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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숨 Mar 03. 2023

내가 노트앱에 집착하는 이유

노션을 포기하고 다른 앱에 정착했지만 노션을 다 포기할 수 없는 이유

어느덧 브런치를 시작한 지 몇 해가 흘렀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내 글을 처음에 각오를 담은 3개의 글이 전부였고 더 이상 글은 올리지 않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사실 지난 그 시간 동안의 삶이 녹록지 않았고 글을 쓸만한 여유가 없었다.(라는 핑계를 대어 본다)


그동안 나에게도 많은 변화가 생겼다. 

일단, 미국에서 합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영주권이라는 게 생겼고, 이에 따라 합법적으로 일하는 것에 아무 문제가 없게 되었다. 다른 말로 하면 지난날들은 내가 합법적으로 일해 돈을 벌 수 없는 시간이었다. 물론, 노동허가서가 있었지만 기간이 만료되어 다시 신청해서 카드를 받는 것에 2년이 걸렸다. (실제로 영주권이 나온 지 1년이 지나고 난 후인 지난주에 리뷰 메일을 받았다.)


그렇다. 그렇게 지나왔다. 

자, 이제 이런 쓸데없는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왜 이 글을 쓰게 되었는지, 그리고 내 브런치와 딱히 맞지도 않는 주제인 이 글을 왜 다시 시작의 처음이 되었는지 주저리주저리 늘어놓아 보려 한다. 

참고로 결론은 이제 좀 살만해져서 다시 글을 써볼까 한다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는 나는 사실 노트앱 혹은 메모앱이라고 부르는 것들을 광적으로 좋아한다. 많은 쓰는 이유인 것도 있겠지만 지금껏 내 맘에 딱 맞는 노트앱을 아직 찾지 못해서라고 말하고 싶다.(뭔가 이런 말이 자기 합리화 일 수도 있겠지만.) 

에버노트를 시작으로, 원노트, 구글 킵, 워크플로위, 애플 노트, 사이드노트, 옵시디언, 베어 등 기억나는 것만 이 정도. 이 글을 보시는 분들 중에는 저런 것들이 있었어? 라며 신기해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처음 시작은 에버노트였다. 누구나 알다시피 노트 앱 중에서는 최강자. 하지만 포기한 이유는 일단 가격이 점점 올랐고 안정성이 떨어져 갔으며 느려졌다. 하지만 지금도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는 웹 클리핑 기능만큼은 에버노트가 최강이다. 웹 클리핑은 자료를 모을 수 있는 쉬운 방법이며 빠르고 간편한 방법이다. 


두 번째 원노트. 대학생 때 노트 필기하기에 참 좋은 노트앱이었다. 근데 뭔가 조잡하고 나에게는 쉽지 않아서 포기. 구글킵은 메모에 가까워 포기, 나머지들도 비슷비슷. 그나마 베어가 나랑 좀 잘 맞는 가 싶었는데 웹 클리핑이 엉망. 그러다 노트계의 끝판왕이라는 노션을 만나게 된다. 여기서 노트앱 인생의 2막이 오른다. 




Notion 노션, 스스로 All - in - One 플랫폼이라고 소개한다. 한 앱 안에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 노션은 앱 안에서 모든 종류의 다른 앱에서 하는 일들을 구현할 수 있다.(여기서 중요한 점은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다.) 

메모, 노트, 일정관리, 데이터 베이스, 블로그, 개인관리, 협업, 팀관리 등등 흔히 우리가 말하는 워크 스페이스 + 노트앱이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다. 그렇다. 정말 강력하다. 그래서 너무 어렵다. 기본적으로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사용법이 너무 어렵다. 공부를 해야 할 지경. 그 공부는 단순한 설명서가 아닌 진짜 책을 한 권 다 읽어야 할 것 같았다. 며칠을 공부하고 테스트해 봤다. 좋았다. 쓰면 쓸수록 정말 대단한 앱이라고 느껴졌다. 신세계였다. 


그런데,

그게 문제였다. 너무 복잡했다. 한 앱 안에서 여러 플랫폼을 다 같이 쓰는 것 자체가 나한테는 무리였다. 물론, 편한 점도 많았다. 그런데 내가 그걸 다 잘 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았다. 

내가 노트앱을 찾는 광적인 이유는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글을 쓰는 습관이 있기 때문이다. 왜 이런 습관이 들었냐고 하면 나는 과거에 교회에 몸 담고 일을 했던 전도사였기 때문이다. 

목회자들은 적어도 매주 한 편의 설교를 쓴다. 그런데 이 설교를 쓰는 과정이 생각보다 녹록지 않아서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자료를 수집하고 정리해서 한 편의 글로 만들어 내야한다. 뭐 필요하다면 미디어가 첨가되기도 하고. 그런데 이런 일을 설교를 쓰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주초에 아이디어를 정하고 개요를 짜면 주중에는 주제에 맞는 자료를 검색 수집하고 주말에 정리하고 글을 써서 한 편의 설교를 만들어 낸다. 그런 습관 때문에 자료의 수집, 정리, 글쓰기가 하나로 이루어져야 한다. 


결국 노션은 저 멀리 다시 떠나가 버렸다. 내가 고지식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멍청한 건지 나는 각기 개성에 맞는 앱을 따로 쓰는 것이 더 편하더라.


그래서 찾은 것이 스크리브너(스크라이브너라고도 한다.) 글쓰기에 최강이라는 이 앱.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일단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복잡하다. 노션 뺨을 후려친다. 하지만 내가 위에서 말한 자료 수집, 정리, 글쓰기가 완벽하게 이루어진다. 다만, 기기간 동기화는 불가능(난 이것도 필요한데..) 그래서 보통 책을 낼 정도의 글을 쓰시는 분들께는 최강이라고 하더라.


뭐 여하튼 이런 과정들을 통해 다른 앱을 찾았고 업노트라는 앱에 현재는 나름 정착해서 잘 쓰고 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션을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어마어마한 기능들 때문이다. 노션은 다양한 템플릿이 존재한다. 만들어 배포하는 사람도 있고 직접 만들어 쓰기도 하며 파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다. 그래서 그것들을 포기하지 못하겠다. 무료도 쓸만하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찾아보시길. 




그래서 결론은 그냥 다시 글을 좀 써볼까 합니다. 

쓸데없는 글이지만 조금은 위로가 될 수 있는 글을 들고 조만간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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