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자들이 죽은 자들에게
예를 갖추려고 몰려가느라
도로는 분주하다.
산 자들의 고행은 무엇을 위함인가?
웃지도, 울지도 않고
돌아오는 것 없는
침묵의 동산을 향한
산 자들의 헛된 발걸음에
세상의 시름이 한올한올 맺혀
먼지와 함께 푸석거린다.
땡볕에 진득한 땀방울 묻어나고
가슴엔 그리움만 켜켜이 쌓인다.
명절에만 분주한 공동묘지엔
삭막한 그리움들만 남아
망자들의 묵언을 덮고 앉아
다음 명절을 기다리고 있으리라.
2023. 9. 29. 추석 성묘 다녀오는 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