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복해버려욧!
지키지 못할 이야기
말을 던져놓고 아차 싶은 순간들이 있다.
올해만 네 번 번복한 다이어트 결심이나
사놓고 이틀 만에 방구석에 처박힌 다이어리같은
지키지 못할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도 실은 나로부터 나온 것일 것이다. 뭐라도 될 것 같아서. 지금보다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서 이것저것 던져놓으면
말을 하는 그 순간만은 웃을 수가 있었다. 다가올 내일이 너무나 기다려져서, 싹 바뀔 내가 기대되어서.
하지만 부작용도 분명히 있었다.
나는 분명히 내가 원하는 내 모습을 알고 있다. 그렇지만 그렇지 못한 내가, 되고 싶은 내가 되기위해 움직이지 않는 내가 문득 보일때 지독한 자괴감이 빠졌다.
어차피 난 이것밖에 안 돼.
라는 노래를 사랑했다.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의 울부짖음을 좌절을 그리고 그 와중에 찾는 희망을 사랑했다.
시간이 지나고 나는 우연히 깨닫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나는.
순전히 내가 평가한 나 라는 사실을 말이다.
우스갯소리로 친구들에게 왕왕하던 이야기가 떠올랐다. 내가 살만 빼면 괜찮을 것 같지 않냐? 하는. 하지만 그 말이 나 자신에게 상처를 주는 말이란 걸 잘 몰랐다.
'살만 빼면'이라는 조건은 달리 말하면, 나는 살을 빼기 전까진 '괜찮지 않은 사람.'이라고 스스로 시인하는 것이다. 그리고 살을 뺀다는 조건이 충족될 때까진 앞으로 계속 괜찮지 않은 사람이 된다.
나는 나 스스로 나를 갉아먹고 있던 것이다.
잘 생각해보면 다른 것들도 다 마찬가지였다.
나는 목소리가 이상해. 소리가 말려들어가지 않으면 좋은 목소리를 가질텐데.
나는 똑똑하지 못해. 아이큐가 조금 더 높아진다면 지금처럼 모지라진 않을텐데.
나는 글을 잘 못 써. 플롯에 대해 제대로 배웠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사람들이 내 글을 좋아할텐데.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볼 수 없었다. 아니, 보고 싶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유우ㅡ머 랍시고 나 자신을 깎아내리며 한바탕 웃고나서 집에 돌아올 때 느끼던 숨이 턱 막히던 느낌을 이제야 알 것 같다.
창문은 열려야 환기를 할 수 있다. 스스로 만든 규칙이나 조건에 매여 '회전(쪽팔려도 당당해서 편 참고!)'할 수 없다면.
조용히 번복하는 게 낫지 않을까. 아 그건 내가 잘못 생각했던 것 같아! 라고 시인하고 정말 나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지키지 못할 이야기라며 실패한 나를 볼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킬 수 있는 이야기로 고쳐나가야 한다. 더 사랑할 수 있는 나로 성장하기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