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 CBT(인지행동치료)는 가능할까?
오랜 시간 받아 온 심리 상담이 끝나고 스스로 정신 건강을 관리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이제 상담 선생님으로부터 독립할 수 있다고, 혼자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능력이 생겼다고 호언장담했지만 막상 상담이 끝나고 나니 두려웠다. 일기도 쓰고 명상을 하면서 나를 살피겠다고 그렇게 다짐을 했지만 또 다시 나를 돌보지 않고 자꾸 방치해 점점 피폐해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참으면 괜찮아’, ‘아무 일도 아닌 것처럼 넘어가면 돼’라고 생각하며 나를 방치했지만 꾹꾹 눌러 담아 해소되지 않은 감정들은 어떻게든 튀어나오기 마련이다.
스트레스 반응이 온몸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내가 지금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비교적 빨리 깨닫는다는 점이다. 호흡이 짧아지고 숨이 안 쉬어진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자 더 이상 감정을 돌보는 것을 미루면 안 되겠다고 느꼈다.
그러다 문득 평소에 고민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을 때 AI챗봇을 잘 활용하는데 과연 심리적인 문제에 대한 상담도 잘해줄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이 들었다. 또 유튜브를 보다가 유튜버 ’너진똑‘이 ’수천만원 절약하는 셀프 심리치료법‘으로 CBT를 소개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CBT는 인지행동치료기법으로 생각(인지), 감정, 행동 이 세 가지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는 원리를 바탕으로, 부정적이거나 비현실적인 사고를 현실적이고 긍정적인 사고로 바꾸는 데 중점을 둔 상담 기법이다. 쉽게 말하면 어떤 상황에 내가 느낀 자동적 사고를 점검하고 그 사고가 정말 현실적인 것인지 점검한 후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바꾸는 것이다. ‘너진똑’님은 심리상담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가장 좋지만 셀프로 CBT를 할 수 있다고 말하며 몇가지 원리와 방법을 소개해주었다.
나는 gpt로 CBT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음과 같이 명령어를 작성했다.
“상담기법중 인지행동치료라고 알지? 그걸 기반으로 상담해줘.”
그러자 gpt는 다음과 같이 상담을 진행했다.
CBT를 기반으로 상담을 진행하려면 먼저 몇 가지를 여쭤보고 싶습니다:
1. 최근에 힘들었던 상황이나 반복적으로 떠오르는 고민이 있으신가요?
2. 그 상황에서 드셨던 구체적인 생각(자동적 사고)은 무엇이었나요?
3. 그 생각이 들었을 때 어떤 감정을 느끼셨나요? (예: 불안, 죄책감, 분노 등)
4. 그 감정은 얼마나 강했는지 (0~100 사이 숫자로)
5. 그에 따라 어떤 행동을 하셨나요?
이 질문들을 천천히 떠올리시면서 답해주시면, 그걸 바탕으로 생각의 패턴을 함께 살펴보고 대안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부담 없이 말씀해 주세요.
나는 최근에 직장을 옮겨서 적응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그것을 주제로 상담을 했다. gpt는 구체적인 상황과 그때 떠오른 생각, 감정, 행동을 물어봤고 다음과 같이 생각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자동적 생각을 뒷받침하는 증거, 반박하는 증거, 종합적인 나의 모습을 바탕으로 현실을 검토한 후에는 더 현실적이고 균형잡인 생각인 ‘대체사고’를 유도했다.
정리하면 gpt는 구체적인 상황을 설명하게 하고 그때 내가 느낀 감정과 생각을 말하게 한다. 그리고 나의 생각(자동적 사고)에서 과장되거나 왜곡된 것은 없는지 스스로 반박하게 하며 이후 더 현실적이고 균형잡힌 생각으로 발전하게 한다. 나는 평소에 나를 다그치거나 비난하는 말을 많이 해서 생각이 극단으로 치다르는 경향이 있는데 그때 인지적 왜곡을 잡기에 좋을 것 같다. 별 기대 없이 감정이나 와다다 뱉어낼 요량으로 써봤는데 꽤 즉각적인 효과가 있었다. 한번 꾸준히 사용해 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