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PD 최윤석 작가 신간
인디언들은 말을 타고 달리다
이따금 말에서 내려 지신이 달려온 쪽을
한참 동안 바라보았다.
말을 쉬게 하려는 것도,
자신이 쉬려는 것도 아니다.
행여 자신의 영혼이 따라오지 못할까 봐,
걸음이 느린 영혼을 기다려주는 배려였다.
그리고 영혼이 곁에 왔다 싶으면
그제야 다시 달리기를 시작했다.
-죽은 왕녀를 위한 파반느-
가을.. 책 읽기 딱 좋은 계절입니다. 지난여름.. 아이들과 함께 그동안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맘껏 누리며 제가 하고 싶었던 일을 원 없이 해봤어요.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여유로운 여름을 보낸 것 같습니다. 일곱 분의 브런치 작가님들이 안부를 물어봐 주셨는데, 걱정을 끼쳤다는 죄송함과 동시에, 모두맑음이 아직 잊히지 않았다는 안도감에 행복했습니다. 70여 일 만에 용기 내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손 내밀어 주신 작가님들의 따뜻한 애정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드디어! 제 책이 나왔습니다! “ 신간을 들고 컴백했다면 금의환향일 텐데.. 이 책은 모두 아시다시피 너무나도 유명한 KBS 드라마 PD 이자 브런치 작가이신 “초이스/최윤석 작가님의 신간“입니다. “당신이 있어 참 좋다” 다정한 제목처럼 맑고 착한 에세이예요. 주말 카페에 앉아 이 책을 읽는 동안 깔깔 웃음 짓기도 했고, 예고 없이 밀려든 먹먹함에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어요. 한 편의 드라마를 보듯 빠르게 읽힌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자 가장 큰 단점이네요. 책을 덮으며, 아.. 더 듣고 싶다.. 더 읽고 싶다. 곧 2부가 나오겠지? 그런 기대감과 아쉬움이 남았어요. 사실, 그런 책이 흔치 않은데, 야금야금 아껴가며, 최대한 천천히 읽으시기를 권장합니다.
책 사이사이 삽화마저 너무 사랑스러워서 동심으로 돌아간 듯 기분이 좋았습니다. 친밀감 돋는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책 읽는 재미를 두 배로 만들어 주네요. 삽화처럼 이 책에는 사람 냄새가 가득합니다. 챕터마다 각각의 주인공이 나오는데, 왕따 친구, 오디션 배우, 남궁민 배우, 최수종 배우, 붕어빵 아주머니, 배정원 교수, 선배, 외국인 노숙자, 그리고 산 같던 아빠, 바다 같은 엄마, 지혜로운 아내, 사랑하는 딸이 등장합니다. 바로 지금 내 곁에 있는 가족, 친구, 지인, 그리고 때때로 내가 외면하고 무관심했던 타인, 이웃에 관한 진솔한 이야기로 가득 차 있어요. 스포 방지를 위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을 테니, 책에서 직접 주인공들을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밑줄 그은 부분이 많았지만, 그중 딱! 한 가지 챕터만 소개한다면 [에너지 도둑을 대하는 법]입니다.
네 무의식은 너한테
에너지를 가져다주는 사람과
빼앗아 가는 사람을 단박에 알아본단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소설 '잠'-
좋은 사람 곁에는 좋은 사람이 모인다는 옛말처럼, 내 곁에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는 사람을 두고 싶듯, 우리도 누군가에게 좋은 에너지를 나눠주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는 작가님의 말씀. 누군가에게 부정적인 에너지를 뿜어내지 않으면 그것만으로도 반은 성공한 거니까. 에너지를 소중히 여기고 또 누군가에게 잘 전달할 수 있다면 그 에너지는 돌고 돌아 결국 환한 빛이 되어줄 것이라는 말씀에 고개가 심하게 끄덕였습니다. 이 챕터에서 가장 오래 생각이 머물렀어요. 저도 사랑하는 제 가족, 지인, 친구, 직장 선후배에게 그리고 브런치 작가님들께 그런 존재이고 싶습니다. 더욱 잘 살고 싶어졌어요.
2022년 9월 26일 오늘 아침 풍경입니다. 부족한 팀장을 무한 지지하며 믿고 따라주는 저희 팀원들에게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 가득 담아 이 책을 선물했어요. 덕분에 활기찬 한 주, 9월의 마지막 주를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선물은 언제나 받는 기쁨보다 주는 기쁨이 더 큰 법이잖아요. 여기서 제일 행복한 사람은 바로 저입니다. 앞으로 브런치 공간에 긍정 에너지를 뿜어내는 글을 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 책은 초이스, 최윤석 작가님과 친분이 두터우신 남궁민 배우님과 이준호 배우님이 추천사를 써주셔서 더욱 화제가 되었는데, 저도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배우님들이세요. 두 분의 추천사가 참 멋있어서 공유해 봅니다.
그리고.. 오늘 밤, 사랑하는 신랑에게 “당신이 있어 참 좋다"라는 사랑의 마음을 표현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