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공학과 김준석

by 김준석

기계공학과 김준석

내 최종학력 전공은 기계공학과이다.

스무 살엔 화상정보공학부(부산)

스물한 살에 전기제어계측공학과(이름이 길다..)로 전과.

스물넷에 배우가 되겠다며 대학 자퇴.

스물다섯에 해당 학과 재입학.. (@.@;;)

편입 준비를 했다.

그 당시에 나는 왜 기계공학과로 편입했을까?

연영과가 아니라 왜..?

스물여섯의 여름날에 성북구 정릉 3동 자취방에

누워서 아주 깊이깊이 마음과 대화했다.

내가 어릴 적 산동네에 오래 살았으니

기계공학과 졸업 후 사람들을 돕고 싶다!

보일러 고쳐 드리고 집 지어 드리고.. 등등..

(정말 아무것도 몰랐다 싶다.. ㅎ)

독서실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던 12월의 어느 날이었다.

집 방향 골목길을 걷는데 반대편에서 내 쪽으로 걸어오는 나이가 꽤 많아 보이는 할아버지가 보였다.

하얀 입김을 뿜으며 뭔가를 찾으시면서

곁을 지날 때 어르신의 모자 아래로 눈동자를 봤는데

뭐랄까.. 측은?이라는 감정이 느껴졌다.

혹시나 싶어 여쭤봤다.

‘어르신, 혹시 폐지 찾으세요?’

‘예. 맞아요.’

박스나 종이 등을 찾고 계셨다.

나는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요라고 한 뒤

집 부엌에 쌓아둔 몇 달 치 신문을 꺼내왔다.

(당시 독서실에서 내가 제일 늦게 나왔기 때문에

사장님 배려로 신문을 집에 가져올 수 있었다.)

많은 양의 신문을 내어드리니

할아버님이 차근차근 옮기겠다 하시며

나에게 고맙다고 연신 인사를 해주셨다.

그때부터였던 것 같다.

폐지 주우시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보면

슬픈 감정이 들면서 마음이 아팠던 게.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비록 연영과 편입이 아닌 기계공학과로 편입을 했지만

기계공학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은 남아있지 않지만

남을 돕고 싶다는 마음이 우러나와서

단순히 그런 마음이 들어서

기계공학과로 편입을 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두루뭉술하게

선택을 했나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나의 네이버 인물 등록 란에는

기계공학과 졸업으로 되어있다.

남을 돕는다는 마음을 한 번 더 떠올려보는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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