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는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 (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
: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
안중근 의사께서 여순 감옥에서 남긴 유묵으로 유명한 이 문장은
한때 내게 그저 멋진 말에 불과했다.
하지만 치열했던 회사 생활 속에 몸과 마음이 모두 무너져 내렸을 때
나는 이 문장의 진짜 의미를 온몸으로 마주하게 되었다.
'건강한 육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몸이 안 좋아지자 정신 또한 급격히 피폐해졌다.
삶은 건조해졌고, 내 안에서 나오는 생각과 말들은 가시 돋친 듯 거칠어졌다.
결국 건강 악화로 인해 휴직을 하게 됐고
그 막막한 공백 속에서 내 삶을 올바르게 살기 위해 책을 집어 들었다.
거칠어진 마음의 결을 다듬고
현재 내가 머물고 있는 세상을 벗어나
더 큰 세상을 마주하고 싶다는 절실함으로 시작한 독서였다.
신기하게도 책장을 넘기는 시간만큼 마음의 독소는 빠져나갔고
긍정적인 생각들이 그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나아지는 나를 발견하며 깨달았다.
독서는 단순한 취미가 아니라,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방패였다는 것을.
혼자서만 간직하기에는 이 경험이 너무나 소중했다.
다행히 도자기 공방을 운영하는 친구의 배려로
작은 공간을 얻어 독서모임을 시작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매주 독서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지금도 일상의 무게에 눌려 삶이 팍팍해진다 느낄 때면 항상 스스로에게 되뇐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
이 기록은 나를 다시 살게 한 독서에 더욱 힘을 싣기 위한 여정이다.
나의 글을 읽는 이들 또한 독서라는 끈을 놓지 않기를,
그리고 이곳에서 나와 함께 깊이 사유하며 언제 어디서나 함께 독서모임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