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0분 글쓰기 시작

꾸준함이 이기네

by 하쿠나

꾸준히 새로운 걸 시도하지만 꾸준히 성공하지 못하는 나에게 단연 가장 어려운 일은 계속해나가는 것이다. 성실함이 재능을 이기고, 끈기가 한계를 넘는 법이라고 한다(누가 한 말인지는 모르고 어디서 주워 들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한 3년 전의 내가 뭐 하나라도 꾸준히 지속 했더라면 지금의 나와는 상당히 다른 모습 이었을 거다. 항상 나는 뭔가 새로운 시작을 하는데 거창하게 설명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


andy-beales-BjcGdM-mjL0-unsplash.jpg @ Andy Beales, Unsplash


10분은 너무 짧고 1시간은 내게 담보되지 않는 시간


결국 하고 싶은 말은 꾸준함을 실천하기 위해 하루에 단 30분이라도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고 글쓰기를 해보기로 했다. 의자에 앉아서 노션(현재 쓰고 있는 메모 앱)을 켜고 30분 타이머를 설정한다. 30분 간 휴대폰도 보지 않고, 인터넷 브라우저도 열지 않는다. 도무지 생각나지 않는 단어나 콘셉트가 있더라도 괄호를 쳐놓든 땡땡땡을 대신 써놓든 글쓰기에만 몰입한다.

아무런 방해를 받지 않는 30분은 아기 엄마에겐 정말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다. 요 며칠 매일 글쓰기를 해보니 남편 찬스나 친정엄마 찬스를 써서 아예 아기를 맡기거나 아기가 잠든 시간이 아니면 30분도 시간 내기가 어려웠다.매일같이 찬스를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아기가 낮잠 자는 동안 30분, 혹은 아기가 잠들고 육아 퇴근을 한 후 30분을 쓸 수밖에 없었다.


kin-li-N1wX5BJkzlU-unsplash.jpg @Kin Li, Unsplash


아무 말 대잔치만 30분

30분 글쓰기를 해보니 보통 아무 말만 쓰다가 시간이 다 가 버린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글이 아니다. 아마도 140자만 써도 되는 트위터나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을 올릴 수 있는 인스타그램에 쓰는 글 아니고서야 누군가에게 보여줘도 괜찮을 글쓰기는 30분 안에 어려운 것 같다. 적어도 나에게는.

감정을 배설하는 목적으로만 글쓰기를 하는 것은 아니기에 나의 꾸준함을 훈련하기 위해서, 또 아기 엄마로서 채우고 성장하는 성취감을 느끼기 위해서라도 일주일 간 매일 작성한 30분 글쓰기 내용을 정리하고 퇴고하여 주 1회 (월요일) 자체 마감 및 발행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hannah-grace-j9JoYpaJH3A-unsplash.jpg @ Hannah Grace, Unsplash


단 5일 글쓰기를 지속했을 뿐이지만 느끼는 긍정적 기운이 있다. 일단 하루하루를 더 해낼 때마다, 엄청난 성취감을 느낀다. '아니 내가 5일이나 꾸준히 글을 쓰다니!' 나도 꾸준할 수 있다는 일말의 희망을 볼 수 있었다.

처음에는 쓰레기통으로 직행할 유아적인 단어의 나열에서 조금씩 아주아주 미세하게나마 글쓰기가 편해지고 나아지는 것을 느낀다. 출산 후 그렇게 단어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1년이 지나면 나아질 줄 알았으나 여전한 걸 보며 적잖게 자괴감이 들었었다. 글쓰기를 시작하니 절망감은 더하고 답답함은 배로 느껴진다. 분명 머릿속에 표현하고 싶은 느낌이 뭉게뭉게 있는데 문장으로 표현이 되지 않고, 하다 못해 비슷한 단어도 생각이 나지 않는다. 그런데 왠지 글쓰기를 지속하면 이런 부분이 좀 나아질 것 같다는 희망적인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