어나고픈 욕구의 표현 아니겠는가.


   인간사회를 만들지 못하고 인공사회를 만든 인류는 이제 막다른 골목에 들어섰다. 불과 10년 남짓한 기간에 우리는 인공사회를 인간사회로 전환 할 극단의 조치를 감행해야 한다. 인간사회란 자연스러운 사회를 말한다. 다시 말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사회다. 또한 사랑이 충만하여 서로 돕고 이해하는 사회다.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추구하며 모든 생물종이 풍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말한다. 인간은 공감할 수 있고, 자비와 연민을 가지고 있으며 사랑하고 남을 배려하고 정의와 평등을 추구하는 존재요 타인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하는 특성을 가지는데 이런 특징을 '인간적'이라고 표현한다. 그런 본성을 가진 인간이 창조한 인공사회가 탐욕에 찌들어 환경 파괴와 전쟁 등으로 점철된 사회가 되었다면 이는 매우 잘못된 것이며 그 결과 기후위기라는 중병을 앓게 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개과천선하여 인공사회를 인간사회로 만들어야 한다. 그것도 빠르게 인간사회로의 전환이 이루어져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인공사회로 지속되기 어렵다. 왜냐하면 인공사회는 빠르게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사회가 되어가는데 이같은 인공지능이 인간의 본성을 닮지 않으면 인공사회의 미래는 가히 공포스러울 정도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급기야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자들이 개발을 잠시 멈추자고 할 정도가 되었다. 물론 환경적 요인 만으로 인공사회를 지탱할 여력이 없기는 마찬가지여서 결국 인공사회도 끝이 보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인간사회로의 전환은 필수적이다.  


   이계호 충남대 명예교수는 ‘기본이 회복되어야 건강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 세상에 모든 생물종은 다 쓰임새가 있어 이 땅에 존재하는 것이며 그것들이 각자 그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사회가 건강한 사회라고 했다. 농민들이 가장 싫어하는 잡초도 땅 밑에 미생물이 잘 자랄 수 있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다람쥐가 도토리에 욕심을 내어 땅 밑에 잘 숨겨둔 도토리를 멍청하게 찾지 못하는데 그 남겨 놓은 도토리가 씨가 되어 참나무를 키워낸다고 한다. 머리가 나쁜 다람쥐 때문에 우리는 수많은 참나무의 혜택을 본다는 것이다. 이교수의 주장은 참 간결하지만 설득력이 있다. 우리는 각자 있는 자리에서 타고난 저 마다의 소질을 계발하여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방법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음식도 최소한의 가공으로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은 것이 좋다는 것은 또 다른 인공사회 폐해를 지적한다. 지금의 인공사회가 추구하는 일등지상주의로는 인간사회로 전환은 불가능하며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자연스러운 인간사회를 구축해야만 인류는 얼마남지 않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고 지구생태계의 모든 생물종과 함께 지속가능한 공존의 시대 즉 인간사회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인류가 탐욕으로 초래한 기후위기는 이미 해결이 난망한 지경에 이르렀다. 국제사회는 지구온도 상승을 1.5도로 저지하는 데 실패한 것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2도 정도로 막을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단계로 접어들었고 지금 이대로 간다면 4도 정도 상승이 이루어져 뉴욕과 같은 해안도시는 거의 물에 잠기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기후난민, 경작지 파괴 등에 의한 식량난, 강력한 태풍, 홍수, 가문, 열대야 등으로 인공사회는 지구생태계로부터 퇴출당하게 될 확률이 높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적 질서를 형성하지 못하고 국가우선주의에 입각한 국가적 질서로 이 문제에 접근하다 보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인류는 인류 전체를 아우르는 지구적 질서 하에서 공존해야 한다. UN이라는 국제기구가 이런 지구적 질서를 대변하고 있지만 UN에 참여하는 회원국들은 모두 자국우선주의를 표방한다. 지구적 질서가 창조될 수 없음을 반증한다. 지구촌에 강대국이라고 자처하는 국가들 마저도 자국우선주의를 벗어나지 못하는 한 지구적 질서는 불가능하며 인류의 미래는 절망적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가 없다. 


   이를 서둘러 해결하기 위해서는 하루 빨리 지구촌의 모든 개개인이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추구하겠다는 선언이라도 해야 한다. 다시 말해 인공사회를 인간사회로 전환하자는 선언이다. 탐욕과 일등 지상주의의 인공사회를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자신의 능력만큼 지구적 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삶을 추구하여 인간사회의 일원이 되겠다는 선언이다. 지구생태계의 모든 생물종이 그러하듯 인간도 그렇게 생태계의 일원으로 자연스러움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각자의 역할이 잡초같은 역할일수도 있고, 다람쥐같은 역할일수도 있지만 그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고 모두 다 소중한 역할임을 자각하자는 것이다. 그 과정에 최선을 다하면서 행복을 찾고 삶의 의미를 찾아야 거대한 지구생태계가 조직적으로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음을 이해하는 것이 바로 지구적 선(Global Good)이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어떻게 지구적 선을 추구하며 살아야 할 지를 계획하고 이를 실천하는 방법으로 ESGG(Ethical Sustainable Global Good)를 제안한다.  윤리적이고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지구적 선을 추구하자는 것인데 지구적 선(Global Good)이란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인간적인 자연스러움을 추구’하자는 것이다. 우리 모두는 각자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어떻게 지구 생태계의 일원인 인간사회에 기여할 것인가를 면밀하게 살펴 그 계획을 세우로 이를 실천하자는 것이다. 이렇게 세운 길을 따라 최선을 다하는 과정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행복을 찾자는 것이 ESGG의 취지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자의 잣대로 결과가 아닌 과정을 중요하게 살피자는 것이다. ESGG는 하나의 잣대로 모든 이를 평가하는 인공사회의 평가 방법을 배척한다. ESGG는 모두가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 기본을 회복하는 과정을 응원하고 평가하고 독려하는 방법론이 되어야 인간사회의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ESGG는 우선 지구적 선을 추구하겠다는 마음으로 인생의 비전을 설정하고 각자의 능력과 형편에 맞는 실행계획을 세워 그것을 얼마나 열심히 실천하느냐를 평가하는 방법론이다. 그렇게 최선을 다하도록 격려하고 지원하는 사회시스템을 구축하여 그들을 도와 지구생태계가 사랑과 공감으로 건강하게 작동하도록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한 약속을 담은 ESGG Menifesto를 선언하고 이를 지키려고 노력하는 지구시민이 늘어날수록 지구는 건강한 인간사회로 변화될 것이다. 다른 이들이 보고 따라하게 하는 것도 ESGG의 효과다. ESGG를 추구하는 자는 그 과정으로 행복을 경험하고 삶의 이미를 찾게 될 것이다. 그것이 바로 우리 모두가 지구적 선(Global Good)을 추구하는 길이고, 지구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모든 생물종과 자연스러운 공존을 하며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인간사회를 구축하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작가의 이전글 ESGG 미니 포럼 결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