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학후 Mar 21. 2018

영화 단평 <레디 플레이어 원>

현실과 게임을 넘나드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모험담


<레디 플레이어 원>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기술 집약적 작품군인 <틴틴: 유니콘호의 비밀>과 <마이 리틀 자이언트>의 계보를 잇는다. 이번엔 동화가 아닌 게임의 세계에 뛰어들었다. 가상현실 '오아시스'에서 펼쳐지는 <레디 플레이어 원>의 모험담은 서사 자체론 독창적이진 않다. 그러나 게임, 음악, 영화, 애니메이션 등 풍부한 대중문화 컬러가 덧칠되어 최고의 '오타쿠' 영화로 거듭난다. 아마도 개봉 후 언론과 SNS 등에선 인용된 작품 리스트를 언급하며 지식을 뽐낼 것이라 본다. 삽입된 작품들을 모르면 어쩌냐고? 지나친 걱정은 접어두시길.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 정도만 보고 가면 무리가 없다. 나머진 알면 더 재미있고, 몰라도 즐기는 데 상관이 없다. <죠스>로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란 규범을 제시한 스티븐 스필버그답게 재미를 훌륭하게 조율했다.


가상현실 공간인 '오아시스'에서 거대한 힘(자본)에 저항하며 유저들이 봉기하는 장면엔 2011년 심화되는 빈부격차와 금융기관의 부도덕함에 분노하며 미국 전역에서 일어난 "월가를 점령하라"가 겹쳐졌다. 영화에서 울리는 "현실로 돌아가라"는 메시지는 게임, 스마트폰 등에 몰입하는 세대를 향한 스티븐 스필버그의 걱정이면서 동시에 온라인에서 만들어지는 목소리를 현실의 움직임으로 만들어야야 한다는 외침처럼 다가왔다. <더 포스트>로 트럼프 시대의 언론을 이야기했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이번엔 <레디 플레이어 원>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벽을 부숴야한다고 말한다. 이것이야말로 거장의 품격이다. 그리고 시대를 근심하는 감독의 모습이다.


2018년 3월 20일 CGV 용산 아이파크몰
<레디 플레이어 원> 언론시사회

작가의 이전글 영화 리뷰 <영웅본색4>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