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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육남이 Nov 23. 2024

준비는 언제나 여유를 부른다

4개월 만에 끝난 부부의 보릿고개

부부 모두 복직을 한지도 어느덧 5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복직 후 무덥고 힘들었던 7~8월의 시기를 지나 11월에 다다른 걸 보니 2024년도 어느덧 끝이 보이는 듯합니다. 제 경우 지난 9월부터 백번 넘게 수정하던 '2025년 주요 업무계획'도 마무리를 지었고, 현재는 구의회에서 진행하는 행정사무감사의 시즌을 보내며 한 해를 마무리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아내의 경우 동사무소에서 다시 근무를 시작하며 마음이 맞는 이들을 만나, 꽤 괜찮은 환경에서 움츠렸던 어깨를 피고 다시금 기지개를 켜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조직 내에서는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는 말이 있잖습니까? 참 다행입니다.



한편, 딸아이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요? 이제는 엄마, 아빠의 손이 아닌 할아버지 그리고 할머니 손에 자라며 모든 사랑을 독차지하고 있습니다. 퇴근 후 맞이하는 아이의 갖은 재롱과 노래를 듣다 보면 하루의 스트레스도 저 멀리 날아가버리곤 합니다. 하루가 다르게 자라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아이와 온전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주말이 정말 소중하게 느껴지는 요즘입니다.



저도 아내도 아이도 모두 이렇게 각자 맞이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며 연착륙의 소식을 알리게 됐습니다만, 이와 중에도 한 가지 삐걱거리는 문제가 하나 남아있긴 했습니다. 바로 '월급의 정상화' 문제였습니다. 7월 복직 이후에도 미납된 기여금(공무원 연금 관련)과 건강보험료 미납분이 여전히 남아있었기 때문입니다.



한 달 동안 열심히 일했는데 부부 모두 손에 쥐는 돈이 쥐꼬리 수준도 아니었던지라 기운도 빠지고 가계 운영에도 한참 애를 먹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4개월 간의 보릿고개를 지나 올해 11월 다시금 '월급의 정상화'를 맛보게 됐습니다. 30여만 원의 돈이 이렇게나 가치 있었던 것인지 다시금 확인하는 계기였던 것 같네요. (부부 모두 합하면 70만 원 정도 되겠네요.)



제 인생 첫 책 「엄마도 아빠도 육아휴직 중」에서 '동반 육아휴직을 준비하며 현금흐름을 미리 그려봤을 때와는 다르게 현실에서는 예상치 못한 많은 지출이라는 변수가 있었다.'라고 말씀드린 부분이 있었습니다. 육아휴직 당시에도 그랬지만, 육아휴직이 종료돼 복직을 한 시점에도 예상에 없었던 지출은 그렇게 한동안 이어졌습니다.



동반 육아휴직을 계획하는 직장인 분들께 미리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습니다. '돌다리도 두드려 보고 가자.' 급하게 준비한 육아휴직은 되레 가계의 현금흐름에 많은 제약이 불러일으키며 불안함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저희 부부가 밟았던 전철을 보시고 조금 더 여유롭게 대비함으로써 더욱 현명한 육아휴직을 만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직도 동반 육아휴직은 '그림의 떡'이라고 생각하시는 분 계실까요? 다르게 한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세상의 모든 직장인은 마음속에 사표를 품고 다닙니다.(저도 그렇습니다.) 상사에게 꾸지람을 듣거나 민원인에게 욕이라도 한 바가지 먹는 날이면 '당장 때려치워버려?' 하며 스트레스가 쌓이곤 합니다. 스트레스를 다스리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육아휴직 제도를 한번 이용해 보면 어떨까요? (아이에게 여러분께 선사하는 안식년일 수도 있습니다.)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머릿속에 있는 상상의 나래를 육아휴직 기간 마음껏 펼쳐보는 겁니다. 스트레스는 줄어들고 여유는 늘어날 것입니다. (정말 관두고 싶은 마음이 든다면 '다시 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마음가짐'도 함께 가져가봤으면 합니다.) 일종의 테스트의 개념인 셈으로 경험자로써 육아휴직 꼭 한번 사용해보셨으면 합니다. 그전에 여러분이 준비할 것은 육아에 대한 진정한 마음가짐 그리고 여러분이 바로 실행할 수 있는 계획, 이 두 가지만 있으면 만사형통입니다. 다음에 찾아올 육아휴직 시기에는 책 출간을 넘어 조금 더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용기를 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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