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뒤, 10년 뒤에도
당신이 하고 있을 일을 생각해봐.
당신이 정말 행복하게 하고 있을 일.
그리고 난 그게 당신에게는
글, 이라고 생각해
브런치 작가로 합격을 하고 한동안 방황의 길에 있었습니다. 좋은 글을 써야 한다는 무언의 압박이 스스로에게 있었나봅니다.
나는 어떤 글을 써야할까
나는 어떤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일까
답을 하지 못하고, 써지지 않는 문장 앞에서 서성이는 저를 마주하게 됩니다.
그토록 꿈꿔왔지만 어쩌면 나는, 작가가 될 사람은 아닌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잠시 글을 떠나있게 되었지요.
돈을 벌자! 라는 마음으로 사업가가 되기로 마음을 먹어보기도 했습니다.
남들이 성공 궤도에 올랐다는 그 자리를 기웃 기웃 거렸지요. 열심히만 하면 저도 그 자리를 거머쥘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나의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고는 있었지만 한 번 시작한 일을 그만 두자니 '끈기 없는' , '쉽게 포기하는' 내가 되는 것 같아 괴로움 속에서도 꾸역 꾸역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저에게 늘 지켜봐주던 남편이 한 마디를 건넨 것이, 바로 저 말이었습니다.
글.
나를 평생 행복하게 해줄 그것이 '글'. 이라니..
잔잔했던 호수에 던져진 무거운 돌과 같은 말이었습니다.
사실 저의 마음은 잔잔한 호수는 아니었지요. 흘러가지 못하고 고여있고 갇혀있는 물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겁니다.
어디로 흘러가야할지 알고는 있지만 움직일 수 없는, 그런.
그 안에 작은 파동을 만든 것이었어요, 남편의 한 마디는.
두근 두근
다시 제 가슴이 뛰기 시작합니다.
그래, 이거지, 이거지..
은은하게 작은 원을 그리며 퍼지기 시작한 마음의 파동은 멈추지 않고, 점점 더 커지고 커져서 다시 한 번 제 마음에 뜨거운 불을 지폈습니다.
다시 글 앞에서 서는 용기는, 이렇게 그의 말 한 마디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방황에서 돌아서게 한, 그의 한 마디에서요.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와 글 앞에선, 마흔의 나이에 접어든 나.
꺼내지 않으면 견디지 못할 무언가를, 가슴 속에 이리도 오래 담고 있었나. 봇물 터지듯 글의 파편들이 쏟아져 나오는 요즘입니다.
그래서 다시, 브런치.
이 공간을 찾아왔습니다.
글은, 저에게 정말 운명같은 것인가봅니다.
할 수 밖에 없는,
돌고 돌아도 이 자리에 설 수 밖에 없는, 사명.
다시 작가를 꿈꿉니다.
두려움과 무거움보다는 조금은 더 가벼운 마음으로 나의 언어들을 꿰어 나가면서요.
글을 쓰는 사람으로, 평생을 살아갈 제 모습을 그려보니 이제야 제 자리에 온 것 같은 안도감이 듭니다.
엮어지지 않는 문장 앞에서, 잘 표현되지 않는 언어 앞에서 이제는 도망치지 않으려 고요.
5년 뒤, 10년 뒤에도
빛나는 보석을 캐듯 머리 속을 헤집으며 나의 문장들을 만들어가는 고통 앞에 당당히 서 있으려 합니다.
하날빛
빛을 담는 글의 여정, 평생 빛을 쓰는 작가로 살아가보렵니다.
하날빛으로 다시 시작하는 브런치, 많은 분들과 연결되기를 바라봅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