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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용현 Jan 10. 2021

밤하늘을 우러르며

옷깃을 여미는 것만으로도 삶은 충분히 아름답다.

눈보라는 없었지만 

북풍한설에 옷깃을 여민 하루였습니다.      


헐거운 옷만으로는 다 가릴 수가 없어서 

살갗이 푸르뎅뎅 얼어붙고 떨리는 무릎을 곧추세워 

하늘을 향하여 엎드리기도 버거웠습니다. 

그래도 마음은 하늘을 향하였기로 

늦은 밤 하루를 마친 감사의 기도를 드릴 수 있습니다.   

   

나목에 흩뿌려지는 달빛마저 

시리디 시리게 가슴을 저며오는 이 시간 

영혼이 하늘을 우러르고 있습니다. 

여전히 침묵하시는 것으로 응답 없는 하늘을 향해 

빈손을 모듬는 마음만 구슬픈 노래로 가득합니다.      


차가운 가슴에 따순 빛으로 찾아주는 것은 

검푸른 하늘에 초롱히 뜬 별들입니다. 

별들은 삭막한 세상의 어둠을 밝히며 

여느 때처럼 변하지 않는 빛으로 

세상을 굽어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찬란하게 빛나지는 않을지라도 

여전히 그 자리에서 세상을 지키는 빛으로 

가슴마다 소망의 불씨를 일으키며 빛나고 있습니다.      


별들이 노래하듯이 

달빛이 흐느끼듯이 

고단한 영혼 또한 하늘을 우러러 

갈망하는 노래를 쉴 수가 없습니다.      


마른 가지를 흔드는 바람이 

함께 울어주며 윙윙거리고 있어 

그나마 외로움은 덜합니다.      

동토를 비집고 일어나려고 

숨죽여 기다리는 씨앗들의 열망과도 같이 

시린 가슴에 소망의 노래는 식을 줄 모릅니다.      


하루가 지나갈 때마다 

한 겹씩 늘어나는 주름살에도 

삭지 않는 열정으로 하늘을 우러를 수 있는 것은 

다만 나를 향하신 주님의 사랑 때문이고 은혜 때문입니다. 


아무리 오늘이 슬퍼도 

내일은 기쁨일 것이라는 소망 때문입니다. 


오늘보다는 내일 

주님이 더 가까이 임하실 것이라는 믿음 때문입니다.      


여전히 두 발은 땅을 딛고 서 있지만 

두 눈은 더욱 초롱초롱하여 하늘을 향하고 있습니다. 

     

이 밤도 주님이 내 곁에서 나를 보듬고 있습니다. 

하여 그저 가슴은 벅차고 감사할 뿐입니다. 

자고 일어나는 새날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일 것이기에 

이 밤도 편안히 눈을 감을 수 있습니다. 

그저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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