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 광고제는 브랜드와 광고인들의 축제입니다. 2024년 칸 광고제에서도 많은 브랜드들이 그들의 탁월함을 공유했고, 영감을 주는 목소리들이 사고를 자극했습니다. 오늘은 칸 광고제에서 배운 5가지를 공유해보려고 해요.
브랜드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사용자들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브랜드들은 비사용자들을 위한 플랜들에 집중하지요. 여기에 맹점이 있습니다. 나쁜 연애처럼, 너무 많은 브랜드들이 충성스러운 사용자들을 당연하게 여깁니다. 브랜드를 사랑하고, 자발적으로 알리고, 문제가 있을 때는 보호까지 해주는 사람들을요. 현명한 브랜드는 열성적인 팬층이 소중한 자산임을 압니다. 팬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그들을 기쁘게 하며, 브랜드를 함께 가꾸어가지요. 도리토스, 하인즈, 치토스가 좋은 사례입니다.
도리토스 칩은 전 세계 게이머들이 즐기는 간식입니다. 여기서 문제는, 게임을 할 때 마이크를 통해 들리는 과자 씹는 소리가 짜증을 유발하고, 집중력을 흐뜨러뜨리며, 심지어 패배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는 것이었어요. 도리토스는 게이머들과의 사랑을 이어가기 위해 해결책을 냅니다. 바로 “도리토스 사일런트”인데요. AI를 통해 도리토스의 소리를 감지하고, 소리를 차단해 주는 맞춤형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었어요. 게이머들은 단 몇 번의 클릭만으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하여 사용할 수 있었고, 도리토스에 다시 한번 반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뚜기가 건재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큰 케첩 브랜드는 하인즈입니다. 하인즈 케첩은 진하고 맛있지만, 문제는 케첩이 엎질러지거나, 튀는 사고가 잦다는 것이었어요. 무려 48%의 소비자들이 케첩 관련 사고를 겪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91%의 소비자들이 여전히 하인즈 케첩을 즐기는 것이 케첩 사고로 인한 혼란보다 더 중요하다고 대답한 것이었어요. 이 충성스러운 팬들을 위해 하인즈 아라비아는 케첩 사고 보험 정책을 도입합니다. 컴퓨터에 케첩을 엎질러 기능이 손상된 경우, 아이들이 케첩으로 예술 활동을 해서 집이 엉망이 된 경우, 옷이나 카펫, 천장 등에 케첩이 튀는 경우 등을 망라한 57가지 손해에 대한 빠르고 간편한 보상을 제공합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가사 청소 서비스, 세탁 지원, 수리 서비스 등 다양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해요. 소비자들이 짜증이 날 만한 상황을 기쁨과 편리함으로 바꿔, 열성적인 팬들이 걱정 없이 케첩을 즐길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치토스를 먹는 99% 사람들이 본인이 주로 사용하는 손을 쓴다고 해요. 오른손잡이는 오른손, 왼손잡이는 왼손으로 치토스를 집는 것이죠. 치토스의 작은 문제가 있다면 손에 묻는 오렌지색 치틀 가루인데요. 손에 묻은 가루 때문에, 치토스를 먹는 동안에 다른 일들은 익숙하지 않은 손으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치토스는 그럼에도 치토스를 놓지 않는 팬들이 겪는 재미있는 상황들을 유쾌하게 조명했습니다. 치토스 팬으로 유명한 NBA 스타 자말 머리가 왼손으로 하이파이브를 하려다가 실패하는 모습이나, 신발끈을 묶는데 어려움을 겪는 모습, 제빵사가 생일 케이크를 망치는 모습, 예술가가 왜곡된 스케치를 만드는 모습 등이요. 자말 머리는 "제가 치토스 팬이라는 건 비밀이 아니에요. 왼손을 사용하다 보면 종종 재미있고, 때로는 엉망인 일이 생기곤 하죠. 브랜드와 협력해 장난을 즐기고, 치토스 팬들이 잘 알고 있는 순간들을 기념할 수 있어서 기쁩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열성적 사용자들만이 아는 상황을 기념하고,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면 팬들은 바이럴로 더 크게 보답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신규 사용자들을 더 효과적으로 끌어오게 되지요. 팬들을 관찰하고 그들과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칸에서 수상한 많은 브랜드들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듣고, 배우고, 실천하는 접근방식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소셜 미디어를 단순한 광고 매체가 아니라 소셜리스닝 공간으로 활용한 것이지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한 밈을 이해하고, 댓글 하나하나를 읽으면서 배우고, 적절한 시점이나 상황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얼마나 파워풀한지는 Coors와 하인즈 사례에서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시티 필드에서 열린 경기 중에 오타니 쇼헤이의 공이 Coors의 광고판을 맞췄습니다. LED 스크린의 한 부분의 등이 나갔고, 이 것이 큰 화제가 되었어요. Coors는 재빠르게 반응했습니다. 고장 난 LED 스크린의 손상된 화소, 즉 작은 검은 사각형이 포함된 기념 캔을 선보인 것이었어요. 전 세계의 야구팬들이 야구 역사의 한 조각을 소장하기 위해 달려들었습니다. Coors는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다음 LA 홈경기에 손상된 광고판 디자인의 광고판을 선보입니다. 팬들을 다시 그 순간으로 몰입시키고, 그들에게 즐거움을 준 것이었어요. 작은 사고에 신속하게 대응함으로써 이 브랜드는 아주 적은 비용으로 필드 안팎에서 팬 경험을 향상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하인즈는 소셜 리스닝을 통해 소비자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하인즈 케첩 병에 일반 케첩을 채우는 레스토랑에 불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브랜드에 좋지만은 않은 상황이었는데요, 하인즈는 이에 정면으로 대응했습니다. 현장 포착 스타일의 비디오와 사진을 사용해 이런 상황들을 보여주는 ‘케첩 사기’라는 프로그램을 론칭했어요. 그리고 소비자들에게 레스토랑에서 이런 상황을 보면 제보를 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소비자들은 열광적으로 반응했고, 소셜 인게이지먼트가 평균을 666% 초과했다고 해요. 하인즈는 이후 이 레스토랑들과 협업을 통해, 소비자들이 하인즈 병에 진짜 하인즈가 채워질 수 있도록 했습니다. 브랜드에 부정적인 상황을 잘 활용해서 하인즈 브랜드가 품질이 좋은 케첩을 상징한다는 인식을 강화한 좋은 사례라고 생각해요.
소셜 미디어에는 다양한 이야기와 훌륭한 기회가 가득합니다. 진짜 소비자 인사이트를 찾고, 브랜드와 맞는 상황이나 소비자들이 열광할 시점에 신속하게 활용하면 영향력 있는 마케팅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 거예요.
세상에는 유머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유머는 강력해요. 실제로 유머를 잘 활용한 브랜드는 그렇지 않은 브랜드에 비해 매출, 점유율, 이익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습니다. 헬먼 (Hellmann), 스펙세이버스 (Specsavers), 위스카스 (Whiskas)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Hellmann은 마요네즈를 파는 브랜드인데요. 고양이 울음소리를 활용해서 브랜드를 상기시키는 프로그램으로 미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미국에는 6천1백만 마리에 고양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고양이는 하루에 150번씩 운다고 해요. 만약 고양이가 울 때마다 마요네즈를 떠올린다면, 브랜드에는 어떤 일이 생길까요?
헬먼은 '마요'라고 우는 고양이를 소개했고, 이때부터 미국 사람들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들으면 마요네즈를 떠올리게 되었다고 해요. 이 프로그램은 305억 회의 노출과 4천 개의 미디어 보도를 통해 미국을 장악했고, 헬먼의 시장점유율은 덕분에 1.85%나 상승했습니다.
청력이 떨어지고 나서 실제 청력 검사를 받는 데까지 평균 10년이 걸린다고 해요. 청력 검사를 받는 것이 나이 들어 보인다는 생각 때문에요. 하지만, 청력 검사를 제때에 받고, 적합한 조치를 취하는 것은 청력 유지를 위해 아주 중요합니다. 청력이 떨어지는 증상 중 하나가 가사를 잘못 듣는 것이라고 해요. 그래서 스펙세이버스는 노래 가사 일부를 재미있게 왜곡하고 재녹음해서 내보냅니다. 세계 최초의 대규모 청력 검사가 된 것이죠.
이 기발한 트위스트는 8시간 만에 2천만 뷰를 기록하며 반향을 일으킵니다. 이로 인해 청각 손실에 대한 검색이 138% 증가했고, '청각 검사‘가 검색 1위를 차지합니다. 덕분에 스펙세이버스는 청력 검사 예약 목표를 1220% 초과 달성했다고 해요.
다른 방식을 썼어도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요? 청력 검사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한 훈계를 했거나, 두려움을 일으키는 광고를 만들었다면 아마 소비자들의 행동을 이만큼 이끌어내지 못했을 거예요. 이것이 유머의 힘입니다.
위스카스는 고양이 사료 브랜드인데요, 고양이 사료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고양이 입양을 늘리고 싶었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냅니다. 강아지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을 타겟해서요.
위스카스는 강아지 입양을 원하는 사람들의 검색 데이터에서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합니다. 그들은 짖지 않고, 산책이 필요 없으며, 훈련이 필요 없는 강아지를 검색하고 있었어요. 33%의 강아지가 견주의 잘못된 기대 수준으로 인해 다시 보호소로 돌아갑니다.
그래서 위스카스는 이들이 잘못된 기대를 가지고 강아지에 대해 검색할 때, 위스카스는 완벽한 강아지는 사실 고양이라고 이야기하며, 고양이를 '미야 우져'라는 품종으로 소개합니다. 짖지 않고, 상자에 배변을 보고, 산책이 필요 없는 품종이요. 효과는 엄청났습니다. 고양이에 대한 고려가 25% 늘었고, 입양률은 27%나 상승했다고 해요. 덕분에 위스카스는 더 많은 고양이 사료를 팔 수 있겠죠?
광고를 인터렉티브한 참여와 쇼핑의 기회로 변환하여 팬들을 즐겁게 하고 놀라운 성과를 거둔 브랜드들이 있습니다. 오레오와 슈퍼 엑스트라의 사례를 살펴볼까요?
오레오는 흰색과 검은색이 교차된 심판의 유니폼과 오레오 쿠키 사이의 시각적 유사성에 영감을 받아 재미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냅니다.
미국 농구에서 가장 큰 행사는 March Madness인데요, 오레오는 경기 중 심판의 판정 신호를 실시간으로 스캔하면 프로모션이나 스페셜 오퍼를 주는 행사를 진행했어요. 이는 시청자들을 참여시키는 동시에, 심판의 판정을 인터랙티브한 브랜드 경험으로 전환시킨 재미있는 시도였습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심판을 스캔했고, 전년 대비 판매가 9.8%나 증가했습니다. 무엇보다, 농구팬들은 이제 심판을 볼 때마다 오레오를 떠올리게 될 거예요.
에콰도르는 남미에서 가장 많은 쌀을 소비하는 국가입니다.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이 50킬로그램에 달한다고 해요. 슈퍼마켓에서는 20개 이상의 쌀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고 있었는데, 문제는 차별화가 어렵다는 것이었습니다. 1위 쌀 브랜드 슈퍼 엑스트라 라이스는 성장을 위해 새로운 방법이 필요했습니다.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 윌리 웡카가 보낸 황금 티켓을 기억하시나요? 슈퍼 엑스트라도 비슷한 방식을 택했는데요. 20알의 쌀알에 20가지의 경품을 걸었습니다. 작은 쌀알에 무독성의 식물성 잉크로 크루즈, 항공권, 스마트폰, 갈라파고스 여행, 노트북, TV, 스마트워치 등을 그려 넣고, 일반 쌀알들과 함께 패키지에 담아 내보냈습니다. 에콰도르 사람들의 쌀알을 찾기 위한 열정은 엄청났습니다. 덕분에 슈퍼 엑스트라의 판매량은 전례 없이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폭발적으로 상승했다고 해요.
브랜드 플랫폼이란, 지속 가능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인식 가능한 브랜드의 아이디어와 자산입니다. 브랜드 플랫폼은 브랜드를 알아보기 쉽게 만들고, 소비자들의 마음속에서 브랜드가 어떤 가치를 대표하게 만드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합니다. 성공한 많은 브랜드들이 브랜드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모든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것은 하인즈였습니다. 브랜드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와 하인즈 사례는 아래 포스팅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으니, 참고해 주세요.
탁월한 광고만큼이나 깊은 울림을 준, 자크 세게라 (Jacques Séguéla)의 스피치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마무리하고 싶어요. 자크 세게라는 프랑스 광고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2024년 칸 광고제에서 공로상을 수상했습니다. 1934년생으로 올해 90세인 자크 세게라는, 열정과 에너지, 인사이트와 명언으로 청중을 사로잡았습니다.
그는 지난 몇십 년 동안 광고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하나는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광고는 항상 아이디어에 관한 것입니다. 돈은 아이디어가 없어요. 하지만 아이디어가 돈을 만듭니다. 아이디어는 정자와 같아요. 수백만 개가 있지만, 단 하나만이 경주에서 이기고 작은 아이디어로 변하죠."
자크는 달라이 라마가 그의 광고 인생을 바꾼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자크는 달라이 라마를 초청하고, 행사를 진행한 적이 있었대요. 그때 달라이 라마는 청중들에게 3가지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흰색의 반대는 무엇인가요?”
“낮의 반대는 무엇인가요?”
“인생의 반대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의 대답은 한결같았어요. 검정, 밤, 죽음. 그러나 달라이 라마는 세 번째 답에 동의하지 않았대요. 달라이 라마에게 인생의 반대는 탄생이었다고 해요.
"이것이 제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었어요. 그날 저는 제 일이 브랜드를 죽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탄생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걸 깨달았어요. 우리의 일은 로고와 자동차를 파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에요. 이게 제가 매일 하는 싸움이에요, 특히 젊은 세대를 위해서요."
그리고 그는 젊은 세대에게 다섯 가지 조언을 전했습니다.
1. 광고는 아이디어를 가지는 것이에요. 아이디어가 없으면 직업을 바꾸세요.
2. 광고는 낙관적이어야 해요. 낙관주의자가 비행기를 발견했고, 비관주의자가 낙하산을 발명했어요.
3. 광고는 잘못된 시간에 올바른 장소에 있어야 하고, 올바른 시간에 잘못된 장소에 있어야 해요.
4. 광고에 영혼을 부여하여 의미 있고 영원하게 만드세요.
5. 마지막으로, 광고를 팔면 광고가 당신을 팔아요. 광고를 행복하게 만들면 당신도 행복해질 거예요. 광고를 사랑하면 광고가 당신을 사랑할 거예요.
자크는 일을 사랑하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시간을 즐기기 때문에 매일 사무실에 나온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47년 전 칸 라이온스 페스티벌에서 만난 칸이 준 최고의 선물, 아내 소피에 대한 사랑을 전하며 청중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습니다.
일을 즐기고,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성장하며, 무엇보다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을 사랑하는 삶. 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자크 스피치의 마지막 말로 글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칸 라이온. 여러분도 아이디어, 창의성, 인생을 계속 사랑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