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
타인의 시선에서부터 자유롭고 싶다.
약 한 달 전, 나는 처음으로 유튜브를 시작했다. 사업을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유튜브를 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 한다.
실제로 내가 유뷰브를 시작하자, 주변의 사업가 지인들 다수가 "나도 하긴 해야 하는..."라는 말을 건넨다.
사실 나도 수년 동안 '언젠간 해야지.'라는 생각만 하며 미루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 하나였다.
' 성공한 후에, 멋지게 보일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었다.' 다른 사업가 유튜버들처럼 나의 성공 스토리를 화려하게 포장해, 당당하고 멋진 모습으로 나오고 싶었다.
그래서 작년까지만 해도 사업이 잘되던 시점엔 " 조금 더 기반을 잡고 나서 유튜브를 시작해야지."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실패한 경험조차도 결국 성공이라는 마침표가 찍혀야 '의미 있는 서사'가 되니까. 하지만 지금 나의 삶과 사업에서 어려운 시기에 유튜브를 시작했다. 계획에 1도 없었고, 준비도 안 됐지만, 용기를 냈다.
많은 고민을 했다.
"내가 지금 이런 상황에서, 사업을 주제로 이야기를 해도 되나?"
"나한테는 무슨 이득이 있을까?"
"상대한테는 어떤 가치와 도움이 될까?
"말실수라도 하면 어쩌지?" 등등..
계속해서 머릿속에 손익을 계산한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아주 단순했다." 그냥 나 자신을 이기자."
득실을 따지는 걸 멈췄다. 유튜브를 통해 뭘 얻을 수 있을지 계산하지 않았다. 그저 이 타이밍에 내가 스스로를 이길 수만 있다면, 그게 가장 큰 이득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구독자가 늘고, 조회수가 잘 나오고, 이 콘텐츠가 새롭게 시작한 ' 사업 코칭 '에 도움이 되면 당연히 좋겠지만 하지만 이젠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싶다. 그냥 나를 넘어서고 싶다.
나는 정말 많은 걸 포기하고 18년을 사업에 쏟아부었다. 많은 정도가 아니고 인생의 시간, 돈, 가족 모든 걸 쏟아부었다. 2012년에 결혼해서, 2023년이 되어서야 처음으로 4인 가족이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그 흔한 신혼여행, 해외여행 한 번 못 갔다. 안 간 건지 못 간 건지 모르겠지만.... 항상 나만 빠지고, 와이프와 아이들만 떠났다.
허무했다. " 이 모든 시간을 갈아 넣은 이유가 뭘까?" " 40대 중반 정도가 되면 그때 가족에게 보상하자." 그런 생각으로 달렸다. 1년만, 1년만 더..... 결과도 가족들과의 추억도 없다. 이제 인정을 한다. 사실 쓰러질 때마다 인정을 했다. 한 번의 큰 실패만 겪어도 정말이지 다 내려놓게 된다. 그걸 몇 번을 다시 했으니... 예전 어른들이 하셨던 말 중 "나이 들어서 실패하면 재기 못한다."는 말, 정말 실감 난다.
나는 아직 40대 중반으로 접어들지만 만약 이런 경험을 50대에 했다면 정말 버티기 더 힘들었을 거 같다.
1997년 IMF 때 많은 아버지들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그 무게가 얼마나 컸을지, 왜 그토록 조용히 무너졌는지, 이제는 조금 이해가 간다.
" 내 힘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것." 정말 혼신을 다해 애썼지만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되지 않는 일도 있다는 걸 인정하게 됐다. 자리 잡을 만하면 무너지고, 수습하고 또 자리 잡을만하면 또 무너지고... 정말이지 18년간 크고 작은 실패를 10번 이상은 반복한 거 같다.
가끔은,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사업의 성공과 돈에 인연이 없는 사람인가?"
"나는 기회가 안 올 사람인가?"
이제 나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교육'이라는 새로운 길을 시작해보려 한다.
지난 18년 동안 현장에서 부딪히며 법률, 계약서, 자금 조달, 채용, 경영지원 등 사업에 필요한 항목들을 몸으로, 현실로, 치열한 실패로 체득했다.
그리고 나는 무엇보다도, 창업자의 '심리'를 잘 안다. 매출이 오를 때, 매출이 오르지 않아 조급할 때, 추가 인력 채용, 사업이 흔들릴 때 느끼는 그 복잡한 감정들에 대해서 잘 안다.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도 든다. 나는 정통 경영학을 공부한 것도 아니고, 벤처캐피털이나 제도권 출신도 아니다. 과연 내가 겪은 경험들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과연 내가 '사업 코칭'을 해도 괜찮은 걸까? 그런 의문은 늘, 나를 한 발 물러서게 만든다.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 질문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면, 그 가치는 시장이 판단 할 문제이지 내가 고민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그냥 내가 할 일을 꾸준히 열심히 하면 된다는 것을.
이제는 힘을 빼고 싶다. 그리고 타인의 시선과 결과로부터 정말 자유롭고 싶다. 더 이상 '성공한 척' 하지 않아도 되는 공간, 실패한 나도, 흔들리는 나도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그 자유를 만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