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밟고 선 자리 한 움큼
언제나 고만큼
더 크지도 작지도 않고
꼭 고만큼.
내 마음의 내 자리는 고무줄
늘었다 줄었다
볼 때마다 달라진다.
산 아래에서 바라보는 산
산 위에서 바라보는 세상
언제나 같은 모습으로 거기 그대로 있지만
눈과 마음에 따라 달라지는 산과 세상이다.
요동치는 물결 따라 흔들리는 사람이다.
언제나 한 움큼 땅 밟고 서서
너른 자리 바라보며 마음만 분주하다.
높은 산 위에 올라 바라보니
저 멀리 다닥다닥 붙은 건물들에서
오밀조밀 살아가는 인생들이 모두 허망하다.
여전히 내가 밟고 선 자린
한 움큼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