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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일로 Aug 30. 2020

The Next Small Thing - 2부

2020 Snap Partner Summit  - 서드파티 생태계

  이전에 다뤘던 아티클은 스냅챗의 기획적 방향성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스냅은 상장 직후부터 18년도까지 오너 리스크라고 매일 언급되었을 정도로 문제가 많았고, 리디자인은 유저들의 반감을 샀으며, 신규 기능이 출시되면 페이스북이 곧바로 3개월 내외로 베끼는 등 다양한 위기를 겪어왔다. 이후 스냅의 CEO 에반 스피겔은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고 지난 18년도 후반부터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이루어졌다이번 아티클에선 스냅챗이 서드파티와 생태계를 어떤 형태로 확장시켜나갔는지에 대해 다루어보고자 한다.


[Snap Kit]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스냅챗이 리스크라고 불렸을 때 했던 실수 중 하나는 리더십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AR 렌즈 에셋을 회사 내에서 독자적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유명했던 무지개 토 필터, 아기 얼굴 필터 등등 잠깐은 트렌드가 되고 반짝이지만 금방 꺼지는데, 인하우스에선 이러한 히트작을 내는 데에는 분명히 한계점이 있다. 유저들을 끊임없이 이해하고 점점 많아지고 다양해지는 모수에 맞춰서 개발해나가는 것은 아마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렇게 된다면 인하우스와 관련된 이슈는 비단 렌즈뿐만 아니라 미디어 콘텐츠, 서드파티 앱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러한 문제를 파악했는지, 스냅은 2017년 말에 Lens Studio를 개발하여 누구든 AR 렌즈를 만들 수 있게 지원하기 시작했고 나아가 18년도 초에는 스냅의 기능 전반을 활용할 수 있는 Snap Kit를 첫 릴리즈 했다. 지금까지는 성과에 대한 큰 언급이 없었으나 이번 스냅 파트너스 서밋 2020을 통해 발표했다. 대표 사례로 삼성 디바이스 기본 키보드에 Bitmoji Kit를 활용하여 갤럭시 휴대폰 기본 탑재할 수 있도록 돕고, Soundcloud에는 Story Kit을 통해 지금 듣는 중인 음악 스냅 스토리에 게시할 수 있게, 그룹 영상 채팅 서비스 Squad에는 Creative Kit을 통해 다 같이 재밌는 영상 보면서 동시에 내 얼굴은 다양한 스냅의 필터 적용 가능하도록 만들어놓았다.

  이런 요소들이 성공궤도에 올랐는지 스냅은 테스트를 위한 샘플 앱을 제외하곤 대부분 가이드라인과 선례를 만드는 데에 집중하기 시작했고, 초기에 들어오는 파트너사를 몹시 우대해주고 있다. 이번에 신규 추가된  Mini Kit, Dynamic Lenses, Camera Kit 역시 각각 Headspace(명상 앱), Houseparty(그룹 영상채팅 앱), Triller(숏폼 비디오 앱) 등과 함께 작업을 했다. 다이내믹 렌즈를 예시로 들었을 때, 위의 이미지처럼 스냅챗 내에서 스토리를 위로 스와이프 하면 바로 스토리를 올린 사람이 개설한 Houseparty 앱으로 이동할 수 있는 익스텐션을 제공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영리한 전략인데, 스냅은 기본적으로 내부 기능에 대한 인지를 하고 서비스를 살펴보면서 안으로 넣을 수 있는 가벼운 앱들은 mini-app 형식으로 넣어 앱 자체의 체류시간 및 연계점을 찾았고, 무겁고 스냅이 감당하지 못할 앱들은 밖으로 내보내 주는 "수단"을 만들어줌으로써 이들도 들어올 수 있도록 개방해두었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스냅은 내부 서비스 신규 기능 역시 꾸준히 선보이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이번에 릴리즈 된 기능 중 하나는 슛폼 서비스를 인지한 음원 연동 기능이다. 위의 UI와 같이 음원을 스토리에 올릴 때 같이 넣어서 공유할 수 있고, 스토리에서 스와이프 업하면 다양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에서 감상할 수 있게 이동을 돕는다고 한다. 현재 유니버설 뮤직 그룹, 워너뮤직 그룹 등등의 큰 음원 유통사와의 제휴를 마친 상태고 영미권 국가에서만 우선 릴리즈가 된다. 위의 기능 자체적으로는 "친구 간 공유"가 메인이라고 얘기했지만, 틱톡처럼 음원 기반의 챌린지 역시 스냅챗 내에서 만들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기능들이 추가되면서 스냅 키트를 활용한 앱 개발사도 다양한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는데, 대표적으로는 Camera Kit이 연동되어 있는 슛폼 비디오 앱 Triller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스냅챗에서 다양한 콘텐츠 제작했을 때 원하는 렌즈를 불러올 수도 있게 했고, 아예 스냅에서 촬영한 콘텐츠를 그대로 Triller에 업로드할 수 있다고 한다.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이지만 비단 스냅이 숏폼을 적대하기 위해 직접 나서지 않아도 서드파티에서 위와 같은 기능들을 올릴 수만 있게 해도 충분히 큰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고, Triller는 이를 통해 반사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Bitmoji for Games] 

  작년 2019 파트너스 서밋에서 스냅챗은 SNAP Games라는 신규 서비스를 선보였다. 요약하자면, 인스톨이 필요 없는 모바일 게임 서비스를 표방했으며 Bitmoji Party, Bitmoji Tennis 등의 실험적인 서비스를 출시했었었다. 이전 아티클에서도 다루었듯이 결과적으로 이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스냅챗은 이를 통해 Zynga 같은 대형 모바일 게임 퍼블리싱 업체 + 자사에서 엑셀러레이팅을 받고 있는 인디게임 제작사들의 체류시간 확보의 공간과 테스트베드의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Bitmoji 역시 또 하나의 기회를 엿볼 수 있게 되었다.


  필자가 현재 유사 서비스에 몸을 담고 있어서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스냅챗의 아바타 전략은 가히 훌륭할 정도로 자연스럽게 확장해나가고 있다. 지난 2016년 이들은 개인 2D 아바타 서비스 Bitmoji의 개발사인 Bitstraps를 1000억이 웃도는 가격에 인수했고 현재까지 스냅챗의 다양한 곳에서 확인할 수 있다.  (주로 개인 프로필 이미지를 대체하거나 Snap Maps에 종종 등장해왔다) 다만 그 당시 여론은 "셀럽들이 한두 번 이용한 것으로 앱스토어 상위권에 올라 지나치게 밸류에이션이 높게 인수되었다"라는 평이 다분했다.


  그 후 점점 기본을 다하면서 동시에 Bitmoji는 3D로 발전해나갈 준비를 해왔다. 17년도엔 AR 렌즈를 통해 3D 기반의 비트 모지를 처음 선보였으며 이는 스냅챗이 VR산업으로 진출해 버추얼 월드를 만들 것인가?라는 여론을 형성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렌즈 역시 아기 필터와 비슷하게 잠깐의 재미 정도, 스냅에서는 신기한 실험을 한다 정도로 마무리가 되었었다. 그랬던 스냅챗이 19년도에 비트 모지를 기반으로 한 미니앱을 릴리즈 한 순간부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 


 비트 모지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미니게임은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스냅에서는 이러한 성공에 취하지 않고 아예 콘솔게임 개발자를 위한 캐릭터 익스텐션을 공개했다. 스냅으로 로그인하기 만으로 다양한 게임에서 3D 비트 모지 아바타가 자동으로 불러와지고 플레이가 가능해졌단 뜻이다. 



  이게 얼마나 큰 파급효과를 가져다주냐면 보통 콘솔게임업체가 직접 더미 아바타를 만드는 경우가 있지만, 다른 콘솔 게임으로는 확장이 불가한 한계가 있었다 (대표적으로 닌텐도의 Mii를 예시로 들 수 있다). 큰 회사는 이렇게 직접 만들어보는 시도라도 해볼 수 있지만 규모가 작은 인디게임 개발사의 경우엔 한정된 예산으로 진행이 안 되는 경우도 있어 꿈과 같은 이야기다. 그래서 대부분 Unity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본 아바타 셋을 사용하고 이렇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거둔 게 Roblox와 Minecraft가 있다. 그러나 만약 소셜 플랫폼 사업자가 진입하게 된다면 이젠 누구나 기본 이상의 아바타를 사용할 수 있게 되었고 평균 이상의 캐릭터 퀄리티가 저예산으로 나올 수 있게 되었다. 

 

  인디게임회사는 캐릭터 커스텀을 위한 인력 소모를 최소화할 수 있고 비트 모지를 사용하면서 이들이 제휴한 브랜드의 에셋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이를테면 비트 모지가 구찌와 제휴했을 경우, 비트 모지 캐릭터가 들어갈 예정인 게임 내에서도 그 의류를 입은 캐릭터를 로딩할 수 있게 되니 별도의 제휴가 필요 없어질 것이다. (물론 이는 스냅과 구찌 간의 계약을 긴밀하게 작성하긴 해야겠지만 이론상으론 가능하단 이야기다.) 


Bitmoji for Games에 적용될 예정인 3D 아바타


그렇다면 스냅챗에겐 이런 익스텐션이 어떤 이득을 가져다줄 수 있을까? 

  비트 모지 아바타는 스냅이 인수한 이후 스냅챗을 통해 굉장히 많은 수혜를 받았으며, 이제 다음 포지셔닝을 꿰차야 할 텐데 Bitmoji for Games는 그 이상의 파급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게 되었다. 이들은 미니게임을 상당히 많이 즐기는 동남아 같이 아직 스냅챗이 제대로 진출하지 못한 다른 국가에서 스냅챗의 신규 유저 유치를 도울 수도 있고, 인디게임 개발자들을 스냅의 생태계 안으로 유인할 수 있는 요인을 만들어 놓았다. 또한 브랜드 파급효과 역시 점점 커지다 보니까 제휴 에셋에 대한 컬래버레이션 역시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브랜드에게도 굉장히 큰 광고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모두가 갈망하는 MZ세대들에게 말이다.



[스냅챗의 서드파티]

앱스토어 1위를 달성하고 2천만 명이 사용한 YOLO App

  인스타그램의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페이스북의 데이팅 피쳐는 어디서 비롯된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모르겠지만, Snap이 위와 같은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해 앱스토어 상위권에 찍고 나서야 뒤늦게 릴리스한 피쳐다. 앞서 언급한 비트 모지 사례와 같이 서드파티 지원에 대한 스냅챗의 전략이 과연 괜찮을까? 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은 돈이 안 되는 것은 사실이다 보니. 그러나 이들이 Snap Kit에서 릴리즈 한 것 중에 Login Kit을 제공하는데 이를 활용해 론칭된 서비스의 결과물을 본다면 전혀 다르게 생각할 것이다. 사실 기획적으론 틴더, 인스타그램 등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대부분 20대의 개발자들로 구성되어 해당 앱을 만들었단 것도 인상적이었고(젊은 개발자로 이루어진 생태계), 스냅은 교묘하게 미성년자 이슈가 될법한 요소가 담긴 서비스를 우회할 수 있게 된 점도 인상적이었다.


Snapchat을 기반으로 한 Tinder 같은 서비스 Hoop

   스냅챗 베이스의 YOLO, Fam, Wizz, Swiping Wink, LMK, Lemon, Z, Hoop, Yubo 등 굉장히 다양한 앱들이 릴리즈가 되었는데, 지금까지 스냅 로그인 키트를 통해 800개 이상의 앱 연동이 완료되었고, 1억 4천 MAU가 발생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Snapchat 기반의 20개 이상의 앱 서비스가 앱스토어 전체 순위 100위 안에 기록된다.  프로덕트를 기획하는 사람 입장으로 신기한 건 Login with Facebook 같이 흔히 사용되는 로그인 API랑 다르게 Login with Snapchat 하나가 붙었다고 지표가 20%나 성장했고, 20개 이상의 앱이 앱 스토어 오가닉으로 전체 1위~100위를 달성하는 것 자체는 흔하진 않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친구를 기반으로 한 소셜 서비스인 스냅챗이기에 레퍼럴이 제일 크고 이 정도의 임팩트를 미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을 한다. 이번 아티클은 여기까지이며 마지막 아티클에선 스냅챗의 기술적 성숙도에 대해 알아볼 예정이다.



[맺으며]

 스냅의 성공요인은 바로 이 회사를 지지하고 믿어주었던 고객의 충성도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스냅챗에 연결되어 있고, 즐길거리가 충분히 갖춰졌으며, 커뮤니티가 조성이 된 상태에선 딱히 플랫폼을 이탈할 이유가 없게 되었다. 더불어 서드파티 앱을 통해 스냅챗이 못했던 부분들을 대신 만들어 해결해주니 이러한 것들이 합쳐지면서 점점 플랫폼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경쟁사인 페이스북은 끊임없이 정치적/광고성 등에 대한 피로도를 제공했고, 부모님들이 지켜본다는 인식을 떨칠 수 없게 되다 보니 스냅은 MZ세대만을 위한 청정지대가 되었고 스냅은 위와 같은 상황에 맞춰 대응해내고 있다. 


  보통 인턴 혹은 학부생들이 늘 창업, 혹은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했을 때 상세한 계획 없이 "플랫폼 같은 서비스를 만들고자 한다" 를 강조하곤 한다. 사실 플랫폼이라는 단어가 얼마나 무겁고 형성하기 어려운지에 대해선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얘기를 쉽게 한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관점에선 사람들을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오랫동안 순환이 가능한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 역시 몹시 중요하다. 스냅챗 역시 11년도에 첫 앱을 릴리스하고 9년이 지나서야 비로소 "플랫폼 같은: 서비스에 가까워지고 있다. 여전히 진정 플랫폼이 되기 위해선 고려해야 할 요소들이 많으니 이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것들을 끊임없이 선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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