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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남이 Nov 20. 2024

출간 전 알았다면 좋았을 이야기(4)

출간은 스토리텔링이다.

  나의 인생 첫 책「엄마도 아빠도 육아휴직 중」은 카카오 브런치를 통해 처음 소개되었다. 애초부터 출간이 목표였던지라 책의 모습을 흉내 내고자 목차를 만들었고 각 장으로 나누어 소제목까지 만들어내며 브런치에 하나둘 연재했다. 그 간의 독자들의 반응 등을 종합해 결국 종이책이라는 결과물까지 만들어낸 걸 보면 이는 올해 내가 계획한 일 중 가장 보람되고 신명 나게 집중했던 일이 아닐까 싶다.



  글쓰기에 뛰어난 솜씨가 있는 것도 아니고  학원이나 학교에서 글을 제대로 배워본 적조차 없지만 그래도 뭔가를 기록할 때는 집중했고 그 시간만큼은 다른 잡념 없이 글에 매진할 수 있었기에 나만이 가진 특별함이 내 원고에 뭍어 나오리라 항상 자부했다. 우리는 그 어느 누구도 흉내 낼 수 없는 본인만의 인생을 살아왔으니 말이다.



  책을 맨 처음 기획할 당시로 되돌아가본다. 책의 제목을 정하고 목차를 구성하며 내가 생각한 소제목을 하나씩 적어갈 때마다 '와. 이 제목은 대박인데?'라는 대단한 착각을 하곤 했다. 실제로 브런치북에서 꽤 괜찮은 조회수를 기록한 에피소드도 몇몇 있었으니 당시의 나는 그렇게 생각할 법도 했다. '책 출간을 위한 내 원고는 이미 다 완성되었고, 이제 조금 다듬어 출판만 하면 된다.'라는 자만에 빠져있던 시기랄까? 그렇게 당차게 제출한 나의 원고를 출판사에서는 어떻게 바라봤을까?



  여러분이 생각할 때 출간을 위해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 보다 정확히 말하면 출판사에서 당신의 원고를 선택해야 하는 이유 말이다. 유명인 이어야 할까? 진솔한 이야기가 담긴 원고가 필요할까? 아니면 독자들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강력한 문장이 필요할까? 모두 다 정답일 수 있으나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출판사의 구미를 당기기 위해서는 '스토리텔링'이라는 것 또한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사건, 이야기를 통해 전개하는 것'을 우리는 스토리텔링이라 부른다. 내가 처음 출간을 기획하면서 간과했던 부분이 바로 이 '스토리텔링'이었다. 나의 인생 첫 책「엄마도 아빠도 육아휴직 중」의 최초 안이었던 브런치북「부부 모두 육아휴직해도 괜찮아」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당시 내가 잇달아 연재한 에피소드들은 개별적으로 봤을 때는 굉장히 흥미로워 보이는 이야기들이나 실제 책을 구성하기 위해 한데 뭉쳐놓았을 때는 뭔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렇게 되면 목차들이 서로 뒤섞이게 되며 책이 산만스럽고 결정적으로 독자들의 시선이 이탈하게 된다.



  출판사에서는 이 부분을 내게 수차례 지적했다. 고유의 이야기는 흥미로울 수 있으나 책을 전개하는 입장에서 봤을 때는 흐트러짐이 보인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전면을 수정을 하는 데에는 내 능력이 닿지 않아 목차의 일부 순서를 바꾸거나 이목을 끌만한 소제목으로 바꾸는데 그치긴 했지만 이 부분을 융화시키기 위해 엄청난 고민을 했던 기억은 아직도 남아있다.



  그렇다면 나와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출간을 준비하는 여러분은 어떻게 책의 제목, 목차, 장제목, 그리고 소제목을 구성하면 좋을까? 먼저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는 책 제목은 참으로 중요하다. 본인이 심사숙소해 만들어낸 제목이 있다면 그 외에 서브로 가져갈 수 있는 책 제목 최소 5개 이상과 책을 도드라지게 할 수 있는 부제 5개 이상은 미리 만들어두기를 바란다. 본인이 지은 책 제목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출판사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뭔가 변화를 주어야 한다. 이때 미리 만들어둔 책 제목과 부제를 제안하여 조금 더 빠르게 출간 작업을 진행할 수 있겠다.



  책 제목이 생각이 안 난다면 지금 당장 온라인 서점에 접속해 당신이 전개하고 싶은 주제를 담은 베스트셀러 등을 차례로 살펴보도록 하자. 그곳에서 우리는 단어나 문장을 조합하며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며 책 제목과 부제를 만드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책 제목과 부제를 그렇게 마련하게 됐다고 치자. 그다음 우리가 고민해보아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이제 목차를 구성하는 각 장의 제목과 에피소드를 구성하는 소제목에 스토리텔링을 넣어줘야 한다.



  책의 각 장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각 장이 기승전결의 형태로 부드럽게 이어지도록 최대한 꼼꼼하게 장제목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것이다. 내 경우 육아휴직을 하게 된 이유로 시작하여 육아휴직 초기의 고된 점을 지나 이 시기를 이겨내고 원숙미를 더하는 육아휴직 등의 전형적인 전개 과정을 거쳤다. 생각보다 쉬워 보이지 않는가? 맞다. 그렇게 하면 된다. 대신 '장제목 변경은 최후의 보루'라는 생각으로 이 또한 심혈을 기울여 작성해 보자.



  각 장의 제목이 명확히 정해지면 소제목을 전개하는데도 훨씬 수월하다. 각 장의 제목이 책의 큰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주는 것이라 여긴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각 장의 소제목도 '이렇게 저렇게 해서 결국에는 내가 극복했다.' 또는 '이런 사건이 있어 나는 결심했다.'와 같이 이야기를 풀어내듯이 전개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글을 쓰는 작가 입장에서 미리 이러한 부분을 확정해두지 않으면 나중에 어떤 이야기를 담아야 할지 고민이 되는 순간이 찾아오며 이야기가 삼천포로 빠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출판사에 기한 내 답장을 줘야 하는 물리적 시간의 범위 또한 고려해야 하기에 되도록 명확하고 흐트러지지 않도록 상기에 말한 부분들을 마무리해 둘 것을 권한다. 이외에도 출간을 위해 힘써야 할 곳은 많으니까.



  여담으로 출간 준비를 위해 몇 가지 준비해 두면 좋을 법한 이야기를 마지막으로 오늘 글을 마친다. 책의 날개라 부르는 곳에 들어갈 저자 소개, 사진 그리고 본인 생각에 손에 꼽을 만한 본인 만의 문장 3개 이상은 미리 준비해뒀으면 하는 바람이다. 원고를 수정하면서 만드는 것과 여유가 있을 때 만드는 것. 둘 중에 어떤 결과물이 더 진정성 있게 다가올까? 선택은 여러분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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