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게 길을 물으니

by 함물AVI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카페 통창 너머 하늘 높이 솟구치는 파도를 바라본다.


"바다에게 길을 물으니,
네 뜻대로 가라 한다."

<카르페디엠 게시 문구>


막연한 미래가 두려워질 때가 있다.

마치 망망대해를 표류하는 것처럼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방황하는 순간들.


그럴 때마다 바다는

묵직하고 담담하게 속삭이는 듯하다.


“네 뜻대로 가라.”


우리는 인생의 중요한 순간마다

지도를 펴고, 합리와 논리를 따지려 한다.

그러나 모든 문이 닫히고

길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손바닥 위에 바닷물 몇 방울을 떨어뜨리고,

검지와 중지를 모아 튕겨낸다.

물방울이 튀어나가는 그 방향.

그곳이 나의 길이 된다.


어쩌면 그 길은

은 바다 한가운데로 우리를 데려다 놓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바람과 물결은 우리의 방향을 바꿔

결국 안전한 뭍으로 이끌어주곤 한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모든 게 막막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을 때,

굳이 애써 길을 찾으려 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살고싶다면,

살아내야만 한다면,

당황하지 말고,

절망하지 말고,
그냥 지금 가고 싶은 길로 가면 된다.
지금 이 순간,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바다가 우리에게 가르쳐주는 건 아주 단순하다.

인생이라는 항해에서는
때로 “내 뜻대로” 가는 것이
가장 강력한 나침반이 된다는 것.

운명에 모든 것을 맡기는 순간,
오히려 가장 강렬한 삶의 의지가 피어난다.


- 차디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중추절의 영진해변 어느 카페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