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 [만화] 멋지다!! 마사루

새로운 디폴트값에 대한 웅얼거림

by 이요마

* 이번 회차부터는 간단히 단상을 메모합니다. 그래서 엉망진창입니다.

* 스포일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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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다!! 마사루(1997)


1. 들어가며 그리고 나가며


2018년 새해엔 많은 결심을 했다. 이를테면 치-명적인 사람이 되겠다거나, 세-련된 사람이 되겠다거나, 임-팩트 있는 사람이 되겠다거나 하는. 하지만 이런 결심들은 막연했다. 말하자면 신념이나 신조정도 되는 것에 가까웠다.


해마다 비공식적으로 정하는 나만의 올해의 단어들이 있다. 기억나는 것만 읊어본다면 2014년의 매스터피스, 2017년의 자존감 같은 것들. 대개는 별 생각없이 1년을 살아가다가 입에 붙을 정도로 많이 사용한 단어를 결정하곤 했다.(써놓고보니 연말 시상식 같다. 후훗 그래서 대상이 없는 해처럼 올해의 단어가 없는 년도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르다. 2017년 연말즈음부터 단어를 먼저 정해놓았다. '치명, 세련, 임팩트'라는 단어는 내가, 아니 어쩌면 패션이나 뷰티없계 종사자들도 일상에서 많이 쓸 말은 아닌 것 같아 방법을 바꿨다. 내가 진하게 묻어나는 단어가 아니라, 단어를 향해 달려가는 내가 되는 한 해가 되어보자고.


새해가 밝고 6일이 지났다. 결심이든 신념이든 신조든 그 말을 향해 나아가려면 계획을 세워야 하고, 고민을 해야하고, 실행을 해야지 않겠는가. 계획없이 살아온 인생이지만 올해부턴 조금 달라져야겠다. 올해에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반오십이 된다거나 서른이 된다거나 불혹이 된다거나 하는 의미있는 숫자가 된 것도 아니다. 매년 의미를 부여해보아도 달라지지 않았던 나였기에, 어차피 쉽게 달라지지 않을 바에야 나의 색을 더 진하게 만들어보자는 생각이다. 그래서 겸사겸사 시작을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뜻대로 되는 일이 많겠는가. 일주일도 채 안되어서 든 생각은, 역시 괜한 결심을 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는 후회였다. 그냥 살아온대로 그럭저럭 살면 될걸 왜 굳이 일은 벌여서 이사람 저사람 앞에서 떠들고 다녔을까. 나는 무엇을 위해 치명, 세련, 임팩트 얘기를 꺼낸걸까.


치명, 세련, 임팩트라는 단어는 '타인'이 있을 때 만들어지는 단어다. 남들이 나를 평가할때 혹은 내가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 쓰는 말이니까. 나는 왜 이 단어를 올해의 단어로 갖고 싶었을까. 그건 아마도 2017의 내가 자존감을 찾아 끝없이 안으로 안으로 가라앉았기 때문은 아닐까. 이제까지 남의 시선을 의식해 나를 숨겨왔다면, 남의 시선을 찾아 내가 되고 싶다는 역설. 그런 내가 되려면 일단 나는 내가 되어야 하고, 남에게 내보이기에 멋진 내가 되어야되겠다. 그런 다짐이겠지.


<멋지다!! 마사루>를 읽게된 계기도 어쩌면 비슷할 수도 있겠다. 마사루는 한 마디로... 미친놈이다. 맥락에도 없는 말을 하고 정신나간 소리를 쉴새없이 던진다. 그렇지만 그 미친놈이 진지하게 펼치는 행동 하나하나는 모두 의미가 되어 만화책 독자에게 꽂힌다. 만화책이 뒤로 가면 갈수록 마사루가 정신나간 행동을 하더라도 주변인물들이 당연하게 생각한다. 마사루라면 그럴거야! 하고 새롭게 디폴트값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행동하나 대화하나가 의미가 된다는 것. 그런 것이 어쩌면 내가 바라는 것일 게다. 그런 내가 2018년엔 될 수 있으려나. 20년이 지나서도 미친 존재감을 펼치는 마사루처럼 2038년에도 존재감있는 내가 될 수 있을까. 이제 시작이 천천히 걸어가야겠다. 그럼 러버맨(고무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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