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주간 이요마 인풋노트_5월 2주

2024.05.05~05.11

by 이요마

번아웃 초입에 있는 것 같다.

사촌동생과 밥을 먹고 커피 한 잔 하는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내가 감정적으로 많이 지쳐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2-3-4월에 너무나 많은 일이 휘몰아쳤고, 잘 마무리해보려고 잘 이끌어보려고 애쓰는 마음과 그 과정에서 그 애씀을 짓밟는 말들, 과도하게 남에게 감정을 쏟아내는 사람과 상황들 속에서 지쳤지만, 스스로 지치지 않았다고 괜찮다고 억지로 참아왔던 것 같다. 내 감정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지 싶다.

번아웃의 초입에 올때 나오는 증상은 입을 다무는 것이다. 말하고 싶지도 않고, 듣거나 보거나 읽고 싶은 마음도 사라지는 냉소적인 상태. 즐거움 같은 건 없고, 그냥 다 그러려니 하는 무감정의 상태. 내 감정이 고장나서 완전히 죽어버리기 전에 다시 입을 열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입을 열자. 감정 받이를 피할 수 없다면 나에겐 여전히 들을 귀가 있고, 보는 눈이 있고, 말하는 입이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이런 생각으로 한 주를 마무리 했다.

다음주엔 꼭 '이주의 즐거운 일'을 찾아 기록해야지.


모든 리뷰에는 스포 가능성이 있습니다! 스포주의


읽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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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악마대학교》, 김동식, 현대문학,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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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인간은 대단히도 어리석은 존재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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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한국문학 최고의 페이지터너를 꼽으라면 장편에선 정유정(또는 정해연), 단편에선 김동식을 고르곤 했다. 어떤 책이라도 술술 읽힌다는 건 장점이 아닐 수 없다. 와중에, 김동식 작가의 생산력(?)은 거의 기네스북 급인데, 그의 첫 중편이라니 읽지 않을 수 없었더랬다. 읽은 소감은... 여전히 김동식답다...는 느낌이었다.


인간 욕망에 대해 노골적으로 펜을 겨누는 태도는 여전했고, 이야기꾼 느낌의 '썰' 같은 진술 방식도 여전했고, 예상 범주 안에 들면서도 한 끗정도 예측불가능한 곳으로 튀는 안전한 재미(?)도 여전했다. 김동식 소설을 읽고 싶다면, 어쩌면 문학의 본질인 재미를 추구한다면 여전히 괜찮은 선택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만, 악마 + 대학이라는 묘한 설정이 많이 활용되지 못한 건 아쉽다. 아마 후속작이나 다른 작품에서 분명 이 포인트도 모티프가 되어 이야기가 될 터다. 읽는 동안 정작 악마와 계약한 건 소설 속 인물이 아니라 말도 안 되는 작업량을 보여주는 작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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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핑퐁 클럽》, 박요셉, 문학동네,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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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탁구대 하나를 두고도 이렇게 다양한 상상을 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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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트렌치코트》, 제인 타이넌, 복복서가,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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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우리를 둘러싼 환경과 관계를 맺는 방식에 대해 트렌치코트는 무얼 말하는 걸까? (...)

트렌치코트가 부여하는 개인의 독립성에 대한 고집스러운 집착 속에서 우리는 분리되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낸다.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여러 디자인들과 함께 트렌치코트는 비인간적 힘과 에너지에 대해 고집스럽게 저항하는 모호한 휴머니즘을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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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요마 노트

제1차 세계대전의 군복(참호를 말하는 트렌치에서 유래)에서 출발한 이 옷은 시간을 건너, 매 시대가 필요로 하는 상징으로 존재한다. 맥락에 맥락에 맥락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현재에 도달해 있는 묘한 책.



보는 중인 책들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이제 당신의 손을 놓겠습니다》, 기시미 이치로, 큰숲, 2025

2. 《바움가트너》, 폴 오스터, 열린책들, 2025



본 웹소설/웹툰

: 이번 주엔 없다.


보는 중인 웹소설/웹툰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아기님 캐시로 로판 달린다 시즌3](2024)

: 시즌3 나오면 따라갈 예정



본 영화

: 이번 주는 없다.



본 시리즈(-ing 포함)

다 본 시리즈

: 이번 주는 없다.



보는 중인 시리즈

* -ing는 기록만 간단히

1. [약사의 혼잣말 2기](2025)

2. [사카모토 데이즈](2025)



본 콘텐츠

장삐쭈와 슈즈오프 EP.51 | 제멋대로 다 하는 500만 유튜버

: 이 팟캐스트는 날것이면서도 인사이트가 꽤 깊다.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는 도파민의 비트박서 윙에 대해서 조준호가 '저 분은 저게 좋아서 한거지. 유망한 분야인지 견적내고 들어간 게 아니라 저 자리에 간 것이다'는 뉘앙스로 말하고, 오메가 사피엔은 한국의 공포 조성 문화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서 벗어나면 안 된다는 강박? 어떤 포인트? 같은 부분을 짚는 대목이었다. 좋아하는 것을 좋아하고, 크리에이티브 하게 키울 수 있는 여건에 대한 이야기 같기도 했고, 그걸 받아들이는 태도에 관한 이야기 같기도 했다.

이 내용이 챗GPT 지브리 프사 건으로 이어지면서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장삐쭈의 입장으로 이어지는데, AI에게 대체된다거나 밥그릇을 빼앗긴다는 공포감보다는 다수의 사람들이 마음 속에 묻어놨던 창작을 작게나마 꺼낸 것이 크리에이티브 한 사건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는 게 묘한 충격이었다. 기술의 발전은 발전이지만, 여전히 프롬프트를 쓰는 사람의 크리에이티브로 움직이는 것이라는 것. 사코팤을 학습시켜서 AI 영상을 만든다 하더라도 그보다의 양품을 내면 된다는 그의 단단한 창작자로의 태도가 큰 여운으로 남았다.

AI시대가 되어 크리에이티브 영역의 진입 장벽이 내려가 모든 사람이 창작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은 공포가 아니라 기회가 아닌가 싶더라. 누구나 프사를 만들더라도 지브리임은 변하지 않듯, 나는 작업 방식은 변할지언정 앞으로도 작업물의 오리지널리티는 앞으로도 유효하겠구나 하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한다. 창작자는 표절과 학습되어 생산되는 수많은 콘텐츠 속에서도 나만 할 수 있는 영역에 주목하고, 그 오리지널리티를 끝까지 밀어부쳐야하지 않나 하는 그런 생각을 했더랬다.


https://www.youtube.com/watch?v=wl1jJb427LE



기타 기록

: 싹 지우고 리뉴얼


실시간 인풋 기록은 아래 인스타에 하고 있다.

문장 밑줄 치고, 그때 든 감정/생각을 바로 기록하는 중이다.

https://www.instagram.com/hako_ey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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