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왕 솔로몬

와이프가 1,000명..

by 이동엽

구약성경의 열왕기는 상, 하 두 권으로 되어있다. '열왕기'라는 제목의 뜻은 10 명의 왕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왕들의 이야기가 나열되어 있다는 뜻이다. (난 이 사실을 신학교에 들어가서 알았다 ㅠㅠ)


이스라엘 왕 중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꼽으라면 아마도 다윗 왕일 것이다. 그러나 다윗 왕의 이야기는 열왕기에 나오지 않는다. 행여 잔머리를 굴려 '열왕기'가 왕들의 이야기이니까 당연히 다윗 왕도 나오겠지 생각한다면 그야말로 무늬만 크리스천임이 한순간에 들통나기 십상이니 조심하기 바란다.


참고로 다윗 왕의 이야기는 사무엘 하권에 나온다. 책 제목이 사무엘이어서 방심하고 있었다면 역시나 무늬만 크리스천임이 들통날 수 있으니 이 또한 조심하기 바란다.(그러고 보니 웬 통 지뢰밭이다..)


열왕기의 시작은 다윗이 늙어 오늘 낼 하며 골골해하는 장면이다. 이때 다윗의 넷째 아들 아도니야가 궁중의 핵심세력들을 모아 왕권을 잡으려 한다. 그는 비록 넷째 아들이었지만 자신보다 서열 상 위였던 형들이 세

째 압살롬의 반역 사건을 거치며 죽었기 때문에 그가 왕위를 계승하는 것은 거의 기정사실이었다. 다만 다윗이 골골하면서도 하도 오래 사니까 더 이상 못 기다리고 슬쩍 왕권을 선언해 버린 것이다.


엄마 찬스로 왕이 된 솔로몬

그러나 다윗 왕의 뒤를 이어 왕이 된 사람은 아도니야가 아닌 솔로몬이다.

성경책을 한 번도 안 읽어본 사람이라도 솔로몬 왕에 대해서는 한 번쯤 들어 보았을 것이다.

우리에게 솔로몬 왕은 그 유명한 '솔로몬의 재판'을 행한 지혜의 대명사처럼 알려져 있다. 뿐만이 아니라 그는 '부귀와 영화' 대신 지혜를 구하였더니 하나님께서 ‘뽀너스’로 부귀와 영화까지 함께 주셨다는.. 누구나가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스토리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솔로몬 왕이 처음에 왕위에 오르게 된 사건 또한 흥미롭다. 사실 솔로몬은 왕위 계승 순위에서 한참 밀려있었다. 다윗왕의 무려 8번째 부인의 아들이었으며 또한 왕위 계승 순서로도 10번째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그는 엄마의 맹활약으로 왕권을 잡게 된다.


솔로몬의 어머니는 그 유명한 ‘밧세바’이다. 밧세바는 다윗이 일부러 전쟁터에 나가 죽게 만든 그의 충성스러운 부하, 헷 사람 우리아의 아내였다.


부하 장수는 목숨 걸고 전쟁터에서 싸우고 있는데 한 나라의 왕이라는 작자는 그 장수의 아내의 미모에 반해 궁으로 불러들여 동침을 한 것이다. 그리고 이 사실이 들통날까 봐 밧세바의 남편을 전장의 최전선에 파견하고 후방 부대를 일부러 철수시켜 결국 죽게 만든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연 가운데 태어난 아이가 솔로몬이다.


이후 아시다시피 다윗이 늙어서 오늘내일하고 있을 때 넷째 아들 아도니아가 궁중의 핵심 세력들을 모아 왕권을 선포하는 일이 일어난다.


이때 위기의식을 느낀 솔로몬의 엄마 밧세바가 나선 것이다. 오늘 낼 하고 있는 남편 다윗에게 가서 따진 것이다. 당신이 처음에 나 꼬실 때 내 아들 왕 시켜 준다고 하지 않았느냐? 고 말이다.


정신이 번뜩 난 다윗 왕은 죽기 직전 솔로몬을 자신의 후계자로 공식 선포한다.


뭐 대충 이런 스토리로 솔로몬은 왕권을 잡게 된 것이다.


일단 왕위에 오른 솔로몬은 자신의 이복 형인 아도니야를 비롯하여 다윗왕의 옛 심복들을 모두 숙청하여 자신의 왕위를 공고히 한다.



정력왕 솔로몬

솔로몬이 왕위에 오른 후 맨 처음 공을 들여 행한 사업은 성전을 짓는 일이었다. 성전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는 삶의 중심이었다. 더구나 이는 선왕 다윗이 못다 이룬 숙원 사업이기도 했다.

그리하여 솔로몬은 성전을 짓는데 무려 7년을 투자하여 모든 면에 세심하게 공을 들여 성전을 완공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14년을 할애해서 자신이 살 집(궁전)을 짓는다. 그러니 솔로몬은 재임 기간(40년)의 반이상을 성전 짓고 집 짓는데 쓴 셈이다.

솔로몬의 사는 집 이야기가 나온 김에 좀 더 살펴보자면 열왕기서는 솔로몬의 일상생활을 아주 자세히 기록해 놓고 있다. 우선 솔로몬의 왕궁에서 하루 동안 소비되는 식품 소비량을 상세히 기록해 놓았는데 그 기록을 보자면 다음과 같다.


솔로몬의 하루의 음식물은 가는 밀가루가 삼십 고르(한 고르는 350~400리터) 요 굵은 밀가루가 육십 고르요
살진 소가 열 마리요 초장의 소가 스므 마리요 양이 백 마리며 그 외에 수사슴과 노루와 암사슴과 살진 새들이었더라. (열왕기 상 4장 22~23절)

솔로몬은 지혜로운 왕인만큼 외교술에도 탁월하였다. 무력을 사용하지 않고도 영토와 국력을 늘려나갈 수 있다면 그만큼 뛰어난 외교도 없을 것인데 솔로몬 때의 외교가 바로 그러하였다. 당시 이스라엘의 국력은 근동 지방 가운데 최고였다.

이웃나라들과의 전쟁을 피하고 관계를 계속 돈돈히 유지하기 위한 솔로몬이 구사한 최고의 외교술은..

바로 주변 국가들을 깡그리 가족으로(엄밀히 말하자면.. 처갓집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솔로몬은 나라의 평화를 위해 후비(처) 700명과 빈장(첩) 300명 도합 1,000명의 와이프를 두었다. 다시 말한다. 1,000명의 와이프다 ㄷㄷ (궁녀가 아니라...)

비록 오늘날 상황과는 다이렉트로 비교할 수 없다 하더라도 단 한 명의 와이프도 제대로 감당해 내지 못하는 오늘날 우리 남정네들 처지에 비교해 볼 때 오직 나라의 안녕과 평화를 위해 이러한 숭고한 결단(?)을 몸소 실천했던 솔로몬의 노고에 우리는 깊은 경의를 표해야 할 것이다.



우리에게 솔로몬은 그저 지혜롭고 위대한 왕으로만 알려져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정작 그로 인하여 이스라엘이 두 나라로 분열되고 마침내는 민족 전체가 포로가 되어 오늘날의 '디아스포라'가 되었다는 사실은 잘 모른다.

성경의 열왕기에는 이러한 사실이 구체적으로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대부분의 크리스천에게 아브라함, 모세, 요셉, 다윗, 솔로몬 등과 같은 성경 속 인물들은 영웅이요 닮고 싶은 롤 모델이다. 그들을 닮고 싶어 하는 열망은 그들의 이름을 따라 자녀의 이름을 짓는 행위를 통해 표현되기도 한다.


그러나 성경이 전하고 있는 그들 삶의 민낯은 그들을 닮고 싶어 하는 우리를 간혹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럴 때면 우리는 애써 그 부분을 외면하고 무시한다. '그래도 그는 위대한 왕이잖아.. 위대한 총리잖아.. 위대한 신앙의 아버지잖아..' 하면서 말이다. 하지만 우리의 그러한 태도는 성경의 기록자가 원하는 바가 아니다.


성경의 기록자는 우리가 무턱대고 인물들을 숭상하며 따르기를 원하며 기록을 남긴 것이 아니다.

오히려 성경 속의 인물들이 제 아무리 뛰어난 사람들이라 하여도 현재 성경책을 펼쳐 읽고 있는 나 자신과 하등 다를 바 없는 연약한 인간에 불과함을 전하고 싶은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가 마음에 안 든다고 아무리 애써 부인하고 외면하려 해도 성경의 냉정하고도 정확한 기록은 한 치의 변함이 없다.


성경은 자신이 직접 읽어야 한다. 성경의 이야기는 저자인 성령 하나님이 나에게 직접 전하는 메시지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직접 읽고 날 것의 그 메시지를 자신이 직접 받아야 한다. 누군가가 아무리 공들여 전한다 해도 자신이 직접 읽고 깨달은 것에는 미치지 못한다.


열왕기는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고 분량도 많아서 신학생들도 읽어 내기가 버거운 성경책이다. 그러나 전체적인 내용을 한 번 조망한 후에 읽어가면 그동안 안보였던 사실들도 보이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읽기 전에 책의 구성을 살펴보는 것은 많은 도움이 된다.

‘열왕기’는 상, 하 두 권으로 되어 있지만 상권 분량의 절반가량이(1~11장) 오로지 솔로몬에 관한 이야기이다. 상권의 나머지 절반(12~22장)이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 왕과 그의 상대 여로보암 왕의 이야기, 그리고 아합 왕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하권은 다음에 이야기하기로 하자)

이 열 한 챕터에 그 유명한 솔로몬에 관한 모든 내용이 다 들어있는 것이다.

성경책이 두꺼워 읽기 부담스러워 보여도 사실 내용을 정리해 보면 그다지 어럽지도.. 부담스럽지도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