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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도둑 Sep 09. 2024

수원시 팔달구 '널 담은 공간 화홍문점'

세줄 요약  

    커피와 디저트는 나쁘지 않다.  

    편지를 쓰면 일년 뒤의 내가 받는 재밌는 컨셉으로 글을 쓸 수 있다.  

    의자가 불편하다.  


짝궁과 행궁동에서 카페 투어를 하다가 종종 지나간 곳인데 편지를 쓰러 가자고 해서 방문했다. 의자들이 전부 등받이가 없어서 오래 앉아있기 힘들게 되어있다. 허리가 불편한 분에게는 비추.


공간은 하얀색으로 꾸며져 있는데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한쪽 벽면을 꽉 채운 편지들이다. 여기 있는 편지들이 전부 일년 뒤 주인을 찾아가겠지? 커플들이 많이 오는 것 같은데 과연 일년 동안 별 탈 없었을지 궁금할 따름이다. 편지를 쓰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여기서 편지를 쓴 걸 잊고 살다보면 어느샌가 과거의 내가 보낸 편지가 도착하겠지. 미래의 나는 어떨까.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할 따름이다. 가장 궁금한 것은 과연 이 카페가 그 때까지 운영을 할지 여부다. 그 전에 폐업하게 되면 내 편지는 사라지지 않을까?

커피는 적당히 쓰고 적당히 고소했다. 반면 비건 크로플은 꽤 고소하고 맛있었다. 흑임자와 잘 어울린달까. 요즘엔 왜 이렇게 달달한게 땡기는지 모르겠다. 토실토실해지는 뱃살이 슬플 따름. 편지를 쓰고 빨강 또는 파랑색 실링 왁스를 녹여서 봉투에 부었다. 스탬프로 살짝 누르니 뭔가 있어보인다. 부디 편지가 잘 도착하기를, 미래의 내가 행복하기를 빌었다.


편지를 쓰는 컨셉이 재밌는 카페다. 이런 곳이 있다고는 알고 있지만 실링 왁스 덕분인지 포장하는 작업이 재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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