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언진담- 우투리 1

by 글도둑

그 당시 나는 포졸로 있었어. 세월이 흐를수록 내가 했던 게 많아졌지. 그런데 이번에는 포졸을 해보고 싶었단 말이야. 정확히는 관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흐름을 알고 싶었어. 예전에 했던 일 중 하나가 의적도 있었거든. 나야 뭐 도망치거나 죽은 척하는 게 일상이라서 잘 도망쳤지만 다른 친구들은 그렇지 못했어. 그래서 기회가 되면 포졸 한번 해보면서 나라 녹봉도 좀 타보고 관군이 어떻게 움직이나 파악도 한번 해보자는 생각이었지. 아, 나에게 원한이란 건 없어. 사실 원한을 가져봤자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 사그라들더라고. 내가 굳이 복수하지 않아도 말이야, 그들은 결국 죽더라. 내가 친했던 사람도, 그들을 죽였던 사람도 말이야.


포졸이 되는 건 생각보다 쉬웠어. 운이 좋았지. 보통 떠돌이 보부상처럼 행세를 하고 다녔어. 기회가 되면 이야기꾼 노릇도 하고 수중에 있는 거 좀 털어서 이것저것 사고 짊어지고 다녔지. 주로 취급하던 품목이 짚신이랑 나막신, 그리고 당혜 몇켤래 들고 다녔지. 내가 또 워낙 오래 살다 보니 많이 걸어야 했고 그렇다 보니까 신발 만드는 기술이 좀 있었어. 짚신은 대부분 만들 줄 알다 보니 짚신은 후려쳐서 사고 미투리라고 조금 더 많이 손이 가는 짚신 상위 버전을 만들거나 나무 좀 깎아서 만든 나막신을 주로 만들었지. 종종 짐승을 잡는 날이면 가죽으로도 만들곤 했는데 그럼 신발을 많이 못 만드니까 나막신 밑에 깔아서 팔고 그랬지. 아 어쨌든 그래서 보부상으로 떠돌고 있는데 호환이 든 거야. 마을에. 그래서 밤인데 마을이 엄청 훤했지. 횃불 들고 사람들이 모여있는데 벌써 몇 명 물러서 피가 철철 흐르고 있었어. 흐르는 피에 횃불이 비치는데 어찌나 반짝거리던지 멀리서도 잘 보이더라고.


내가 또 오래 살아서 그런지 멀리서 활 쏘는 건 자신 있거든. 그래서 옆구리에 한방 먹여줬지. 머리가 보이면 눈이나 입에 쏘는 것도 좋은데 호랑이가 마을 사람들 습격하느라 뒷모습밖에 못 봤어. 횃불을 흔드는 사람들 사이를 뛰어다니는 호랑이를 맞추는 게 얼마나 힘든 줄 알아? 나 아니었음 그 날 마을 사람 태반은 죽었을걸?

활시위에다 화살 하나 걸고 쭈욱 당겼지. 호흡을 잠시 멈추고 시위를 놓으니 화살이 쭉 뻗는데 내가 노렸던 옆구리에 푹 박혔지. 호랑이는 앞발을 휘두르려고 딱 들었는데 그때 화살이 파고든 거야. 호랑이는 잽싸게 도망치더라고. 마을 사람들에게 다가가니 사람들이 고맙다면서 울고 있는 거야. 물어보니까 일가족이 호랑이에게 당했다고 하더라고. 그들 시신을 치워주는데 도와줬지. 다들 농사짓는 사람이라 그런지 비위가 약하더라고. 나야 못볼꼴 다 보면서 지냈으니 괜찮았지. 그래서 그 사람들에게 물었지. 내가 호랑이도 쫓아주고 이 사람들도 잘 묻어줄 테니 이 사람들 사는 곳에 머물러도 되냐고. 촌장처럼 보이는 할아버지가 그러더군.


“피로 물든 조그만 초가집이라도 괜찮다면 그렇게 하시게나.”


나는 그렇게 그 마을에 정착했어. 집주인을 잘 묻어주고 초가집 정리하는데 꼬박 하룻밤이 다 지났지. 다 정리하고 보니 해가 뜨더라니까? 그리고 이제 슬슬 자야겠다 하는데 누가 찾아왔어. 보니까 검은 옷에 전립을 걸친 포졸들이더군.


“이보게, 혹시 댁이 호랑이를 쫓아냈다는 사냥꾼인가?”


사냥꾼이었던 적도 있긴 했지. 일단 이 마을에 정착할 생각이라 냉큼 그렇다고 답했어.


그러더니 주변 마을에서도 호환이 자주 일어나서 이번엔 관에서 호랑이를 추살 하라는 명이 내려왔다더군. 그래서 주변 마을에 있는 사냥꾼이라는 사냥꾼은 다 끌어모으고 포졸까지 딸려 보냈다는 거야. 그래서 내가 호랑이를 쫓기로 했어. 내가 쏜 화살에 옆구리에 맞았으니 멀리 가진 못했을 거란 판단이었지. 막상 쫓아가 보니 그렇지 않았지만 말이야.


짐승의 가죽이라는 게 생각보다 질겨. 내가 가지고 있던 화살이 그리 날카롭지 못했나 봐. 하긴 튼튼한 강철로 만든 촉이 아니니까 어쩔 수 없었지. 나는 핏자국을 따라서 포졸과 사냥꾼들을 이끌고 산속으로 들어갔어. 산은 꽤 높았는데 따라가 보니 동굴 하나가 있더군. 그 동굴 속에서 냄새를 맡았는지 그르렁 거리면서 호랑이가 나왔어. 밤에 봤을 때는 두 눈만 이글이글해 보였는데 햇빛 아래에서 보니 덩치가 상당하더군.


주황빛 털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는데 화살은 안보였어. 그 사이에 부러지든 뽑히든 했나 봐. 포졸들이 삼지창으로 견제를 하고 사냥꾼들은 활에 화살을 먹였지. 그때 호랑이가 어흥하고 짖는데 온 몸이 부르르 떨리더군. 몇몇 사냥꾼들은 화살을 떨어트렸고 포졸들은 삼지창을 덜덜 떨었지. 유일하게 나만 화살을 쐈어. 그마저도 빗나갔지.


내가 있었던 마을 사냥꾼이 제일 먼저 죽었어. 나 말고는 유일하게 화살을 안 떨어트렸었지. 그래서 위협적으로 보였나 봐. 호랑이는 한번 크게 뛰더니 단숨에 왼쪽 목을 물어뜯어버렸어. 목에서 피가 크게 솟구치다가 고개를 툭 떨궜지. 나 말고 사냥꾼은 옆집 마을에서 두 명이 있었는데 이미 뒤로 넘어져서 질질 짜고 있었어. 먼저 죽은 사냥꾼은 그래도 호랑이를 한번 봤다고 간신히 버텼던 거지. 잡으러 왔던 포졸들은 총 4명이었는데 세명은 당파라고 하는 일종의 삼지창을 들고 있었고 한 명은 활을 들고 있는 사수였어. 사수가 제일 선임이었는지 먼저 나섰지.


“찔러!”


포졸들이 창으로 찌르며 위협하고 있을 때 사수는 시위를 당기면서 기회를 노리고 있었어. 나도 얼른 시위를 당겼지. 호랑이는 입에서 피를 뚝뚝 흘리면서 어슬렁 거리고 있었어. 크기를 보니 다 자란 호랑이 같더군. 이곳저곳에 흉터가 많을 걸 보니 나이가 꽤 들어서 영역을 뺏긴 채 사람을 잡아먹으러 내려온 것 같았어. 그렇게 대치하고 있자니 식은땀이 주르륵 흐르더군. 나는 다쳐서 골골대고 있을 것 같았는데 판단 착오였지. 이렇게 멀쩡할 줄 알았으면 절대 안 왔을 거야.


그때 다시 호랑이가 덮쳤어. 포졸들의 창을 피해서 발목을 물었지. 한 명이 발목이 물린 채 질질 끌려가는데 정말 소름 끼치는 소리가 들렸어. 우두득하는 소리와 함께 발목이 분질러졌나 봐. 그때 사수가 활을 쐈어. 피슝 하는 소리와 함께 화살이 날아가는데 노렸던 눈이 아니라 왼쪽 어깨 부근에 맞았지. 나도 같이 쐈는데 이마를 맞혔어. 내가 쏜 화살은 질긴 가죽과 튼튼한 뼈에 튕겨나가더군. 역시 이래서 화살은 비싼 거 써야 하는데. 호랑이는 물고 있던 포졸의 발목을 휙 던져버리고는 사수를 덮쳤어. 사수는 다시 화살을 집고 있었는데 활을 들고 있던 왼쪽 어깨와 팔뚝을 통째로 뜯겼지. 그래도 옆에 있던 포졸이 바로 창을 내질렀어. 하나는 호랑이가 앞발로 쳐내고 하나는 옆구리를 파고들었지. 호랑이는 크게 울더니 사수를 내버려 두고 옆구리를 찌른 포졸을 후려쳤어. 포졸의 가슴팍이 길게 찢어지는데 피가 철철 흐르더군. 그 사이에 나는 내 화살 말고 사수의 활을 집어 들었지.


나와 포졸 한 명만 멀쩡한 가운데 호랑이도 창이 깊게 찔렸는지 아니면 화살이 깊게 박혔는지 절뚝거리면서 주위를 맴돌고 있었어. 나는 슬며시 포졸에게 말했어.


“내가 화살을 쏘면 바로 달려드시오. 아니면 둘 다 죽소.”


나는 곧장 활을 들어서 호랑이의 머리를 쏘고 다시 화살을 시위에 먹이는데 그 사이에 이미 포졸은 호랑이에게 덮쳐져서 쓰러진 채로 있었어. 호랑이는 포졸 위에서 머리를 물어뜯으려고 하고 포졸은 창대를 대신 호랑이 아가리에 물려주면서 버티고 있었지. 나는 그 사이에 호랑이 눈을 쐈어. 급하게 쏘느라 살짝 빗나가서 눈 밑을 파고 들어갔는데 쇠촉이라 그런지 푹 하는 소리와 함께 깊게도 박히더군. 호랑이는 포졸 위에서 부들거리더니 쿵 하고 옆으로 쓰러졌어. 나는 떨어진 창을 주워 들고 목덜피를 깊게 한번 더 쑤셔줬지. 혹시 모르잖아. 확인 사살은 꼭 해야 한다고. 가죽 상한다고 확인사살 안 했다가 마지막 발악에 골로 갔던 사냥꾼이 좀 많아? 나는 오래 살았지만 죽을 생각은 아직 없었어.


주변을 둘러보니 사수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려서 이미 죽었더라. 옆 마을 사냥꾼 두 명은 이미 도망쳤는지 그들이 지렸던 자국만 남아있었어. 발목이 아작 난 포졸은 우리에게 기어서 다가왔고 가슴팍에 뜯어졌던 포졸은 숨만 붙어있었어. 멀쩡히 살아남은 건 포졸 하나와 나밖에 없었지.


“고맙네. 덕분에 살았네. 나는 우강수라고 하네. 아직 이름도 모르는군. 자네는 이름이 뭔가?”


“아닙니다. 저도 덕분에 살았어요. 저는 허언이라고 합니다. 그나저나 이거 호랑이는 어떻게 처리하죠?”


우리는 우선 가슴팍이 뜯어진 포졸을 지혈하려고 하는데 그 와중에 숨을 거뒀어. 우강수 포졸에게 자식들 좀 잘 봐달라며 부탁하더군. 발목이 아작 난 친구는 그래도 내가 뼈를 맞춰주고 부목을 대어줬어. 창으로 지탱하니 그래도 혼자 내려갈 수는 있나 보더라고. 우포졸과 나는 호랑이를 통째로 가져가려다가 무거워서 실패했어. 그래서 내가 가죽을 벗기고 해체해서 살코기만 챙겼지. 가죽을 진상했더니 포상금과 함께 제안이 하나 들어왔어. 사수자리가 하나 비었는데 사수를 해보지 않겠냐면서 말이야. 그렇게 사수가 되었지. 말단 포졸이지만 나름 녹봉도 나오고 괜찮았어.


아, 그래서 유명한 사람은 언제 나오냐고? 이미 나왔어. 우강수 포졸. 우포졸이라고 자주 불렀는데. 누군지 모르겠다고? 그럴 수도 있지. 교과서에서는 이름은 안 나왔다고 하더라. 게다가 아버지는 거의 안 나오고 어머니만 답답한 역할로 자주 나왔다던데. 맞아? 아, 주인공은 사실 우포졸의 아들이야. 아들 이름은 알 거야. ‘우투리’라고.


그래, 맞아. 아기장수 우투리. 내가 그놈을 처음 본 순간 딱 느꼈어. 아, 이 녀석은 크게 될 놈이다. 왜 그렇게 느꼈는지 알아? 진짜 날개가 달려서 그런 거 아니냐고? 아니야. 어떻게 사람이 날개가 달려. 말이 되는 소리를 해야지. 뭐, 날개로 착각할만해. 그 녀석 날개 같은 게 달리긴 했어. 아주 우람한 날개가 말이야.


며칠이나 지났을까. 내가 어느 정도 마을에 익숙해질 무렵 관에서 포상금이 나왔어. 사또에게 호피를 바치고 받은 거지. 그래서 우포졸이 받은 포상금으로 한잔 산다고 해서 우포졸 집으로 갔어. 집 마당으로 딱 들어서는데 투리가 웃통 벗고 장작을 패고 있었어. 토실한 젖살이 덜 빠진 덕분에 얼굴이 동글동글하게 귀엽게 생겼는데 송충이처럼 짙은 눈썹 아래에는 순둥순둥 한 눈동자가 보였지. 순박한 인상과는 다르게 온 몸은 근육질에 가까웠어. 얼굴만 봤을 때 나이는 한 열 살쯤 되어 보였는데 몸은 무슨 보디빌더 같았어. 그 당시엔 약물 같은 게 있을 수가 없었으니 그게 내추럴이라는 소리였지. 나는 여태 살면서 그보다 멋진 몸을 본 적이 없어. 다들 헬스장 말고 장작이나 패봐. 등은 조각처럼 쩍쩍 갈라져 있는데 허리까지 이어지는 광배근이 도끼를 한번 내려찍을 때마다 활짝 퍼져서 마치 날개 같았어. 아주 우람한 날개. 한번 도끼를 내려칠 때마다 장작이 쩍 쩍 갈라져서 튕겨나가더군.


“아, 허 포졸, 여기가 내 아들! 우투리라네. 어린데도 일찍 철이 들어서 이렇게 집안일을 도와주곤 해. 투리야, 인사드려라. 내가 지난번에 말했지? 내 목숨을 살려준 명사수가 있다고? 여기 허언 포졸이란다.”


“아, 아버님께 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우투리라고 합니다.”


공손히 허리를 숙여서 인사를 하는데 키는 이미 나랑 비슷했어. 나도 키가 180이라 그 당시엔 키가 꽤 큰 편에 속했는데 그 녀석은 나중에 나보다 훨씬 커졌지. 투리의 근육 때문에 자연스럽게 나도 허리를 숙이려다 잘 참았지.


“아, 네가 우투리구나. 우 포졸에게 많이 들었네. 그렇게 힘이 장사라지?”


그러자 우포졸이 껄껄 웃더니 말했어.


“아니, 8살 때 송아지를 번쩍 들더니 요즘은 황소를 번쩍번쩍 들더라니까? 자, 자, 어서 들어가세나. 투리, 너도 이제 그만하고 들어오너라. ”


우포졸은 나보다 큰 초가집에 살았는데 투리 때문인지 옆에 초가집을 하나 더 지었더군. 우포졸 아내가 들어오더니 술상을 가져왔어. 전과 탁주를 차려놨는데 전은 부친 지 얼마 안 되었는지 뜨끈 뜨근했지. 초가집은 우포졸과 나만 있을 땐 괜찮았는데 간단히 씻고 들어온 투리와 우포졸 아내까지 들어서니 너무 좁아 보였어. 사실 투리가 워낙 덩치가 좋아서 혼자만 있어도 집 안이 가득 찬 것만 같았지.


“그래, 투리가 올해 몇이나 되었나? 어려 보이는데.”


우포졸이 흘긋 투리를 보더니 투리가 대답했어.


“이제 열둘 되었습니다.”


하마터면 입에 머금은 탁주를 뿜을 뻔했지. 잘 참았는데 대신 사례가 들려서 콜록거렸어. 나중에야 안 사실이지만 그때가 열둘이 아니라 열 살이었다더군. 너무 성장과 발육이 빠른 나머지 조금 높게 부르기로 했대. 우포졸이.


“이런, 여기 물 좀 마시게나. 놀랄 법도 하지. 우리 아이가 성장이 좀 빠르다네.”


“조금이 아니라 아주 빠르군. 이렇게 듬직한 아들 둬서 아주 좋겠습니다, 형수님.”


“그러 보고니 우리 아내를 소개를 안 시켜줬군. 여기 내 처일세. 나 때문에 고생이 많지. 여기는 이번에 포졸로 들어온 허언이라고 하네.”


“아닙니다, 서방님. 그런 말씀 마시어요. 여기 탁주 더 가져왔으니 적당히 드시고 피곤하시면 투리 옆에 이부자리도 깔아 뒀으니 주무시고 가세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리를 떴지. 옆 방에서 삯바느질을 하는 모양이었어. 우투리처럼 듬직한 아들을 먹이려면 포졸 녹봉으로는 부족했나 봐.


“자, 한 잔 더 드세. 우리 처가 전 부치는 솜씨는 마을 제일이야. 하하.”


그렇게 한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석 잔, 넉 잔 되는 데는 얼마 걸리지 않았어. 그렇게 마시다 보니 어느새 우투리 옆에 누워있더군. 목말라서 끙끙거리는데 우투리가 옆에서 물을 주더군. 몸을 살짝 일으켜서 단숨에 마셔버리곤 다시 뻗었지. 정신을 차려보니 우투리가 보이지 않았어. 찾으러 나설 생각은 없었지만 소피를 보러 문 밖을 나섰지. 새벽이 어스름하게 물러가는 가운데 우투리가 운동을 하고 있더군. 자기 덩치보다 더 큰 바위를 들었다가 내렸다가 하는데 햇볕에 땀이 비춰서 반짝거렸지. 아, 저게 예술적인 근육이구나 싶었어. 그때는 예술이 뭔지도 몰라서 표현할 수 있는 단어조차 몰랐지. 나무둥치에 누워서 바위를 가슴으로 당겼다가 하늘 위로 번쩍 드는데 한번 들 때마다 하늘이 들리는 것 같았어. 몇 번을 그렇게 바위를 들었다가 내리더니 바위를 옆에 살포지 내려놓더군. 그때 인기척을 느꼈나 봐. 우투리가 벌떡 일어나서 나에게 다가왔어. 나는 살짝 졸았지. 아니, 그런 모습을 보면 누구든 기가 죽었을 거야. 나처럼 오랫동안 경험 많이 쌓아온 사람도 기가 죽는데 말이야.


“기침하셨습니까? 일찍 나오셨군요. 제 아버지는 아직도 힘들어하시던데. 하하.”


나는 고개를 끄덕이다가 물었지.


“혹시 이걸 매일 아침에 하는가?”


“매일 아침은 아니고 오늘은 바위 들기, 내일은 산 뛰어오르기를 합니다. 하루씩 번갈아가면서 운동을 하죠. 그러면 몸도 건강해지고 기분도 상쾌하더군요.”


우투리는 씩 웃더니 다시 나무둥치에 누워서 바위를 번쩍 들어 올렸어. 한번 들어 올릴 때마다 우웅 하는 소리가 들렸지. 저게 장사라고 부르는구나 싶었어. 아기장수가 아니라 아기 장사인데 누가 실수로 잘못 쓴 게 아닐까 싶어. 광배근이야 날개로 착각할 정도로 훌륭하다니 그렇다고 치더라도 말이야.


하여튼 그게 우투리의 첫인상이었어. 근육질 날개가 달린 아기 장사, 우투리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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