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든 내가 선택했으니까
* 이번 회차부터는 간단히 단상을 메모합니다.
* 스포일러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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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트노벨을 처음으로 읽어봤다. 내용과 상관없이 막연한 거부감에 피해왔었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이하 췌장)>를 읽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제목과 표지, 그리고 인터넷 서점 순위가 아니었을까.
왜 저 책이 잘나갈까, 공포소설같은 제목에 하이틴-러브러브한 표지가 아이러니했다.(나도 어쩔수없는 순위충이다.) 그래서 봤다. 궁금해서.
<췌장>은 제법 재밌었다. 교복을 입은 일본의 남녀 고등학생이 나올때, 상상할만한 미묘한 분위기의 문법을 잘 따라간다.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그리고 막판에 대성통곡 한 번 해주고, 웃으면서 죽은이를 기억하는 장면까지 말이다. 이를 언젠가 봤던, 나도 모르게 이런식으로 흘러가겠지 예상하면 여지없이 맞출 수 있는 뻔한 이야기로 볼 수도 있다.
그렇지만 나는 <췌장>같은 뻔함이라면 좋다. 어느정도 이런 것을 기대하고 책을 읽는 것도 없지않아 있기에. 재밌으면 된 것이지 뭐.
라노벨은 하급이야. 신파 극혐 하면서도 사람들이 찾는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중요한 건 부심을 부리면서 선을 긋고 등급을 나누는 것보다 어떤 작품을 보아도 좋은 것을 발견하는 눈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어쨌든 '선택'한 것이기에. 주도적이든 휩쓸린 것이든 결국 내가 선택한 것이기에.
여담: 일본의 10대의 문자 감성을 번역하느라 고생많았을 것 같다. 안 알랴줌은 문화컬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