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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Jun 03. 2021

미세먼지를 정화하는 분무기가 있다는 말을 들어보셨나요?

세계 최초 물방울을 이용한 공기청정기술 개발

우리에게 마스크를 벗는 날은 올까?

코로나 19 바이러스뿐 아니라 미세먼지의 위협 속에서 이제 우리에게 마스크는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필수품이 되어버렸는데요. 미세먼지, 귀찮다고 마스크를 벗고 다녀도 괜찮을까요? 미세먼지에 노출되면 심장 및 폐 관련 질환 등을 발생시키거나 악화시킬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사망까지도 이를 수 있습니다. 

단기적으로는 천식 발작, 급성 기관지염, 부정맥과 같은 증상을 악화시키고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곳에서 오래 노출되는 경우 심혈관질환, 호흡기 질환, 폐암 발생의 위험이 증가합니다. 미세먼지는 노출로 인해 발생하는 별도의 특별한 증상이나 질환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영향받는 부위나 정도에 따라 알레르기 결막염과 안구건조증, 피부 알레르기, 가슴 통증, 호흡곤란 등 다양한 증상과 질환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분류하기도 하였죠.       


미세먼지는 왜 발생할까?

미세먼지는 발생원에 따라 자연적인 것(흙먼지, 식물 꽃가루)과 인위적인 것(자동차 배기가스, 보일러 등 연료의 연소, 비산먼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요. 인체 건강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대부분 인위적인 발생원에 해당합니다. 미세먼지 중 건강에 영향이 큰 PM2.5(초미세먼지)는 자동차, 화력발전소 등 연소를 통해 배출된 1차 오염물질이 대기 중 다른 물질과 반응하여 생성된 2차 오염물질이 주요 발생원이며, 주로 황산염, 질산염, 유기탄소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차이는 뭘까?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하는데요.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미세먼지, 초미세먼지를 구분합니다. 지름 10㎛ 이하의 먼지를 미세먼지(PM10)라고 부르고, 미세먼지 중에서 지름 2.5㎛ 이하의 먼지를 초미세먼지(PM2.5)라고 합니다. 초미세먼지의 지름은 머리카락 두께의 20분의 1 정도에 불과하지만 미세먼지보다 해롭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실내공기질 향상을 위한 환기의 중요성

시간이 지날수록 코로나 19 확산과 재택근무, 홈스쿨링의 보편화로 인하여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늘고 여러 질환의 원인 될 수 있는 실내 미세먼지 등 실내 공기질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요. 대한의학회와 질병관리청은 미세먼지 예방 및 실내 공기질 관리를 위해 ‘주기적인 환기’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때도 자연환기가 필요하며 최소 하루 3번 이상 자연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특히나 주기적으로 환기를 해 주는 것이 코로나 19 바이러스 예방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요즘 같은 시국에는 필수적인 건강수칙이 아닐까요?     


물방울로 초미세먼지를 정화한다?

지난 5월,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MS연구실 최종원 박사 연구진은 효과적인 공기질 관리를 위해 물에 고전압을 걸어 초미세먼지, 부유세균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을 3-in-1으로 동시에 저감 시킬 수 있는 정전 분무 방식의 차세대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하였는데요.

일반적으로 주사기 바늘에 물을 천천히 흐르게 하면 물방울은 표면장력에 의해 한 방울씩 떨어집니다. 하지만 물이 흐르는 바늘에 고전압이 흐르게 하면 물 분자 사이에 발생하는 전기적 척력에 의해 바늘 끝에서 높은 하전을 띈 수백만 개 이상의 작은 물방울들이 서로를 밀어내며 분사합니다. 이를 정전분무라 하고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는 데 있어 다양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건식 코로나 방전(좌)과 정전분무 코로나 방전(우) 범위 비교 ⓒKIER

정전 분무 방식의 원리와 효과 

먼저, 표면에 높은 밀도로 전자가 흐르는 물방울들은 주변을 지나가는 다수의 미세먼지를 정전기적 인력으로 끌어와 미세먼지들끼리 응집시켜 제거할 수 있습니다. 기존의 물을 이용한 공기청정 기술은 미세먼지와 물이 직접 충돌해야만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었는데요. 정전분무를 이용한 공기청정 기술은 직접 충돌과 정전기적 인력에 의한 간접 충돌을 모두 이용할 수 있어 높은 효율로 미세먼지를 포집할 수 있습니다. 그럴 뿐만 아니라 정전분무 과정에서 화학반응으로 생성된 과산화수소수와 오존수는 실내 공기 내 떠다니는 세균, 바이러스를 제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악취도 제거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새집증후군을 일으키는 톨루엔, 아세트알데히드 등 휘발성 유기화합물들도 이산화탄소와 물로 분해할 수 있다고 하네요.


연구진은 이러한 원리를 이용하여 별도의 첨가제를 사용하지 않고 물만의 본질을 이용한 정전분무 기술로 초미세먼지의 집진, 부유세균의 살균, 휘발성 유기화합물의 산화가 동시에 이루어질 수 있는 공기청정기를 개발해 지하철 플랫폼에서 동시 저감 기술의 검증까지 마쳤습니다. 특히 지하철 역사 내 미세먼지의 농도는 대기에서 측정된 농도보다 1.5∼5배 정도 높게 측정되고 있어 효율적인 미세먼지 저감 대책이 필요했습니다. 요즘과 같은 코로나 시국에는 일상생활 속에서 불특정 다수의 이용객이 바이러스, 세균 등에 노출되는 상황에 대응하는 데도 이번 연구 결과가 반가울 수밖에 없습니다.     


정전분무를 이용한 초미세먼지/세균/TVOCs 동시 저감 매커니즘 ⓒKIER


정전 분무 방식을 이용한 집진기술의 장점과 전망

지하철 플랫폼 내에서 3-in-1 정전분무 공기청정기의 성능을 테스트해본 결과, PM2.5에 해당하는 초미세먼지는 최대 98%까지 제거할 수 있었습니다. 30 CMM(m3/min) 규모 처리 능력이 있는 정전분무 공기청정기 2대를 연속 가동했을 때 역사의 플랫폼 공간 중 약 80평에 해당하는 면적의 미세먼지 농도를 최대 40%까지 감소시킬 수 있었습니다. 스크린도어, 계단 등을 통해 외부로부터 끊임없이 미세먼지가 유입되는 반 밀폐된 구조의 지하철 플랫폼의 실정을 고려해보았을 때 이 수치는 상당히 높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정전분무 시 생성되는 과산화수소수 및 오존수에 의해 총 부유세균은 99.9% 이상,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96% 이상을 저감 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니 정말 대단하지 않나요?


더군다나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필터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여과식 공기청정기가 지니고 있는 높은 차압에 따른 팬 소모 동력 증가 및 주기적인 필터의 교체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줄 수 있습니다. 또 물을 보충해주거나 저가의 물 필터만 교체해주면 유지보수 소요가 없어 경제적으로도 의미가 매우 높고 활용 범위도 넓어질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지하철, 지하상가 등 반밀폐형 공간의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기 위해 미세먼지 집진, 살균, 휘발성 유기화합물 산화 설비를 각각 설치하는 것은 설치비용, 유지보수 비용 및 공간적 제약 등 소비자에게 큰 부담으로 느껴질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물을 이용한 3-in-1 정전분무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연구진에 따르면 정전분무 공기청정 기술에 관한 연구는 이제 막 기초 성능에 관한 검증을 마친 상태이기 때문에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 다양한 악취, 바이러스 등을 대상으로 성능검증을 넓혀갈 계획이라고 하네요. 앞으로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학교, 병원, 백화점, 군부대, 종교시설 등과 같은 다중 이용시설에서도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공기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참고자료>

과학기술정보통신부(2021.5.27.) : 물방울로 초미세먼지 정화한다

https://blog.naver.com/with_msip/222341455234

네이버 지식백과:미세먼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cid=40942&docId=1172919&categoryId=32412

네이버 지식백과:초미세먼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1235064&cid=40942&categoryId=32412

네이버 지식백과: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의 차이점은?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906621&cid=66430&categoryId=66430

대한의학회ㆍ질병관리청, 미세먼지 건강수칙 가이드 : 근거 기반의 실천 방법과 자주 하는 질문

http://www.kdca.go.kr/contents.es?mid=a20304030400

사이언스 타임스(2021.5.7.) : 물방울로 초미세먼지 정화한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save-%EB%AC%BC%EB%B0%A9%EC%9A%B8%EB%A1%9C-%EC%B4%88%EB%AF%B8%EC%84%B8%EB%A8%BC%EC%A7%80-%EC%A0%95%ED%99%94%ED%95%9C%EB%8B%A4/

질병관리청 : 미세먼지

http://www.kdca.go.kr/contents.es?mid=a20304030300     




* 본 내용을 각색하여 지구수호미디어 <플래닛타임즈>에 발행하였습니다.

http://planet-times.com/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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