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들의 슬픔은 어떻게 내일의 혁명이 되는가

3월 11일 개봉, 다큐멘터리 영화 <오, 발렌타인>

by 조하나


"하청 노동자도 인간이다. 사람답게 살고 싶다."


2004년 2월 14일, 온 세상이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던 발렌타인데이에 울려 퍼진 한 인간의 처절한 절규입니다. 현대중공업 하청노동자 박일수 열사의 분신. 그가 온몸으로 던진 불꽃은 한국 노동 운동사에 지울 수 없는 상흔을 남겼지만, 자본의 견고한 성벽 앞에서 그들의 뜨거웠던 투쟁은 결국 뼈아픈 패배와 내부의 균열로 막을 내려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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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과 사진, 미디어아트를 넘나들며 시각예술의 문법을 영화로 확장해 온 홍진훤 감독의 <오, 발렌타인>은 바로 그 '패배한 혁명'의 잿더미에서 출발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과거의 뻔한 영웅담이나 자기 연민에 빠진 회고록이 아닙니다. 감독의 렌즈는 20여 년 전 박일수 열사와 함께 섰던 두 사람, 사내하청노조 지회장이었던 시인 조성웅과 노동자 노래패 강사였던 민중가수 우창수의 '현재'를 조용히 응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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