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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하종 Jul 02. 2021

자연이 만든 에어컨, 도시 숲 만들기

'도심녹화' 도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열쇠

도심의 열섬현상 도심은 왜 이렇게 더운가요?

인구와 건물이 밀집해 있는 도심 번화가 지역의 기온이 주변 교외 지역보다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열섬현상이라고 합니다. 도심의 중심부는 다른 지역보다 평균온도가 3~5℃ 높게 나타나는데요. 이러한 도심의 열섬현상은 도시의 빠른 발달과 그로 인한 인구 밀집 등으로 인하여 발생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아스팔트 도로와 시멘트 건축물은 태양열에 쉽게 달아오르고 열을 많이 흡수합니다. 흡수한 열을 다시 내뿜으면서 도시 온도를 상승시켜 열섬현상의 원인으로 작용하죠. 무질서하게 세워진 빌딩과 아파트 등 고층 건물로 인해 바람길이 막혀 바람 순환이 어려워지는데요. 고층 건물 때문에 공기가 갇히면 오염물질이 쌓이고 이로 인해 도심의 온도는 올라갑니다.     


또 도시에서는 인공적인 열이 많이 발생하는데요. 자동차, 공장, 냉ㆍ난방기 가동 등으로 인해 발생하는 인공 열도 열섬현상의 주요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이러한 어마어마한 에너지 소비는 열섬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데요. 에너지 사용을 위해 배출되는 오염물질로 인해 대기가 오염되면 온실 효과가 더욱 커지고, 이로 인해 도심의 온도는 더 높아집니다.     


결국 이러한 열섬현상은 심각한 악순환에 빠지는데요. 열섬현상으로 기온이 상승하면 열대야 현상이 일어나고 냉방기기 사용이 늘어납니다. 냉방기기 가동을 위해 사용되는 에너지를 생산하기 위해 발전시설이 가동되고 이는 열과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면서 또다시 열섬현상을 일으키는 결과를 낳습니다.     



도심의 열섬현상으로 인한 문제점

열섬현상은 여름보다는 일교차가 큰 봄과 가을, 또는 겨울에 뚜렷하며, 낮보다 밤에 심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도시에서는 밤에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고 25℃ 이상인 열대야 현상으로 고생하기도 하는데요. 열대야 현상으로 인해 냉방기기 사용량이 증가하여 에너지 소비가 증가하죠.      


열섬현상으로 인한 기온 상승은 에너지 사용량을 증가시킬 뿐 아니라 인간의 건강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요. 불면증 등과 같은 문제를 유발할 뿐 아니라 여름밤의 더운 날씨는 낮 동안 사람들이 받은 열 스트레스를 가라앉혀 줄 수 없습니다. 그 결과, 도시에서 기온이 높을수록 사망률도 높습니다.     


또 도심 전체가 뜨거운 공기에 뒤덮여있고, 높은 건물들로 인해 공기나 바람의 순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오염물질이 도심 안에 갇혀 대기오염 문제를 심화시킵니다. 도심에서 데워진 공기는 상승기류를 발생시켜 상공의 오염물질과 만나 오존 오염 가능성도 커집니다. 오존은 눈을 자극하고 폐에 염증과 천식을 일으키며 세균에 대한 면역력을 떨어뜨린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열섬현상을 완화하는 여러 가지 방법 

열섬현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상에서 자가 차량 사용을 줄이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여름철 실내 적정온도(26℃)를 지키는 등 에너지 소비를 줄여야 합니다. 이처럼 생활 속 작은 에너지 절약 습관으로도 도심 열섬현상을 줄일 수 있는데요.     


최근에는 건물 옥상에 태양열을 반사할 수 있는 흰색 특수 페인트 코팅 방법인 쿨루프 방법을 사용하는 분들이 늘었습니다. 쿨루프 특수 페인트를 옥상에 칠하면 표면에서 80% 정도 태양열을 반사해 실내온도를 3~4℃ 정도 낮출 수 있습니다. 쿨루프 방법은 이미 지어진 건물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건물을 건축할 때 계획 단계에서부터 바람길을 생각한 환경친화적인 도시를 만들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겠죠? 또 옥상에 정원을 만들거나 건물 벽면에 녹화작업을 통해 도심 속 녹지를 조성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바로 ‘도심녹화’인데요. 좀 더 자세히 살펴볼까요?     




도심녹화’ 도심의 온도를 낮출 수 있는 열쇠

도심녹화는 도시 지역에서 기후변화에 효과적인 시나리오 중 하나로 손꼽히는데요. 도심녹화란 도시 지역 중 일부에 녹지 배치 및 녹지망 형성 등을 통해 녹지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도시의 옥상·벽면·담장·자투리땅에 녹지를 조성하고 꽃과 나무를 심어 푸르게 가꿈으로써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방법이죠. 과밀화된 도시에 녹지가 늘어나면 열섬현상을 감소시키고 미세먼지 등의 환경문제 개선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나무는 시원한 그늘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땅속의 지하수를 흡수하여 나뭇잎의 증산작용을 통해 직접적으로 주변 공기를 시원하게 할 수 있습니다. 바로 이 나무의 증산작용을 통해 도시 기온을 낮출 수 있습니다. 한 그루의 나무는 하루 동안 약 150mL의 물을 증산할 수 있는데요. 이는 100W 램프 100개가 하루 여덟 시간 동안 내뿜는 열을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그뿐만 아니라 나무는 광합성을 통해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줄이는데요. 숲에서의 나무가 이산화탄소의 양을 낮추기만 한다면 도시 속 나무는 이산화탄소의 양을 낮출 뿐만 아니라 도시 기온을 낮추어 많은 양의 냉방기기로 인한 전기 소모를 줄임으로써 화석연료의 사용도 동시에 줄일 수 있습니다.     


옥상정원 출처 : (주) 한국도시녹화

도심녹화를 위한 다양한 방법과 효과

도심녹화를 위한 방법으로는 옥상녹화, 벽면녹화, 자투리땅 농사짓기, 나무 심기 등 다양한 방법이 있는데요. 말 그대로 옥상녹화는 건물 옥상에, 벽면녹화는 건물 벽면에 녹지를 조성하는 방법입니다. 특히 옥상녹화는 도심 내에 별도의 토지보상비 없이 공원과 부족한 녹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큽니다. 건물 표면에 그늘을 만들고, 식물이 자라는 토양 덕분에 태양 빛이 건물 표면에 곧바로 닿는 것을 막습니다. 그늘이 형성되면 표면 온도는 낮아져 건물 내에 전달되는 열이 감소하고 이에 따라 다시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열도 줄어들어 건물 주변의 온도 역시 낮아집니다.     


옥상과 벽면이 녹화된 건물의 표면 온도는 최대 11~25℃ 정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벽면녹화에 의해 최대 20℃까지 표면 온도가 감소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녹화가 되지 않은 일반 옥상의 경우, 태양복사 에너지의 95%를 그대로 대기 중으로 방출시키는 반면에 옥상녹화를 진행한 옥상의 증발산은 유입된 태양복사 에너지의 58%를 감소시킴으로써 열섬현상을 완화합니다.     


벽면녹화의 대표적인 예로 예전부터 존재해왔던 시골길의 돌담을 덮은 담쟁이나 기둥을 타고 올라가는 등나무 등을 쉽게 떠올릴 수 있는데요. 벽면녹화의 유형으로는 식물이 위로 올라가는 ‘등반형’과 식물을 아래로 늘어뜨리는 ‘하수형’, 식재 상자를 이용한 ‘유니트형’이 있습니다.     


벽면녹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 효과를 조사한 환경부의 보고서에 따르면, 벽면을 녹화할 경우 실제 온도보다 3℃까지 차이가 발생해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벽면을 녹화한 건물과 그렇지 않은 건물에 실내온도를 똑같이 28℃에 설정한 다음 냉방기기를 작동한 결과, 벽면을 녹화한 건물이 그렇지 않은 건물보다 평균적으로 30% 정도의 전력사용량이 줄어드는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도심녹화의 전망과 활용 가능성

도심녹화는 도심의 온도를 낮추는 효과뿐만 아니라 무한한 활용 가능성을 지니고 있는데요. 도심녹화를 통해 조성된 식생층과 토양층은 빗물을 저장하고 빗물이 유출되는 데까지 시간을 지연시키기 때문에 콘크리트와 아스팔트 등 불수성 포장의 확대로 인해 발생하는 도시홍수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회색으로 가득했던 삭막한 도시 공간을 녹색식물이 가득한 공간으로 탈바꿈하여 도시 경관을 가꿀 수 있을 뿐 아니라 공공건물에서는 쾌적한 휴식과 만남의 장소를, 가정에서는 텃밭과 대화의 공간을, 병원에서는 원예치료 공간을 제공하는 등 지친 현대인에게 편안한 휴식 공간을 제공합니다.     


또 녹화된 옥상은 생물이 서식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함으로써 인간과 공생할 수 있는 생태계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 인근의 생태공원 또는 하천과 연결됨으로써 생물종을 보호하고 복원하는 기능을 하게 되며 자연학습장, 환경교육의 장으로도 활용할 수 있겠죠?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역사상 최악의 폭염이 보고되고 있고 올여름 우리나라도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로 인한 이상기후가 일상화되고 있는 지금, 이제 도심녹화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지금까지 일상에서 당연하게 여겨왔던 시원함, 정말 당연한 것이었는지 다시금 되돌아보아야 할 시점이 아닐지요? 올여름부턴 가정에서 직장에서 다함께 에어컨을 끄고 자연이 만든 에어컨, 도시 숲 만들기에 동참해보시면 어떨까요?         


 


<참고자료>

국가환경산업기술정보시스템:도시건축물 입면녹화(立面綠化) 지침

https://www.konetic.or.kr/infodb/new_planbuild_view.asp?1=1&sort=Z&gotopage=3&cate=3&unique_num=3643&no=59

네이버 지식백과 열섬현상 :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31927&cid=43667&categoryId=43667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944696&cid=47334&categoryId=47334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2846968&cid=47309&categoryId=47309

김수봉 등 3명(2001), ‘도시열섬현상의 원인과 대책’, 환경과학논집.

사이언스타임즈:도시녹화, 도심 온도 2.5~6°C 낮춘다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8F%84%EC%8B%9C%EB%85%B9%ED%99%94-%EB%8F%84%EC%8B%AC-%EC%98%A8%EB%8F%84-2-56c-%EB%82%AE%EC%B6%98%EB%8B%A4/

사이언스타임즈:폭염 예방에는 벽면녹화가 최선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D%8F%AD%EC%97%BC-%EC%98%88%EB%B0%A9%EC%97%90%EB%8A%94-%EB%B2%BD%EB%A9%B4%EB%85%B9%ED%99%94%EA%B0%80-%EC%B5%9C%EC%84%A0/

서울시 정책아카이브:옥상녹화 지원사업

https://seoulsolution.kr/ko/content/3066

(사)환경교육센터 : 생활 속 환경이야기 - 아름답고 건강한 도시를 위한 벽면녹화, 옥상녹화

http://edutopia.or.kr/node/1803

울산연구원 : “기후변화 대응 도심녹화 정책 강화해야”

https://www.uri.re.kr/bbs/board.php?bo_table=media&wr_id=1703&page=666

충북인뉴스 : 도시 녹화, 이제 대안 아닌 필수다

http://www.cb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8075

한국에너지공단 공식블로그:https://blog.naver.com/kea_sese/222337755438

한국지역난방공사 공식블로그:https://blog.naver.com/kdhc2017/222390744525

한국환경공단 공식블로그:https://post.naver.com/viewer/postView.nhn?volumeNo=31832437&memberNo=6928292&vType=VERTICAL



* 본 내용을 각색하여 지구수호미디어 <플래닛타임즈>에 발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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