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적인 산후 회복 vs 치료가 필요한 산후풍

산후풍, 산후관절통, 산후우울증, 산후땀

by 혜선생

안녕하세요 :)

건강하고 아름다운 여성을 위한 글을 쓰는 다정한 한의사, 혜선생입니다.


지난 글에서 산후풍에 대해 이야기했어요.

오늘은 어떤 증상들이 '정상적인 산후 회복 과정'이고, 어떤 증상들이 '치료가 필요한 산후풍'인지 자세히 알아볼게요.



혹시 이런 증상이 있으신가요?


□ 낮에 활동 시 식은땀이 난다

□ 수면 중 땀이 흠뻑 난다

□ 손목, 허리, 무릎 등 관절이 아프다

□ 으슬으슬 오한이 있다

□ 식욕이 없고 소화가 안 된다

□ 잠들기 힘들거나 자주 깬다

□ 최상의 컨디션 100점 기준 50점 이하다

□ 찬바람만 쐬어도 관절이 시리다

□ 출산 후 2주가 지났는데도 계속 피곤하다


"출산하면 다 이래요"라고 넘기지 마세요.

치료할 수 있어요. 그리고 빠르게 치료할수록 빠르게 좋아져요.


1. "출산하면 다 그래"라는 말의 위험성


진료실에서 가장 안타까운 순간이 있어요. 환자분이 "증상이 3개월째인데, 출산하면 다 이렇다고 해서 참았어요"라고 말씀하실 때예요.


출산 후 몸이 회복되는 과정에서 어느 정도의 불편함은 자연스러워요. 하지만 모든 증상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참으면, 치료 시기를 놓치게 돼요.


산모의 고통을 당연하게 여기게 만들어요

치료 시기를 놓치게 해요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요

산모가 도움을 요청하는 것을 주저하게 만들어요


2. 산후풍,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에요


많은 분들이 "나만 이런가?"라고 생각하시는데, 산후풍은 생각보다 흔한 질환이에요.

실제로 한의원 외래 환자 중 산후풍으로 분류되는 환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13.2%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최근에는 출산 연령이 높아지는 추세, 고령 분만과 제왕절개 분만의 증가, 출산 후 빠른 복직과 육아 부담 등으로 인해 산후풍의 임상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3. 정상적인 산후 회복 vs 치료가 필요한 산후풍


저는 산후 증상 설문지를 통해 산모의 산후 증상을 체크하여 정상적인 범위와 비정상적인 범위를 평가하고, 비정상적인 경우에는 치료를 권해드리고 있어요.


1) 오로 (産後 分泌物)


정상 범위

출산 직후: 적색의 많은 양

1-2주: 갈색이나 분홍색으로 양이 줄어듦

3-4주: 황백색으로 점차 사라짐


치료가 필요한 경우

출산 2주 후에도 적색 오로가 계속됨

악취가 나거나 덩어리가 많이 나옴

갑자기 양이 많아지거나 출혈처럼 나옴


2) 하복통, 훗배앓이

정상 범위

출산 후 1주일 정도는 자궁이 수축하면서 생기는 통증

모유 수유 시 자궁 수축으로 인한 통증

점차 약해지는 양상


치료가 필요한 경우

2주가 지나도 통증이 심함

통증이 점점 심해짐

발열이나 오한을 동반함


3) 땀

정상 범위

출산 후 2-3주간은 땀이 많이 날 수 있어요 (임신 중 늘어난 수분을 배출하는 과정)

활동 시 가볍게 나는 땀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산후풍 증상)

낮에 활동하지 않을 때도 식은땀이 남, 땀이 나고 나면 기운이 축 쳐짐

수면 중 목 뒤나 등에 땀이 흠뻑 젖을 정도로 남

3주가 지나도 땀이 계속 많이 남

땀과 함께 오한(으슬으슬 추운 느낌)이 있음


4) 기력저하, 피로


정상 범위

출산 직후 1-2주는 피로감이 있을 수 있어요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로 점차 회복됨

최상의 컨디션 100점 기준 60-70점 정도


치료가 필요한 경우

3주가 지나도 기력이 회복되지 않음

최상의 컨디션 100점 기준 50점 이하

하루 종일 누워있어도 피곤함

아기를 돌보는 것조차 힘듦


5) 관절통

정상 범위

출산 직후 며칠간 가벼운 근육통

휴식을 취하면 좋아지는 통증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산후풍 증상)

손목, 허리, 골반, 무릎, 목, 어깨 등의 지속적인 통증

일상생활(수유, 기저귀 갈기 등)에 지장을 줄 정도의 통증

시간이 지나도 좋아지지 않거나 악화되는 통증

찬바람을 쐬면 욱신거리는 통증

밤에 더 심해지는 통증


6) 수면

정상 범위

신생아 돌봄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자연스러워요

아기가 자는 시간에 같이 잘 수 있음

피곤하지만 잠들 수는 있음


치료가 필요한 경우

피곤한데도 잠들기 힘듦

자주 깨고 다시 잠들기 어려움

꿈을 많이 꾸고 숙면을 못함

불안하고 초조해서 잠을 못 잠

산후우울과도 연결될 수 있어 치료가 필요합니다.


7) 식욕, 소화


정상 범위

출산 후 식욕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모유수유 시)

소화가 잘되고 식사를 잘할 수 있음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산후에 식욕이 떨어짐

먹어도 소화가 안 됨

속이 더부룩하고 답답함

메스껍거나 구역감이 있음


→ 이것은 소화기능이 약해진 상태예요. 영양 섭취가 잘 안 되면 회복이 더뎌지므로 치료가 필요합니다.


8) 한열 (추위와 더위 느낌)


정상 범위

개인차는 있지만 출산 전과 비슷한 체온 조절


치료가 필요한 경우: (산후풍 증상)

산후에 갑자기 추위를 많이 타게 됨

손발이 차고 아랫배가 찬 편

으슬으슬 오한이 있음

반대로, 산후에 몸이 화끈거리고 더운 느낌이 지속됨


산후풍 초기에 자주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치료가 필요합니다.


4. 산후풍은 종합적인 증상이에요


산후풍은 단순히 '관절통'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거예요.

한의학에서 정의하는 산후풍은 출산 후 몸의 면역과 균형이 약해진 상태에서 나타나는 전신적인 복합 증상이에요.


산후풍의 핵심 증상들


관절통: 손목, 허리, 골반, 무릎, 목, 어깨의 통증과 시림

감각 이상: 저리고, 시리고, 바람이 들어오는 느낌

땀 조절 이상: 비정상적으로 많이 나는 땀, 낮의 식은땀, 수면 중 땀

한열 조절 이상: 으슬으슬 추운 오한, 또는 화끈거리는 열감

전신 증상: 극심한 피로감, 식욕저하, 수면 장애


한의학에서는 이런 증상들이 출산으로 인한 기혈(에너지, 혈액 및 조직성분들) 손상과 산후 조리 부족으로 인해 함께 나타난다고 봅니다.


출산 과정에서 10개월간 아기에게 영양을 공급하고, 출혈과 체력 소모를 겪으면서 몸이 많이 소모돼요.

이런 상태에서 충분한 회복 없이 육아와 가사를 하면, 몸의 방어력이 약해져서 외부의 찬 기운이나 습한 기운에 쉽게 반응하게 됩니다.


그래서 산후풍 증상이 있는 분들은 대부분 여러 증상이 동시에 나타나요. 손목만 아픈 게 아니라 허리도 아프고, 으슬으슬 춥고, 땀도 많이 나고, 피로감도 심한 식으로요.


5. 산후풍, 누가 더 조심해야 할까요?


산후풍 고위험군


1) 체질적으로 몸이 약한 경우

원래 기력이 약하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분

평소 손발이 차거나 빈혈이 있는 분

임신 전부터 관절이 약했던 분


2) 쌍둥이 출산

임신 중 몸의 부담이 2배

출산 후 회복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

육아 부담도 2배


3) 경산부 (둘째, 셋째 출산)

첫째 때보다 나이가 많아 회복력이 떨어짐

첫째 육아와 병행하느라 충분히 쉬지 못함

산후조리를 소홀히 하기 쉬움


4) 임신 중 이벤트가 많았던 경우

임신성 당뇨, 임신성 고혈압 등

조기진통, 절박유산 등으로 입원했던 경우

임신 중 심한 입덧이나 빈혈이 있었던 경우


5) 출산 과정이 힘들었던 경우

진통 시간이 매우 길었던 경우

응급 제왕절개 수술

출혈이 많았던 경우

난산이었던 경우


6) 고령 임신 (만 35세 이상)

회복력이 젊은 산모보다 떨어짐

관절과 근육의 탄력성이 낮음


7) 산후조리를 제대로 못한 경우

출산 후 바로 복직

육아와 가사를 혼자 감당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를 못함

찬물, 찬바람에 노출


이런 경우에 해당하시는 분들은 증상이 없어도 예방적 차원에서 산후 한의 치료를 고려하시는 게 좋아요.

특히 산후조리원에서는 괜찮았는데, 집에 돌아가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요. 산후조리원에서는 충분히 쉬고 잘 먹지만, 집에 오면 육아와 가사를 병행하면서 몸에 무리가 가기 때문이에요.


6. 왜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할까요?


1) 예후가 좋아요

출산 후 1-2개월 이내에 치료를 시작하면 회복이 빠르고 예후가 좋아요.

몸이 아직 회복 중인 상태라 치료에 대한 반응도 좋고, 증상이 고착화되기 전이라 치료 기간도 짧아요. 실제로 진료실에서 보면, 출산 후 1개월 이내에 오신 분들은 2-4주 정도의 집중 치료로 좋아지는 경우가 많아요.


2) 악화를 막을 수 있어요

산후풍을 방치하면 증상이 점점 심해지고 범위가 넓어져요.

단순 손목 통증 → 팔 전체, 어깨까지 통증 확대

허리 통증 → 다리 저림, 보행 장애까지 진행

경미한 피로 → 극심한 기력저하, 일상생활 불가능


3) 만성화를 예방해요

산후 6개월이 지나도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통증으로 굳어질 수 있어요.

치료 기간이 몇 배로 길어짐 (6개월~1년 이상)

완전한 회복이 어려워질 수 있음

통증이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어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짐

육아와 가사에 지장을 주어 가족 관계에도 영향


4) 둘째, 셋째 출산 준비를 위해

첫째 때 산후풍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둘째를 임신했을 때 더 심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요.

첫째 때의 손상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 몸의 부담이 훨씬 커지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둘째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더욱 적극적으로 산후풍을 치료하셔야 합니다.


7. 진료실에서 만난 환자분들

오늘도 3개월 전에 출산하신 분이 오셔서 말씀하셨어요.

"손목이 아픈 건 참았는데, 이제는 아기 안는 것조차 힘들어요. 진작 올걸 그랬어요."

"밤에 땀 흠뻑 젖어서 깨는데, 이게 이상한 건지 몰랐어요. 출산하면 다 그런 줄 알았어요."


초기에 치료 시기를 놓치고 증상이 심해져서 내원하셔서 힘들어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더 많은 산모님들이 산후풍에 대해 알고 적극적으로 치료받으셨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다음 글에서는 산후풍의 구체적인 치료 방법에 대해 알아볼게요.

한약 치료는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어떤 한약을 쓰나요?

침, 뜸 치료는 어떻게 도움이 될까요?

치료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요?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

다정한 한의사 혜선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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