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
건강한 여성을 위한 글을 쓰는 한의사, 혜선생입니다.
오늘부터는 출산 후 많이 겪으시는 손목통증, 허리통증, 무릎통증 등 산후 통증과 치료에 대해 차근차근 얘기를 나눠보려고 해요.
오늘 목과 어깨 통증으로 한의원에 내원한 환자분이 계셨어요. 승모근을 잡아보니 돌처럼 굳어 있었어요. 일반적으로 단순히 근육이 뭉쳐서 오시는 분들은 승모근에 침치료를 하면 툭툭 튀면서 한결 가벼운 느낌을 금방 느낄 수 있는데, 이 환자분의 경우 침 치료를 하려고 목에 손을 대니 목 뒤가 흥건히 젖어 있었어요. 겨울이고, 목 뒤-상체로만 식은땀처럼 나는 경우는 일반적인 땀과는 다릅니다. 자율신경계가 많이 관여하는 증상처럼 보였어요. 또, 환자분이 전체적으로 많이 붓고 다리가 퉁퉁 부어있으셨어요.
안쓰러운 마음에 여쭤보니 둘째 출산 이후로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했더니 그 이후로 상체로 식은땀이 나고 으슬으슬 추웠다가 온몸이 아픈 증상들이 생겼다고 하셨어요. 고, 목 어깨, 손목, 허리 온몸이 아파서 여기저기 마사지를 받으러 다니셔도 그때뿐이라고 하셨어요.
"산후풍 증상인것 같습니다"라고 말씀드리니, 산후풍인 줄 몰랐다고 하셨어요. 치료할 수 있고 좋아지실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진료실에서 뵙는 많은 분들이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심해져서 내원하셔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산후풍에 대해 많이 알리고 혼자서 힘들어하시지 않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으실 수 있도록 이 글을 쓰게 되었어요.
" 새벽 수유를 하다가 아기를 침대에 내려놓는데 손목에서 '뚝' 소리가 났어요.
다음 날부터 젖병을 들 때마다 손목이 욱신거려요" "기저귀를 갈려고 허리를 숙이면 허리가 끊어질 것 같아요." "밤에는 무릎이 시려서 이불을 덮어도 차갑고요."
출산하면 다 그렇겠지 하면서 넘기시는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출산 후 통증은 그냥 참고 견뎌야 하는 '원래 그런 것'일까요?
출산하면 모두 그런거 아닌가요?
아닙니다.
분당차병원에 있을 때 매주 10명 이상의 산모님들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출산 후 상태에 대해 상담했습니다.
오로의 양과 색, 하복통(훗배앓이), 땀(낮에나는 땀, 잠들면 나는 땀), 기력저하와 피로감, 관절통, 수면, 으슬으슬 추운 오한 등에 대해 정상적인 범위와 비정상적인 범위에 대해 설명드리고, 치료가 필요한 경우 적절한 치료를 안내해 드렸습니다.
10명중에 산후풍 증상으로 적극적으로 치료를 권하는 경우는 1-2명 정도에 해당하세요.
즉, 모두가 겪고 있는 증상이거나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레 사라지는 증상이라고 생각하시면 안돼요.
체질적으로 몸이 약하거나, 쌍둥이를 출산하셨거나, 경산부이신 경우, 임신 중 이벤트가 많으셨던 분, 진통이 너무 길었거나 출산과정이 힘드셨던 경우에는 더 산후조리를 잘하셔야 한다라고 말씀드려요.
이런 분들은 산후조리원에서 뵈었을 때 증상이 없다가, 집에 돌아가셔서 무리를 하거나 본격적인 육아를 시작하시면 산후풍 증상이 쉽게 나타나실 수 있어서입니다.
미리 말씀드린 산모님들 중 집에 돌아가셔서 증상이 발생해 치료를 위해 외래로 전화를 주시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경우 예후가 좋습니다. 미리, 산후풍에 대해 알고 계시면 "산후풍 증상이구나, 얼른 치료해야겠다"하고 증상의 초기에 빠르게 적극적으로 대처하실 수 있어서에요.
한의학에서는 출산 후에 생기는 이런 통증들을 '산후풍(産後風)'이라고 불러요.
'풍(風)'은 바람에만 스쳐도 아프다라고 아시기도 하고, 한의학에서는 병의 원인인 병인 중에 하나로 봅니다.
산후풍은 출산 후 몸의 면역과 균형이 약해진 상태에서 몸의 회복이 더뎌지고, 여기저기 염증을 일으켜 통증을 만드는 거예요.
또, 임신과 출산시에 분비된 관절을 이완하는 호르몬들로 인해, 몸의 관절들이 늘어나 있는 상태에서 수유를 하거나 아기를 안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관절에 무리가 가게되고, 이 때 관리를 잘 하지 못하면 관절이 제 위치로 온전히 돌아오지 못하거나 염증을 일으켜 지속적으로 통증이 발생합니다.
산후풍의 대표적인 증상
손목, 손가락 관절이 시리고 아파요
허리와 골반이 무겁고 아파요
무릎, 발목이 시리고 저려요
어깨와 목이 뻐근하고 결려요
전신 관절이 쑤시고 시려요
찬바람만 쐬어도 관절이 욱신거려요
목 뒤나 등에 식은땀이 나요
온몸이 붓고 무거워요
현대의학에서는 '산후풍'이라는 진단명 대신, 각각의 증상을 개별 질환으로 봐요.
- 손목 통증 → 드케르뱅 건초염, 손목터널증후군
- 허리 통증 → 요추 염좌, 산후 골반통
- 어깨 통증 → 근막통증증후군, 회전근개 증후군
- 무릎 통증 → 퇴행성 관절염 초기 증상
이런 진단명들이 있고, 각 증상에 맞는 치료를 해요.
한의학 치료의 장점은, 각 부분들을 하나씩의 문제로 보지 않고
몸 전체의 균형과 면역문제로 보아 산모님 개인의 체질과 증상을 상세히 살펴 같은 증상이어도 그 증상을 일으키는 각각의 원인과 체질에 따라 치료합니다.
그러면, 각 부위의 통증들이 함께 없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으슬으슬 추운 오한과 식은땀 증상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들은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가 좋습니다.
같은 증상으로 내원하신 산모님들도 동일한 한약을 처방하는 경우는 거의 없으며, 개인의 체질과 증상에 가장 맞는 치료를 했을 때 효과적으로 치료되는 경우가 정말 많습니다.
출산할 때 아기가 골반을 통과할 수 있도록 골반을 벌어지게 하는 '릴렉신'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돼요. 이 호르몬은 출산 후에도 한동안 몸에 남아있어서 전신의 관절과 인대를 느슨하게 만들어요.
마치 고무줄이 늘어난 상태처럼, 관절이 불안정해지는 거예요. 이 상태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아기를 안고, 들어올리고, 수유하면서 같은 자세를 반복하면 관절에 무리가 가요.
10개월간 아기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출산 과정에서 출혈과 체력 소모를 겪어요. 한의학에서는 이를 '기혈이 크게 소모된 상태'라고 해요. 에너지와 혈액, 조직액 등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근육과 관절에 영양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요. 또 몸의 방어력이 약해져서 외부의 찬 기운이나 습한 기운에 쉽게 반응할 수 있어요.
수유할 때 아기를 안으면서 손목과 팔꿈치가 움직이고, 팔을 받쳐주느라 어깨에 힘이 들어가요. 아기 머리를 떠받치려고 목에 긴장이 생기고, 앞으로 숙인 자세 때문에 허리와 골반에 부담이 가죠.
저는 최대한 수유쿠션을 사용하길 권장합니다. 허리를 숙여 기저귀를 갈지않도록 기저귀갈이대도 적극 추천합니다. 안아서 재울때도 수유쿠션을 받쳐주거나 해서 몸에 무리가 가시는걸 최대한 줄이셔야해요.
밤낮없는 수유와 육아로 수면이 부족하면 근육이 회복될 시간이 없어요. 또 제대로 된 식사를 챙기기 어려워 영양 불균형이 생기기 쉽구요.
제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하나입니다.
'출산 후 통증은 원래 그런 거라서 참아야 한다'고 생각하시지 않도록 돕고싶어요.
산후풍은 분명히 불편한 증상이고 치료할 수 있어요.
한의원에서는 침, 뜸, 부항, 추나치료로 단축된 근육을 풀어주고 통증을 치료합니다.
통증감소에 테이핑이나 수치료도 도움이 많이 됩니다.
으슬으슬 춥거나 땀이 많이 나거나, 전신적으로 기운이 너무 없거나 피로감이 심한경우, 통증의 부위가 많고 심한 경우에는 혈액과 에너지를 보충하고 몸의 회복을 돕는 한약치료가 효과가 좋습니다.
출산지원금과 산후조리경비 사용가능해요
국가 산후지원금(국민행복카드)도 사용하실 수 있고, 서울시, 경기도의 경우에는 산후조리경비 50만원을 산후한약 처방에 사용할 수 있어요. 각 지자체의 경우에도 지원금이 있을 수 있으니 확인해보시면 좋습니다.
출산 후에 육아만으로도 힘드실텐데, 몸이 아프면 정말 힘들고 우울해져요.
혼자서 힘들어하거나 그러려니 하고 넘기며 참지 마세요.
꼭 도움을 받으시고, 적절한 치료로 일상을 회복하시길 권합니다.
다음글은 산후에 어떤 증상들이 '정상적인 산후 회복 과정'이고, 어떤 증상들이 '치료가 필요한 산후풍'인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정한 한의사 혜선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