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모없지만 재미있는?
여행에세이는 재미가 없다.
누가 어디를 갔고 뭘 봤고 그게 뭐가 재밌나. 내가 가야 재밌지.
여행에세이에는 나와는 연관없는 낯선 지명과 인명이 끊임없이 나온다.
아는 곳이거나 가본 곳이라면 가끔 반갑고 공감하기도 하지만, 그래봤자 어차피 서로 경험한 바도 다르고, 모르는 곳이 등장한다면 별 감흥이 없다.
그럼에도 서점에 여행에세이가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글쓴이의 유명세 때문에 인기를 얻을 수 있거나,
'여행'이라는 단어가 주는 설렘에 끊임없는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나와는 달리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일...지도...(흠)
어쨌든, 내가 볼 때 여행에세이는 재미가 없지만,
여행에세이 같은 걸 써보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에 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에서 엄청 여행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았는데,
이상하게도 문득문득, 편지가 들어있는 유리병이 바다 위로 떠오르듯, 여행에 관한 기억의 조각들이 일상 속에서 떠올랐다가 가라앉았다가 했다. 여행을 그리워하고 있다는 반증인가, 아니면 그냥 그런 건가?
그렇게 불현듯 머릿 속에 떠올라 부유하는 소재를 가지고 랜덤하게 하나씩 풀어내면 재밌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별 정보는 없지만, 옛날 일이라 쓸모도 없겠지만, 기억의 왜곡도 심하겠지만, 어차피 여행자를 위한 여행 안내서가 아니니까. 일기 같고 소설 같은 그냥 얘기들을 써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