뭣이 중허냐?
조나단 아이브는 다름이 아니라 나음(Better)을 강조했고,
최근 읽은 "나음보다 다름" 이라는 책은 다름(Difference)를 강조하고 있다.
'새로운 것'과 '다른 것', 그리고 '더 좋은 것' 중 무엇이 정말 중요할까?
필드에서 벌어지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살펴보자!
아래는 당신이 아니라, B급 전문가들의 이야기이다. 오해하지 말자!
- 시장은 새로운 것을 원한다. 소비자들은 새로운 것이 아니면, 발전하지 않았다고 단정하는 경향이 있다고 믿는다.
- 서비스나 상품을 공급하는 입장에서 기획자가 늘상 받는 주문은 '새로운 것을 찾아내라'라는 미션이다.
- 눈에 띄어야 하고, 남들이 아직 시도하지 않은 것을 내놓아야 하고, 화제를 만들어서 주목받아야 한다.
- 이들에게는 더 좋아지는 것은 부차적인 것이다. 새로와야 한다. '새로움'이 지상의 최선인 것처럼 행동한다.
- 새롭지 않으면 팔 수 없다고 한다. 늘 새로움을 만들어 내려하지만, 이들은 일관된 메시지를 놓친다.
- 매번 새로운 것만 좇다가, 결국은 궁극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은 잊어버린다. 아니...그런건... 없다.
- 시간이 지나고 나면 소비자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 매번 순간의 시선을 끌 수 있지만, 새로운 것이 의미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판명나는 순간 모든 것이 사라진다.
- 신기루와 같은 것이다.
- 남들이 한 것과 비슷한 것은 참을 수 없어한다. (남들이 한 것만 잘 쫓아하는 부류도 있다...)
- 나만의 것을 찾으려고, 비슷한 모든 것을 피해가다보면, 정작 좋은 것도 모두 피해간다.
- 아무리 좋아도 이전에 누군가가 했던 것은 배제한다.
- 내 것이어야 한다. 더 좋은 것은 필요없다. 내 것이어야 한다.
- 핀터레스트를 보면서 교묘하게 조합하면서 자기 것이라고 믿는다.
- 협업하지 않는다. 너와 다르게 해야 하기 때문에 협업할 수 없다. 내 것이 살아남아야 한다.
- 무엇이 좋은 것인지는 잃어버리고, 내 것만 남는다.
- 내 것은 남지만, 내 것이 무엇을 얘기하고 있는지는 없다.
- 설명하지 못한다.
- 이전보다 나아야 한다. 나아지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이다.
- 성능이 향상되거나, 두께가 얇아지거나, 수율이 높아지거나, 최초이거나, 최고이어야 한다.
- 경쟁사보다 숫자로 앞서야 한다. 그것이 사용자에게 의미 있건 의미 없건 중요하지 않다. 앞서야 한다.
- 우위의 숫자가 열등의 숫자보다 많아야 한다. 적으면 만들어내야 한다.
- 무엇이 나아져야 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엑셀시트에 우위의 항목이 돋보여야 한다.
- 사용자에게 의미있는 숫자는 몇가지 안된다. 엄한데에 힘 쏟으면서 밤샌다.
정작 새로워져야 하는 것은 상품이나 서비스의 결과물이 아니라, 우리가 놓치고 있던 새로운 관점이다. 습관적으로 당연하게 여기고 있던 것들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에 대한 대안으로 부합하면서도, 기존에 있던 방법이 아닌 새로운 접근법이나 새로운 생각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것이다.
그저 새로운 것은 처음에 시선을 끌 수 있겠지만, 그것이 충분한 의미를 담지 못하면, 소비자의 다음 행동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그저 '그런 것도 있네'라고 기억속에 차츰 사라질 뿐이다. 세상을 보는 관점이 바뀌면, 나머지는 자연스럽게 새로워진다. 과정이든 결과물이든... 그만큼 어려운 작업이다. 매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 수도 없다. 새로운 척 하기에 바쁘다.
우리가 열광하는 셀러브리티나 아이돌 스타는 자기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다. 팬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차별화된 이미지를 구매하는 것이다. '다름'이 그저 차이를 위한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것은 '포지셔닝'이어야 한다.
결국 기업이 제공하려는 브랜드 철학 또는 상품을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달라야 한다는 것이다. 경쟁기업이 추구하는 가치와 차별화를 두기위한 결과물이 달라져야지, 다르기 위한 다름은 앙꼬없는 찐빵과 다름없다.
물론, 포지셔닝은 달라야 하지만, '메시지'는 일관되어야 하고, 기업은 진화의 결과물로서 '다름'을 보여주어야 한다.
인간의 삶이 나아져야 한다.
정작 나아져야 하는 것은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와 상품을 통해서 인간의 일상이 나아져야 한다. 상품과 서비스의 스펙과 수치의 변화는 사용자의 일상이 나아지기 위한 과정이어야 한다.
사용자에게 어떤 수치가 의미있는지 알고 있어야 하고, 무엇이 인간의 삶을 고단하게 만드는지 이해해야 한다. 모든 것이 한꺼번에 나아질 수 없다. 하나씩, 조금씩, 꾸준히 나아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며, 사용자의 반응에 귀 기울여야 한다.
어디 기업뿐이겠는가?
국가도 이젠 새롭게 변화를 맞이해야 한다.
역사적 퇴보가 아닌 발전적인 방향으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