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워킹 홀리데이] 02 두 번째 이야기 3' #지역 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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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준비가 워밍업이었다면, 이제 본격적인 운동에 접어들 차례이다. 뉴질랜드 오클랜드 공항에 도착했다고 가정해보자. 공항을 나와서 떠날 다음 행선지는 어디인가, 이제 어디로 갈 것인가?
워킹홀리데이 기간을 꽉 채운다고 가정했을 때, 행선지 없이 떠나는 여행이라고 여기기에는 기간이 꽤 길다. 그렇게 유유자적 여행을 다니는 것을 계획했더라도 지역 조사는 필요하다. 또, 뒷받침해줄 1년 치 자금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이상 구직도 필요할 것이고 말이다. 일자리, 어학원 등 다양한 케이스가 있겠지만 어쨌든 삶을 이어갈 뉴질랜드 정착지를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고 1년 동안 살 곳 딱! 한 곳만을 정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내가 속할 거주지의 첫 단추를 잘 꿰매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우리가 거주하는 도시가 서울, 인천, 대구, 부산 등 각자 정해져 있는 것처럼, 이 나라도 그렇다. 그냥 도착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지역에서 머무는 게 좋을지 충분한 고민을 한 후에 비행기에 올라타야 한다. 너무나 당연한 말이지만, 말처럼 선택은 쉽지 않았다. 생각보다 지역 선정이 뉴질랜드 생활에서 중요한 영향력을 끼치기 때문일 것이다.
뉴질랜드는 어떤 지역들이 있을까? 일단, 뉴질랜드는 우리나라 땅의 1.2배 정도의 땅으로 큰 섬 나라이다. 북섬과 남섬으로 나뉘어 있고, 그 안에 대략 20개 이상의 지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뉴질랜드의 북섬과 남섬으로 나누어 워킹 홀리데이로 온 청년들이 많이 선택하는 지역을 위주로 살짝 짚고 넘어가려 한다.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
뉴질랜드에서 오클랜드를 빼먹으면 섭섭하다. 그만큼 물가가 낮지 않다. 이전에는 뉴질랜드의 수도였으며 현재 뉴질랜드의 수도가 된 웰링턴보다 더 많은 인종의 사람들이 모여들고 한인 또한 가장 많은 비율로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영어를 쓸 기회는 본인이 만들어가지 않으면 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다만 바쁜 도시인만큼 구직이 수월하다는 점, 한인 마트, 한인 식당을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점, 어학원이 많다는 점, 타 지역에 비해 초반에 한인들의 도움을 받으며 적응할 수 있다는 점, 도시와 시골이 공존한다는 점 등의 장점을 가졌다. 오클랜드의 단편적인 이미지처럼 시티 이외에는 관광지가 주변에 없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관광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아울러, 센트럴을 주변으로 퍼져있는 동네들이 있기 때문에 도시와는 다른 한적한 분위기의 동네도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자.
뉴질랜드의 수도, '바람의 도시' 웰링턴.
웰린턴은 바람의 도시답게 어디서나 바람을 만난다. 수도이지만 오클랜드보다는 작은 도시이며, 오클랜드에서 비행기로 약 1시간, 자가로 9시간 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 있다. 웰링턴은 문화와 예술의 중심 도시인만큼 박물관, 오케스트라, 축제들이 많고 카페들도 많이 밀집되어 있다고 한다. 문화 또는 카페 job을 구할 수 있는 곳이다. 또한 오클랜드보다는 한인 거주 비율이 낮아 영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도시이다. 중심지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남섬을 여행하기에도 좋은 위치이다.
뉴질랜드에서 4번째로 큰 도시, 해밀턴.
사실 뉴질랜드를 떠나기 전 가장 끌렸던 곳은 해밀턴이었다.
뉴질랜드의 북섬에 위치한 와이카토 지역의 중심도시이다. 도시 한 중심에 와이카토 강이 흐르는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 도시이다. 도시의 삶보다는 조용한 곳이 맞는 이들에게 적합하며, 한인 거주 비율도 아주 낮지는 않아 한인 식당도 찾아볼 수 있다. 해밀턴의 큰 장점 중 하나는 물가가 저렴하다는 점이다. 실제 해밀턴에 가려고 했었기 때문에 오클랜드와 비교되는 물가에 놀라기도 했다.
오클랜드에서 작은 방에서 셰어 할 자금으로 해밀턴에서는 독방에 셰어 없이 더 큰 방을 쓸 수 있을 정도이다. 끝으로, '반지의 제왕' 호빗 마을의 실제 장소가 바로 해밀턴이다. 그만큼,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지역이다.
뉴질랜드 북섬의 북동부의 중심 도시, 타우랑가.
오클랜드보다는 작지만, 그렇게 작지도 않은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중소도시이다. 역시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갖추고 있다. 큰 도시가 아닌 만큼, 한인 비율이 적은 장점이 있지만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더디다는 단점이 있을 수 있다. 다만, 뉴질랜드다운 면모를 갖춘 환경에서 천천히 여유롭게 일을 구하거나 공부를 하기에는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뉴질랜드에서 2번째로 큰 도시, 크라이스트 처지.
'치치'라고 불리는 도시로 아름다운 정원의 도시이다. 많은 관광지를 보유한 관광의 도시이기도 하다. 한인 비율이 적어 영어를 사용하기 좋고, 일자리가 비교적 많으며 물가도 싼 도시로 많은 워홀 생들의 마음을 빼앗는다. 어학원을 다니며 조용한 환경에서 공부에 집중하기에는 좋은 도시라고 생각한다. 관광객이 많기에 일자리 역시 서비스업에서 노려볼 수 있으며, 공장이 많아 공장에서 돈을 벌 계획이 있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다만, 과거 대지진이 발생했던 지대이므로, 지진의 위험이 있어 안정성을 고려한다면 완벽하게 추천할 수는 없는 도시이다.
뉴질랜드의 대표적인 관광 도시, 퀸즈타운.
주변의 산들에 둘러싸인 모습이 아름다워 그 모습이 '빅토리아 여왕'에게 어울린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뉴질랜드 내에서 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관광 휴양지로 손꼽히는 도시이며 번지점프의 발상지이다. 번지점프 이 외에도 스키장이 잘 발달되어 있어 액티비티를 즐기기에도 좋다. 선택 폭이 넓지는 않지만 어학 학원을 다니며 영어 공부를 할 수 있다. 아울러, 서비스업 일자리를 찾아 떠나는 이들에게도 적합한 도시이기도 하다.
뉴질랜드 남섬에서 4번째로 큰 도시, '와인 산업'의 중심지 블레넘.
도시라는 말이 조금 어울리지 않는 농업이 주를 이루는 지역이지만, 일자리가 많은 지역으로 유명하여 많은 청춘들이 몰려든다. 대표적으로 홍합 공장이나 과일 공장, 그리고 포도농장 등에서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시티 잡을 원하지 않고, 시즌 잡을 원하는 이들에게 적합한 지역이라고 볼 수 있다. 때문에 시기만 잘 맞춘다면 1년 내내 일 자리를 구할 수 있기에, 시즌 잡을 원한다면 떠나볼 만한 지역이다.
시티보다는 적적하고, 심심할 수 있지만 웬만한 쇼핑센터들이 있기 때문에 생활하는 데 큰 어려움도 없다.
뉴질랜드 남섬의 가장 북쪽 가장자리에 위치한 소도시, 넬슨.
다양한 야생동물과 해안 절경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곳이다. 워홀러들이 워킹 홀리데이 기간 동안 여행으로 많이 떠나기도 하는 레포츠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위치상으로 남섬의 가장 위쪽에 있기 때문에 북섬으로의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어학원이 있고 한인 비율이 적어 영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이들에게도 나무랄 데 없는 매력적인 소도시이다. 작은 도시이지만, 생활하기에 불편함이 없는 환경이며, 블레넘과 같이 사과 농장, 와인 농장, 양조장 등이 있어 시즌 별 일자리를 구할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선택이다. 어떤 선택도 완벽할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두고 많은 질문을 던져보자. 어떤 종류의 Job을 구할 것인지, 어학원을 다닐 것인지, 선호하는 라이프 스타일이 무엇인지. 이런 질문들은 지역 선정을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질문지들이다. 각자의 다양한 환경과 계획에 따라서 지역을 고려할 것이기에 질문에 대한 답은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소개한 지역만이 뉴질랜드를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때문에 절대 어느 지역이 더 좋고, 나쁜지 정답을 내릴 수 없는 일이다. 그것은 본인에게 달려있는 일이다.
나 역시, 처음의 계획은 오클랜드에서 잡아둔 단기 숙소의 기간만큼만 오클랜드에 머물다가 해밀턴으로 가려는 것이었다. 해밀턴으로 떠나기 4일 전, 나는 1년 중, 몇 개월을 조금 더 오클랜드에 남아있기로 결정했다. 나는 이 곳에서 조금 더 뉴질랜드를 직접 겪어나가 보기로 했다. 어학원을 이미 등록했거나, 혹은 장기 거주지가 이미 정해졌거나, 시즌 잡을 이미 구하여놓은 상태가 아닌 이상은 가장 오클랜드에 있다가 점차 지역을 선정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람들의 말처럼 신호등에 서있을 때면 한국인처럼 보이는 이들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는 도시이다. 그러나 뉴질랜드 현지 카페에서의 경험을 쌓고자 했던 나로서는 카페가 밀집되어 있고, 취업 기회가 많은 만큼 빨리 Job을 구할 수 있는 지역에 더 가치를 실었다. 이렇게 겪어나가는 것에 따라서도 계획이 바뀔 수 있지만, 마음에 염두하고 있는 지역의 순위가 있다면 좀 더 수월할 것이다.
떠나기 전, 각자마다 품은 이곳에서의 꿈을 기반으로 지역을 살펴보고 마음에 잘 담아 가야 한다. 고뇌가 따르겠지만, '거주지'에 대해 최선을 다해 공부하고 또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기를 바란다. 분명 그 시간이 공항을 지나 뉴질랜드의 첫 행선지로 떠나는 날, 첫 단추를 잘 잠그는 데 한 몫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