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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로 Dec 27. 2020

2020년 플레이리스트 회고록

스물 넷의 스물 네가지 노래로 회고하기. 

  아무도 예상 못한 코로나로 인해 모든게 마비 되었고, 많은 사람들이 힘든게 보였다. 나만 생각하는, 대체 불가한 인재상이 과연 필요로 할까?에 대한 많은 의문점을 주었던 것 같고 한해 열심히 많은 사람들을 돌보려고 했던 것 같다. 주제 넘었던 행동일 수 있었을테고, 오지랖일수도 있겠지만.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더 가치 있는 사람이 되고 빛났으면 하는 한해를 보냈다. 올해의 내용은 내가 제일 많이 들었던 음악을 다시끔 곱씹으면서 그때의 감정을 적어나가볼 예정이다. 아래의 전체 플레이리스트를 듣고 싶다면 나의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로 오면 된다.  


1.IU(아이유) _ Palette(팔레트)

https://www.youtube.com/watch?v=d9IxdwEFk1c

취향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고민할 정도로 범주가 넓다. 내 주변 사람들의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 편인데,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취향이 정해지지 않은 채 다채롭게 융화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덕분에 편견없이 다양한 것들을 바라보게 되었고 취향이 아닌 것은 그냥 살짝 멀리하는 정도가 된 듯 하다. 그러다 보니 세상만사에 관심을 다양하게 갖게 되는 것 같고 좋은 것 같다. 다만 이제는 내가 최소한 싫어하는 것들 그리고 나 스스로에 대해선 어느정도 정리가 되었고 알게 된 순간인 것 같다. 내년이면 어느덧 스물 다섯인데, 20대의 절반에 나 스스로에 대해 어느정도 알아내었다는 것은 좋은 성취라고 생각한다. 


2.Red Velvet - Psycho

https://www.youtube.com/watch?v=uR8Mrt1IpXg

위의 글에 이어서 취향에 관하여. 올해 1월 즈음 일본으로 레드벨벳 콘서트를 다녀왔다. 코로나로 인해 그 콘서트가 2020년의 마지막 콘서트가 될 것이라곤 생각도 못했다. 우린 참 별나고 이상한 사이야 의 간드러지는 파트가 좋다. 겨울만 되면 레드벨벳의 벨벳틱한 분위기의 노래를 쭉 꺼내서 듣는데 사이코는 그 느낌의 정점을 찍는 느낌. 역대급 곡임에도 불구하고 콘서트로 해당 곡을 못들어서 너무 아쉽다. 아무튼 2022년 즈음에는 다시 콘서트에서 들을 수 있을까? 늦바람이 무섭다고 레드벨벳은 20대 초반시절 나에게 참 많은 위안이 된 존재가 되었고 여전히 멤버들의 인터뷰 한마디 한마디는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는 것 같다. 올해 이슈가 다소 있었지만, 사실 이슈와는 무관하게 그 사람이 걸어왔던 것들 노력했던 것들에 대한 비방하거나 깍아내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한 꼬투리를 잡히면 끝까지 물어 뜯으려는 우리나라의 종특같기도 하지만 말이다. 언젠간 동등한 위치에서 같이 식사하면서 대화하고 싶은게 꿈이고 30살 전까진 이 꿈을 내려놓고 싶지 않다.


3.IU -Love Poem

https://www.youtube.com/watch?v=kcx0a2OAhN0

나는 습관처럼 노래 가사를 곱씹으며 그때의 감정은 어떠하고, 또 노래 소개를 통해서 어떻게 이 노래들이 탄생 했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하는 편이다. 아이유라는 개인을 떠나서 러브 포엠 노래 설명 중 “인간의 이타성이란 그것마저도 이기적인 토대 위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홀로 고립되어 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힘든 일이다.”설명 자체가 나 스스로에게 많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부정해왔지만 늘 주변사람들에게 과할정도로 많은 관심을 갖고 챙기다보니 스스로가 이내 피곤해져 나가 떨어졌던 적이 많았던 것 같다. 나와 친한 누군가 나쁜 일을 당하면 내 가슴이 아릴 때가 있었고, 분노하다보면 스스로가 지치고 힘들어지는게 느껴졌다. 내 주변 불특정 다수에게 이런 감정을 느껴서 그런지 내가 그 이상의 관심이 없으면 적정 선을 유지한 채 깊숙하게 들어가지 않으려고 한다. 아니 들어가는 것 자체가 어려운 듯 하다. 아직 아이유만큼 불특정 다수에게, 혹여나 가까운 지인들에게 러브 포엠이라는 노래만큼의 따스함을 제공했는진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 주변사람들에게는 최소한 계속 이런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더 단단해지고 싶단 생각이 든다.


4.새소년 - 난춘

https://www.youtube.com/watch?v=KsznX5j2oQ0 

 “오늘을 살아내고 우리 내일로 가자” 이 가사만큼 나에게 위안이 되주는 가사는 아직 없는 듯 하다. 가장 힘든 순간에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노래다. 사실 잘 모르는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겉으로는 보이지 않더라도 스스로에 대한 강박이 너무 강해 늘 무너져왔다. 그런 무너짐은 4년간 반복해왔고 실수없이 살고자 노력을 많이 했는데 올해만큼은 쉽게 무너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던 것 같다. 물론 그 강박을 외면하기와 직면하기를 반복하면서 흔들렸던 변곡점이 너무 많았다. 그런 곡선 어딘가에는 자연스럽게 죽음에 대해서 생각하는 순간 역시 많았다. 개인적인 관점이야 자주 생각해왔지만, 올해는 어느날 갑자기 소중한 타인이 죽는 상황에서 내가 어떻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게 되었는데 정말 너무 고통스러운 상상이었다. 그 자리에서 죽어가는 과정 속에서 나는 타인에게 무슨 행동을 할 수 있을까 고민을 엄청해봤는데, 결국 답은 없는 것 같다. 그저 더 열심히 오늘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는 방법 말곤 없다고 느껴졌다. 하루하루를 좀 더 소중히 여기게 되었다.


5.BIBI - 비누

https://www.youtube.com/watch?v=f0jt7Q1sjqI

비비라는 가수에 대해 알게되고 노래를 듣는건 올해 가장 잘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웃기는 얘기같지만 사실 편견의 연속성에 대한 것들이라고 생각했다. 나쁜마음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는 것에 대해선 내가 살아오면서 형성하게 된 약점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자기방어적 습관 중 하나다. 이 사람이 나를 보고자 할 때 무엇을 원하고 왜 연락하는지, 또 무슨 목적인지 등등 누군가를 볼 때 항상 기본적인 편견을 달고 살아왔던 것 같고 그 속에서 조금이라도 힘들다 싶으면 버려진 관계들이 많았던 것 같다.

좀 악하게 바라보는 것 없이 그대로 보고 그 사람의 진짜 마음을 들여다 보고 싶은데 커뮤니케이션에 있어서 아직 나도 많이 서툰 것 같다. 작년이랑 올해랑 좀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람들의 목적성이 그래도 어느정도 보인다는 점과 그냥 단순히 나와 결을 동일시 하는 사람인지가 좀 그려져서 결만 비슷하다면 편견없이 사람들을 보고 대화하게 되는 듯 하다. 편한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 자체가 요즘같이 페북, 인스타로 사람들을 만나고 친구가 되는 시대에 굉장히 만들기 쉬우면서도 어려운 것 같다.


6.DPR Live - Out of Control

https://www.youtube.com/watch?v=smJ6yY54-Vs

부담감과 공허함에 대한 이야기. 그런 면에 있어서 DPR Live의 사랑 노래보다 요런 류의 노래를 굉장히 좋아하는 편이다. 노래를 느끼면서 아 결국 연예인들은 늘 이런 감정들을 느끼고 있겠지 싶고 공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런 감정선들은 상호보완적인 감정이라 적절히 배치되어 도움이 되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부담감에 있어선 굉장히 많이 줄어들었다. 사람들이 말하는 것처럼 두명이서 할 만한 일들도 그냥 혼자서 슥슥 해내는데, 아직은 좀 더 갈증이 크다. 욕심인가? 싶을정도로 계속 성장에 대한 욕구는 들끓고 그에 맞는 보상역시 바라고 있는 심리를 보면서 나는 멈출줄 모르는 성격인가 싶다. 다만 이렇게 부담갖고 일을 한다는 것 자체는 굉장한 성장을 유도해주는 것 같아 아직도 잘 쓰고 있는 감정인 것 같다. 반대로 나는 공허함을 되게 많이 느끼는 편이다. 성공과 성과와 무관하게 내가 이루었던 것들을 부정하는 순간이 많아졌고, 그게 내가 그대로 온전히 이루지 않았다는 생각이 늘 지배적으로 차지하게 되는 듯 하다. 내가 해왔던 노력들을 온전히 무시하는 행위인데, 익숙해졌는지 배제하고 싶어도 여전히 인정받지 못함에 대한 생각을 늘 품고 생활을 하게 된다. 결국 난 내 것을 해야 적성이 풀리는 것 같다. 내년에 무슨 계획을 하게될 지 몰라도 적어도 온전히 내 성과가 될 수 있는 창업 혹은 한 프로젝트를 리딩 해보고 싶다.


7.youra- 행복은 도피여야해 

https://www.youtube.com/watch?v=f6eSY66nXKg

유라의 노래 대부분은 몽환의 극을 달하는 노래들이 많아 좋다. 뭔가 취한 채 듣거나 밤산책을 다니면서 노래를 들으면 고민거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 평소에 행복에 대해 고민한다. 아직은 뭔가 행복하다라는 감정을 스스로는 느낄 순 없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늘 질문하게 된다. 언젠간 이 감정을 느끼겠지만 누군가와의 사랑이 대부분의 행복을 차지했던 것 같고. 미친듯이 소비를 해보기도 했고, 성취적으로도 뭔가 계속 해보려고 노력했지만, 결국 돌아온 것들은 대부분 그 이후 공허함이 당장의 행복감 보다 컸다. 행복할 수 있을까? 근원적인 질문들을 계속 던져보면서 잠시 도피하고 싶은 것인지 아니면 정말 이 감정을 느끼고 싶은지 생각하게 되었다.


8.Loona(츄) - Heart Attack

https://www.youtube.com/watch?v=BVVfMFS3mgc

뭐야 나 귀여운거 좋아했네…사실 밝음 그 자체의 에너지가 부담되는 편이었다. 이 사람은 왜 이렇게 밝을까? 좋은 것만 보고 살아서 그런가? 고민할 정도로 사실 그렇게 관심이 없기도 그런 유형의 사람은 취향도 아니었는데 츄가 그걸 하나의 취향으로 만들어버렸다. 요즘 계속 끊임없이 직캠 돌려보고 있는데 그 밝음, 열정, 귀여움 이 세가지가 전체적으로 공존이 되면 사람이 힐링?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웃기고 나도모르게 계속 웃게 되는 것 같다. 어딜가도 사랑받을 수 있는 해맑은 사람이 세상에 흔치 않아서 그런 것 같기도. 플레이리스트 보면 이런 밝은 노래와 어두운 노래들이 섞여 있어서 종종 집에 놀러오는 사람들이 날 이상하게 볼 때도 있는 것 같다. TMI 이긴 하지만, 이 친구와 같은 중학교 같은 동네에 살고 있다는걸 모두가 알고 있던 마당에 나 혼자 이제 알았다는 것도 어처구니 없다. 역시 덕계못이야


9.woo(우원재) - 함구(Zip)

https://www.youtube.com/watch?v=81Mzaa-hS_w

오만함 행동은 늘 조심해야한다고 생각해 어느 순간부터 말을 굉장히 줄이게 되었고, 경청을 더 많이하게 되었다. 나에 대한 이야기들도 잘 안하게 되는 듯 하고 최대한 감추며 살아왔다. 올해 경청을 좀 더 많이 하니 다양한 사람들이 처해있던 상황들을 마주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그 상황 속에서 진정 조언되는 이야기들을 좀 더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결국 과거의 나에게 누군가 해줬으면 좋을 법한 얘기들이 대부분이긴 하다. 그런 도움없이 지냈었기에 좀 더 나서서 도와주려는 게 강한 것 같고. 물론 이런 도움으로 인해 사람들이 진짜 도움이 되었는 지에 대해선 잘 모르겠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었을 수도 있고, 도움이 안되었을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늘 말을 내뱉고 후회할 때도 많았지만 아마 이런 행동조차하지 않은 채 내 이야기만 늘어 놓았다면 개인적인 성장이야 가능했겠지만, 상대방을 고려하고 얘기하는 능력은 많이 떨어졌을 것 같단 생각을 한다.   


10.백예린 -0415

https://www.youtube.com/watch?v=K9ivJTc1Ls4

연애와 무관하게 인간관계에 있어 종종 나를 모름에도 불구하고 아는 것처럼 행동하고, 말을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나 스스로 조차도 나를 잘 모르겠는데, 그렇게 나에 대한 판단을 내리고 행동하고 재면서 말하는 그런 행위가 상당히 불쾌하다. 사실 너무나도 많았던 것 같다 외면하고 살았을 뿐. 기대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나에 대한 기대를 직접 가진 채로 지내고 기대치에 못미치면 실망하고 연속됨이 반복되는데 나는 나인데 그거에 맞춰야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너무나도 많이 하게 되었다. 사실 작년은 나 스스로도 잘 몰라서 그냥 원하는 대로 맞춰주고 그대로 행동했던 순간들이 너무 많았다. 이제는 그런 기대감에 충족시킬 수 있도록 행동하는 것보단 좀 주체적으로 행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그런 기대를 원하는 관계에 있어선 그 관계를 종결시킬 것 같다. 내 종적들을 밟아가는 사람들도 많고 그걸 시기하는 사람들도 많지만 그냥 계속 내 주변에 남아있는 경우도 있는데, 나는 그런 사람들과 친구로 계속 지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11.TXT - We lost the summer 

https://www.youtube.com/watch?v=kwy0nR1_SBQ

빅히트는 정말 음악과 아티스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위로와 감동을 준다 이 미션과 가장 적합한 노래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느낌으로 너무 잘하는 것 같다. 코로나로 인해 다 잃어버린 느낌을 어쩜 이렇게 잘 녹여냈을까? 10대 향으로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순간 순간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깨닫게 된다. 2월에 갔던 여행이 마지막 여행이 되어버렸고, 그 이후 카페가서 책을 읽거나 작업을 못한지도 너무 오래되었다. 덕분에 돈은 굳었다고 생각했으나 ㅋㅋ 그 외적인걸로 빠져나가게 되었다. 무튼 코로나 초반까지만 했어도 전례없는 재택근무나 카페들이 전부 닫아서 내가 더이상 뭘 할 수 없는 지경이되어서 답답하고 우울했다. 금방 끝날거라고 생각했지만, 이제 거진 1년이 지나가고 있고 나 역시 어느정도 적응하게 되어버렸다. 그 이후 상황을 마주할 때 괜찮을지가 더 의문. 뭔가 말을 잘 못하다 보니까 텍스트 커뮤니케이션이 훨씬 늘었고, 사람들을 거의 잘 못만나서 말재간이 줄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늘 지쳐서 나가떨어질 때 그냥 쉬는 용도로 집이라는 공간을 써왔는데 좀 더 편하게 마주하게 될 수 있는 것 같았고 이번에 이사하면서 요리라는 새로운 취미생활도 생겼다. 내년에도 비슷할 것 같아서 홈카페나 온라인 요리 클래스 수강하면서 더 심도있게 배워보려고 한다.


12.BoA- Better

https://www.youtube.com/watch?v=fOxl2OIOVII

보아는 수십 년이 지나도 기억될만한 존재, 그냥 이런 저런 사람이 아닌 유일한 존재다. 제2의 무언가도 없고, 그저 보아 그 자체로 인정을 받았다. 뮤직비디오 씬 중에 보아의 허벅지가 강조되는 안무와 의상 파트가 있는데 정말 강렬하다 못해 압도하는 느낌이다. 그 사람의 노력이 온전히 느껴졌는데, 난 이렇게 보여주는 것 자체가 무서운 기량이라고 생각한다. 존경스럽고, 본받고 싶다. 더더욱 치열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올해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했고 앞으로도 질문하겠지만, 비교대상이 떠오르지 않을만큼 온전히 나로서의 가치를 그대로 보여줄 수 있는가? 타인에게 유무형의 형태 불문하고 특정 분야에 있어 압도적인 퍼포먼스와 실력을 장기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가? 그만큼 꾸준히 스스로를 가꾸고 노력할 수 있는가? 자기를 엄격하게 대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에 대한 물음을 던질 것 같다. 올해 느꼈던 점 몇가지는, 제네럴리스트로서 수행할 수 있는 것들은 모두 수행을 해보았고 일의 어려움과 쉬움 그리고 각 직무에 대한 것들을 이해했다. 사실 그 이해의 과정도 어려웠지만 전과와 사이드로 많이 극복했던 것 같다. 이제는 이해를 개인의 기량으로 뽐내야하는데 준비는 어느정도 갖춰진 듯 하고 이제는 하나하나 더 날카롭게 다듬어볼 예정이다. 하나씩 하나씩 급한 템포감 없이 지금처럼만 해도 내년의 나는 작년보단 더 나은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이렇게 계속 하다보면 누군가 따라올 수 없는 존재의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13.Odd Child - 섬

https://www.youtube.com/watch?v=MYq4HMAvfdg

여름과 여행을 생각하며 듣는 노래다. 아무생각이 없어도 종종 딜레마에 빠지기도, 두려움에 빠지기도 한다. 정처없이 떠돌고 싶고, 다른 팀 가고 싶은 생각, 이직하고 싶은 생각은 늘 내재되어 있는 것 같다. 여행 다니는게 막혀서 그런가? 환기가 최근에는 잘 안되는 느낌을 받긴 했다. 그게 내가 회사를 얼만큼 좋아하느냐와 상관없이 특정 시점에 시상 떠오르듯 떠올리게 되고 지금의 이 안정감이 당장 나에게 필요하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듯 하다. 이런걸 보통 나는 자극이 되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해소를 했었는데 그마저도 막혀있으니 답답함을 느끼나보다. 항상 보던 내가 아는 사람으로부터는 엄청난 자극을 느낀다긴 보단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그들의 역량을 발굴하거나 이를 최대치로 끌어주는 정도의 역할만 되고 있는데, 그게 아닌 좀 다른 분야의 뛰어난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심이 가득한 것 같다. 


14.esens-flight 

https://www.youtube.com/watch?v=Guul8Df7HfU 

공감되고 싶지 않은, 그런 상황을 도피하고 싶은 곡이 있다. 이센스의 노래 대부분이 그런 노래가 많은데 올해 공감이 많이 갔던 노래. 야 내가 많이 변했냐?라는 도입부 부터 먹먹해진다. 사실 어릴적부터 알고 지냈던 오랜 친구들과의 연락이 많이 끊겼고, 다시 보려고 해도 이제는 대화하는 것 조차 보기 좀 어색한 느낌이 감돌고 있어 정말 극소수 밖에 보질 못한다. 아니 볼 수 있을까? 싶다. 서로가 서로의 무언가에 어색해하는 상황이 어렵고 나는 그런 친구들을, 한때 순수함으로 친했던 친구들과 다시 친해지는게 너무나도 어렵다. 사회생활을 일찍해서 그렇게 된 것도 있지만 늘 경계가 우선시 되었고 그게 순수하게 좋아했던 친구들한테도 적용되고 엮이니 고통스러운 것 같다. 상대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더라도 스스로가 그렇게 생각하는게 역겨운 순간들이 많이 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그냥 환기를 위해 담배 한대 피우거나 술을 마시고 잠에 들었다. 아직은 마주하기 무섭고, 사실 마주하지 않아도 되는 감정이지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는 모습이 신기해 기록해두려고 한다. 


15.오마이걸 - Dolphin

https://www.youtube.com/watch?v=4JJFrjkRxm 

단순하게 내가 정말 노동요처럼 잘 들었던 노래 중 하나. 집중력이 오르다가 어느순간 오마이걸 입덕부정기를 겪게 만들어준 노래다. 퀸덤 한창 했을 때 안챙겨보다가 좀 뒤늦게 유튜브 클립으로 접하게 되었는데 멤버들 하나하나 너무 밝고, 노래도 잘하고, 안무 동선도 깔끔해서 전반적으로 균형 잘 유지하는 그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면서 확실히 나는 무대와 일상생활이 다른 그런 소위말해 갭모에가 뚜렷한 사람들을 진짜 좋아하는 것 같다.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다...��또�물보라를�일으켜�� ..다..�..다..�..다..�..다...�...다다다..�.


16.DPR Cream -Billboard uwu

https://www.youtube.com/watch?v=k6mtj54BwO8

노래의 취향이 다양하다는 얘기를 듣는데, 좋아하는 노래가 생기면 그 가수의 전집을 대부분 듣게되는 습관도 있고 인디,힙합,팝송,밴드 등 골고루 좋아하는 것 같다. 가수에 꽂히는 타입이라 그런가. 평소에 노래를 수집할 때 유튜브에서 다양한 플레이리스트를 듣다가 본능적으로 이 노래 좋다 하면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로 옮기는 과정을 거친다. 이런 구조가 편한데, DPR이라는 크루 전체의 노래가 내 플레이리스트에 있기도 하고 멤버 하나하나 크게 문제가 아직까진 없어서 좋아하는 편.여전히 일하거나 집중할 때 전집을 다 통째로 듣는 편이다. 계속 반복해서 들어도 안질리는데, 2020년 DPR Archive 앨범 중 이 노래가 아무 생각 없이 산책할 때 노래 안에서 내가 다양한 감정들을 느꼈던 것 같아서 추가했다. 주된 고민이라 할것도 없이 다양하게 성공과 성취는 어떻게 해내는 것인가, 사랑은 무엇인가, 우울을 어떻게 이겨낼 수 있는가 등등… 그런 순간마다 조용히 생각을 곱씹을 수 있는 곡이었다. 평소에도 비트메이커의 가사없는 음악 혹은 인서트 곡을 많이 듣는 편인데 그 중 제일 좋았던 노래였던 것 같다. 앞으로도 나에게 다양한 생각거리를 정리할 수 있게 도와줄 것 같아서 말이다.


17.Cosmic Boy - Can I Love?

https://www.youtube.com/watch?v=HmKgFJGn46Q

결핍은 무섭다. 사람으로부터 온전한 사랑을 받지 못해왔음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낯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고 채울 수 있을까. 가족도 온전히 못한 것들을. 그래서 두렵다 내가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사랑 받는 것 자체가.  나는 늘 어떤 사람이 되었으면 하고, 누군가에게 어떻게 기억되고 싶은지를 마음 한켠 속에 품고 산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좀 더 집중하게 되지만 역설적으로 사람에 대한 기대를 하지 않게 된다. 그 사람이 나에게 무언가를 돌려주길 바라지 않게 되는 듯 하다. 상대방이 나에 대한 기대감을 바라면서 정작 나는 그 사람한테 기대감조차 없이 산다는게 참 아이러니 한 것 같지만 말이다. 결국 사랑 받고 싶은 결핍을 채우려고, 그러면서 동시에 상처받지 않으려고 기대하지 않음은 뭔가 한참 잘못된 것 같다. 최소한의 방어 영역이 잘못 돌아가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덕분에 늘 부족하다고 생각하고 지금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된 것 같은데 과한 생각은 결국 사람을 불안으로 이끈다. 

늘 이런 과정 속에서 생활을 하다보니 미치도록 가볍게 생각하는 행동이 싫고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계속 나아지고 있고 나도 이런 생각을 좀 덜하려고 노력해보려고 한다. 편한관계 솔직한 관계 본능적인 관계를 쌓아가야할 것 같다.

 

18.헤이즈 1/1440 

https://www.youtube.com/watch?v=oSnMgQoY5TM

헤이즈의 수록곡 중 이 노래는 피어오르는 사랑의 감정을 다루는 느낌이다. 본능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그 감정이 점점 무르익고 이에 지배되는 느낌을 노래를 통해 깨달았다. 나는 매번 연애를 할 때와 헤어졌을 때 상처가 각각 다른 감정이었던 것 같다. 이런 감정들은 기록하고 깨달을 수 있는데 그 연애를 시작하기의 이전에 대한 감정이 차오르는 과정은 너무 낯설고 다루기 어려운 것이 느껴진다. 좋아하는 것도 사실 보통같은 감정으론 쉽게 빠지지 않을 뿐더러, 그냥 본능에 맡기는 편이고 어떻게 상대방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지게 하는지도 잘 모르겠다. 아무튼 예전의 나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점을 꼽으라면 예전엔 헤어지는 순간을 못잊고 과거의 관계를 계속 개선하려고 붙들고 간절히 매달렸지만, 지금은 잘못한 부분은 고치고 심적으로 많이 힘들거나 지치면 아예 놓아버리게 되는 듯 하다. 아직까진 행복한 연애가 무엇인지 알 수 없는 것 같다. 표본이 적은 것도 있지만 그냥 내 스스로 설레임은 무엇이고, 어떠한 사람과 잘 맞고, 어떻게 이런 사랑이라는 감정을 아는지 모른다. 설상가상으로 내 스스로 방어기제가 가득한 마음의 벽이 너무 크게 서 있는데 누가 무너뜨릴 수 있을까 싶다. 이런 스스로를 볼 때 고통스럽다. 감정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사람들이 너무 부럽고 멋져보인다. 그래도 올해는 이걸 조금 깨보려고 많은 시도를 한 것 같다.


19.미노이 - 너답기기안 (너의 답장을 기다리다가 기분이 안좋아졌어). 

https://www.youtube.com/watch?v=7mnYMs--ALk

짝사랑이라는 감정을 잘 못느끼는데, 그 감정임을 확인했을 때 딱 이 노래가 떠올랐다. 답장을 기다리다가 느끼는 답답함이나 감정변화를 처음 느껴보았다. 올해 내가 생각보다 섬세하고 예민한 사람이라는 걸 느꼈다. 다만 이런 감각들이 사랑에 대한 감정보단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잘 살피는 편으로 예민이 부각되었다. 이성의 경우에도 누군가 먼저 다가와줘야 나의 마음의 문을 열고 그런 과정에 있어서 형성되는 안정적인 관계 속에서 연애라는 감정이 피오르는데 공교롭게도 짝사랑을 그걸 허락하지 않는다는 걸 느꼈다. 생각이 많아서 그런진 몰라도 많이 불안하고 고통스러웠다. 다들 자연스럽게 겪는 감정인데, 스스로에 대한 불확신으로 이성의 상대보단 다른 사람들이 나를 동일하게 보는 그저 친구 같은 사람으로 남게 될까봐 불안해 했다. 웃긴건 그런거에 대해 하나도 표현하지 않았음에도 속으론 이렇게 앓고 있는 것도, 뭔가 좋아하는 티를 쉽게 못내는 것도 결국 개인에 대한 방어기제가 완강해서 그런거 같다. 그리고 상대방은 이런 걸로 인해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을 테니 더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 같다. 왜 이렇게 이기적으로 생각할 수 없는 걸까? 싶다가도 이게 맞다고 생각한다. 내 몸속엔 하나하나 바늘처럼 몸속에 꽂히더라도 상대방에게 그런 기분을 느끼게 하진 않을테니 말이다. 감정은 참 어렵다.


20.빈지노 - Fashion Hoarder

https://www.youtube.com/watch?v=LBHVOiw274A

올해 여름부터 슬슬 좀 여유가 생긴 것 같고, 더군다나 관련해서 조사했던 게 있다보니 재밌게 리서치하면서 스스로를 조금씩 조금씩 꾸미기 시작했다. 평소에 옷도 거의 안사고, 정말 오래 입는 편이었는데 스스로를 브랜딩하면서 느꼈던건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를 찾는 일이었던 것 같다. 아직은 뭐가 잘 어울린다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가능한 선에서 최대한 많이 시도해보려고 한다. 일단 하나씩 찾아가고 있지만 메종키츠네, 마르지엘라 계열을 좋아하는건 확실한 듯 하다. 관련해서 발란, 트렌비, 크림, 한스타일, 필웨이, 머스트 잇 등 모든걸 써봤지만 썩 만족스러운 경험은 못해서 이것도 한번 정리해야겠다. 커머스는 왜 항상 이리도 복잡하고 불편한 UX가 많은지 모르겠다.


21.CIKI - 사이

https://www.youtube.com/watch?v=1wBEzCOZ0RQ

나는 사람들을 만나기 전 늘 이 노래처럼 되게 설레기도, 실망하기도 하는 것 같다. 뭔가 마냥 사랑에 대한 이야기보단 관계에 대한 이야기로 해석하면서 듣게 된 노래. 서로에 대해 알게되고 관계를 형성하고, 그러다가 아닌 사람들을 정리되고 그런 느낌. 사람들을 보고 싶다. 만나고 싶다. 코로나가 좀 완화되었을 때마다 거의 매일 약속이 있을 정도로 꽉꽉 채워서 틈틈이 봐왔지만 이제는 너무 심각해져서 그러지 못한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아쉽다. 내년에는 부디 그럴 수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또 새로운 관계가 꽃 피었으면 좋겠다. 


22.아이즈원 - 파노라마

https://www.youtube.com/watch?v=G8GaQdW2wHc

말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멤버들의 노력들 그리고 이야기가의 종결을 마치는게 완벽했다. 앨범도, 노래도, 각자 멤버들이 빛나는 순간 모든게. 사실 오디션 프로그램을 별로 안좋아하면서도 이렇게 멤버들이 성장하는 모습들을 보고 그게 기록되는 걸 보면 괜히 가슴이 두근거린다. 특히 아이즈원은 꽃을 형상화하면서 부드럽고 박력있는 안무가 되게 하나의 뮤지컬을 보는 듯한 느낌을 많이 준다. 뭔가 내년부터 본격 20대의 중반이 시작된다고 시작하니 이제 마지막 목표를 향해, 그리고 그 목표를 위해 달려갈 것 같다. 올해는 인격적으로; 내적으로 성장한 만큼 내년엔 아웃풋이 한가득한 한해를 보내보려고 한다. 좀 더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하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그런 환경 속에서 폭발적인 무언가를 만들어볼 것이다.


23.Day6 - Sweet Chaos

https://www.youtube.com/watch?v=CWUGikRxGQs

최근에 빠지게 되었지만, 작업 노동요2로 많이 쓰고 있다. 개인적인 이유긴 하지만 스스로 프로덕트를 기획함에 있어서 누군가 내가 만든 서비스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이 바뀌고 없이는 돌아가지 않는 그런 상황들이 기대되는 상상을 되게 많이 한다. 아마 실제로 그런 앱을 만들면 이런 전율이 느껴지지 않을까 싶다. 내 소속이 어디가 되었던 간에 주도적으로 만들어 낸 결과물이 업계에 혹은 내부에 달콤한 파장을 일으킬 수 있으면 좋겠다.  


24.Fisherman Doom 

https://youtu.be/9sCRKI7oyaY?t=219

내 이름은 서로 빛남을 뜻한다. 5년 만에 이름에 대한 정의를 내릴 수 있게 되었고 이름 값을 하는 사람이 되기로 생각했다. 그리고 Halo 헤일로라는 영어이름을 지어주었다. 포트폴리오 역시 이제 오탈자 작업 그리고 개선안까지 끝냈다. Halo Effect. 내 이름처럼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조직이 더 가치 있는 조직이 되고 구성원 개개인이 서로 빛났으면 한다. 이런 이상적인 워딩이 내 포트폴리오의 시작이다. 지금까지는 그러한 과정들을 응축하여 때론 이성적으로 때론 이상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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