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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햄통 Jan 04. 2021

한국의 통역사와 중국의 통역사

그리고 통역 퀄리티에 대해

중측 통역 (중->한) 이 야무지게 잘 하면 나도 (한->중) 에너지를 뿜뿜 받고 ‘호, 요놈봐라’ 하는 느낌으로다가 왠지 모를 경쟁심도 들고 살짝 긴장이 되기도 한다. 어떨 땐 한국인들도 잘 안 쓰는 괜찮은 표현을 쓰기도 해서, 일상적으로 하는 언어가 아니라 ‘배운 한국어’ ‘공부한 외국어’ 티가 나고, 그래서 왠지 그 노력이 엿보여 나도 모르게 흐뭇한 느낌이 들 때도 있었다. 편하고 믿음직스럽다. 나도 그런 ‘믿음직스러운’ 통역사가 되고 싶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상대 통역이 잘 못하면 우리 측에 제대로 의견을 전달해주지 못하니 속상하고 답답하고, 시간이 길어지면 짜증이 나서 내 통역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다. 그쪽이 틀리면 내가 전달해 줘야 하니 계속 귀를 쫑긋하고 있어야 해서 훨씬 피곤하다. 상대 통역이 있는데 내가 그 분량을 통역하는 건 또 예의가 아니므로 정말 중요한 부분을 귀띔해드리려 신경도 쓴다. 통대 다니며 크리틱 기술만 죽어라 연마해서인지 매우 크리틱을 해주고 싶어 근질근질하지만 꾹꾹 참는다. 나중에 중국측 통역이 자주 하는 실수 정리해보고 싶음.ㅎㅎ


민정부 방문 시

중국은 나라가 크고 사람이 많아서인지, 그만큼 잘하는 사람을 만날 비율이 적어서인지, 아니면 한국이 유난히 교육과 일에 열성적이고 완벽을 추구하기 때문인지, 통역 퀄리티를 매우 중시하는 외교 분야에서도 한국측 통역사에 비해 중국측 통역사의 퀄리티가 뒤떨어진다는 평이 많다. 물론 정상급에서 통역을 아주 잘하는 분들도 보았지만 통역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체감상, 경험상) 비율이 낮다. 한국의 경우 통번역대학원 에서 전문적 교육을 받고 배출된 전문인력의 시장 점유율이 높은 것도 이런 차이를 만들어낸 원인인 듯 하다.


요율은 중국이 한국보다 낫다고들 하는데 아무래도 케바케인 부분은 역시 있는 것 같고. 통번역 퀄리티의 발전에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통역사에 대한 경제적 대우 뿐 아니라 개인적 대우가 좋다는 느낌은 있다. 뭐랄까. 좀 더 인간적이고 친근하고 존중한달까. 통역사가 서투르거나 실수를 했을 때 한국 의뢰자가 고용한 거라면 이미 내쳤을 거 같은데 중국 의뢰자는 더 관대하고 인내심 있게 통역사를 대하는 느낌이다.ㅎㅎ 한국 통역시장 만큼 수요에 비해 공급이 넘치는 구조가 아니고 아직 초기단계라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객관성은 없는 개인적 견해입니다)


잘하는 통역을 보면 리스펙과 함께 미천한 나를 돌아보게 되고, 못하는 통역을 보면 짜증이 나다가도 나는 어떤가 다시 반성하게 된다. #너나잘해


최근 사실 좀 지쳐있었는데. 다시, 잘 하고 싶다. 이게 뭐라고, 통역 뭐 그냥 말 뿐인 거 아닌가 싶다가도 그냥 무조건 이유불문하고 잘 하고 싶다. 그런 생각을 해보는. 휴일전야!!!!!! 크리스마스이브 !!!!!!!!!


......에 썼던 글.


칭다오 지도자 회견

*통역 사진은 언론에 공개되었던 사진입니다.


——


우와~ 글 조회수가 3만을 넘었어요!!!

다음에 노출되어서 그런 것 같은데, 새삼 포털의 영향력을 깊이 깨닫게 되었습니다...|ㅇ|


세상에, 내가 쓴 글을, 아무 것도 아닌 글을 3만 명이나 되는 사람이 보았다니 그저 믿기지 않고 감격스럽네요. 지금 생각해보니 전에 중국의 요거트 종류에 대해 쓴 글이 1만 조회수를 넘어서 오잉또잉 하고 넘어갔었는데 그때도 아마 다음에 노출되었던 모양이에요.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어요.

有则改之,无则加勉。

(고칠 게 있으면 고치고, 없으면 더 열심히 하란 뜻!)

통번역을 할 때 많이 되뇌이는 말이기도 해요.

기회 주신 브런치와 다음에 감사드립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더 재밌게, 더 열심히 해야겠어요. :)


사실 그동안 브런치는 조금 소홀했는데...정신차리라는 스매싱을 당하고 어안이 벙벙한 느낌입니돠 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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