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후조리, 한의사가 직접 겪어보니...

산욕기를 잘 보내는방법, 산후조리 방법

by 혜선생

안녕하세요, 다정한 한의사 혜선생입니다.


지난 글에서 어떤 증상이 치료가 필요한 산후풍인지 알아봤어요.

많은 분들이 "그럼 산후풍을 예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고 물어보시는데, 산후풍을 '예방'하는 방법에 대해 제가 직접 경험하고 실천했던 방법을 솔직하게 나눠볼게요.


출산 직후, 몸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출산하고 나서 가장 놀랐던 건, 내 몸이 내 몸 같지 않다는 거였어요.

화장실 가는 게 두려워요 (회음부 통증)

밤중 수유로 잠을 제대로 못 자요. 그런데 잠도 잘 안 와요ㅠㅠ

수술하신 분들은 수술부위 통증까지..

머리가 멍하고 기력이 없어요


자연분만은 선불, 제왕절개는 후불이라는 말이 있는데 자연주의출산으로 '초 선불'을 경험한 저는 다른 산모들보다는 훨씬 컨디션이 좋은 편이었어요.


출산하고 바로 활동이 가능할 정도였고, 회음부 절개도 거의 하지 않았는데도 생각보다 너무 힘들었어요.


"10개월 동안 임신으로 고생한 몸에" "진통과 분만 또는 제왕절개 수술"을 하고 났으니 당연하겠죠.

한의학에서 큰 병을 겪거나(大病), 큰 수술 후의 허약 증상(虛勞)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게 정말 산후에 딱 맞는 말이구나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출산 후의 몸은 인생에서 가장 큰 노동을 치른 상태구나...


산후조리, 정말..! 중요해요


출산 후 6-8주를 산욕기라고 합니다. 임신으로 변화했던 몸이 천천히 회복하는 시기예요.

임신 중 자궁은 500배에서 1000배까지 늘어납니다. 자궁이 제 크기와 위치로 회복하는데 6주의 시간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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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기를 어떻게 보냈는지에 따라 여성의 평생 건강이 달라진다는 얘기를 정말 많이 하세요.

"출산하고 관리를 못했더니 그때부터 아직도 아기 낳은 달만 되면 시리고 아파요"


출산한 지 몇 년이 지나서도 관절이 시리고 아프다고 하시는 분들, 출산 후부터 계속되는 골반통, 허리통증, 피로감, 탈모 등등... 진료실에서 이런 환자분들을 정말 많이 뵈어요.


한의사도 산후에 한약을 먹을까?


출산을 한 한의사분들은 아마 99.9%는 드실거같아요.

너무 필요하고 좋다는 걸 알거든요.


제가 겪어보기 전에는 솔직히 "한약 정말 좋은데 비싸죠..."라고만 말씀드렸었는데,

지금은 오히려 정말 진심으로 권해드릴 수 있어요.

산후조리원에서 만난 산모님들, 진료실에서 만난 산모님들, 모든 산모님들이 내 몸을 회복하는 걸 최우선으로 생각하시거든요.


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효과 대비로 본다면 한약이 가성비가 최고입니다.

산후조리원 비용, 마사지 비용, 산후도우미 비용 등 정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걸 너무 잘 알지만...

저는 진짜로 꼭 내 몸을 위한 지출을 하신다면 한약을 드세요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실제로 제가 먹었던 한약


출산 직후부터 7일 : 자궁수축을 돕고 오로가 빠르게 빠지게 하는 한약


첫 2주: 기혈(에너지와 혈액)을 빠르게 보충하는 처방 + 손목관절 예방테이핑

당귀, 천궁, 지황 등 손실된 혈액을 보충하고 에너지를 보강해주는 한약(개인 체질 맞춤)

오로 배출과 자궁 회복을 돕는 약재 추가

하루 2번 복용


+plus)

손목관절 예방테이핑

인터넷이나 약국에서 테이핑 구매-3.5칸 잘라 손목에 가볍게 붙여요.

테이핑2.jpg
테이핑.jpg


다음 2주: 관절 강화와 기력 회복 처방 + 손목관절 예방테이핑

한약에 관절을 튼튼하게 하는 약재 추가

손목, 허리통증을 미리 예방하는 차원

하루 2번 복용


효과:

회복이 빠르고 피로감이 확 줄어들었어요

손목, 허리 통증이 없었어요

수유량도 늘고 컨디션이 좋아졌어요


4주 복용했는데, 육아하면서 왜이렇게 컨디션이 좋지?라는 생각을 했고 한약을 4주까지 먹었어요.

그런데, 한약을 안먹고 1주일 지나니까 너무 피곤하고 기운이 안나고 회복이 안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육아중에 바쁘니까 미처 깨닫지 못하고 있다가, 제가 남편에게 너무 힘들고 우울해... 라고 하면서 울자 남편이 한약 안먹기 시작하면서 확실히 옆에서 보기에도 제가 많이 힘들어하는것 같다고 하는거에요.

이과 공돌이 대문자 T남편이 그런말을 하니까 저도 혹시나 해서 다시 한약을 먹기 시작했어요.


녹용 잔뜩 넣고 나를 위해서 좋은 건 다 넣을거야 하며 처방해서 먹기 시작했고, 진짜로 몸이 다르다. 체력이 다르다. 정말로 체력에 도움이 된다. 라는걸 처음으로 느꼈어요. 우울감도 빠르게 사라졌어요.


산후 한약을 권할 때 한약 정말 효과는 좋은데 비싸죠...라고 망설였었는데, 이 때를 계기로 저는 진심으로 추천드릴 수 있게 되었어요. 산후에 아프시고 힘드시거나 우울하시면 분명히 도움이 됩니다.



부인과전문의 + 모유수유상담전문가 한의사가 추천하는 산후조리


충분히 쉬고 충분히 배우고 나오기


아무것도 모르고 패기가 넘치던 시절 '산후조리원에 가지 말까'도 생각했었는데 두 번의 출산을 먼저 겪은 동생이 말렸어요. 지금 생각하면 산후조리원에 간 건 산모를 위해서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집에 돌아오게 되면 아무리 가족이나 남편이 도와줘도 산모가 편하게 쉴 시간은 거의 없어요... 아기 울음소리에 맘 편히 쉬기 쉽지 않거든요.


꼭 받으면 좋은 교육

아기 목욕 교육

수유 교육 (특히 수유 자세!)

이유식 교육


이때 아무것도 안 배우고 쉬기만 하고 나오시면, 집에 돌아와서 훨씬 힘들어요.

모유수유 계획이 있으시다면 조리원에 계실 때 꼭 수유 자세를 봐달라고 도움을 요청하세요.


저도 이론은 너무나 잘 알고 있었는데도 실제 수유는 어려워서 많이 도움을 받았어요. 신생아실에 수유 자세를 잘 아시는 선생님이 한 분씩은 계세요. 수유에 대한 얘기는 이후에 좀 더 자세히 해볼게요.


충분히 쉬기 - 관절통증 예방의 핵심



출산 후 최소 6주까지는 최대한 회복에 전념하셨으면 좋겠어요.


실천 방법

① 집안일은 최대한 하지 않기 (흐린 눈 하기)


② 수유 외에는 최대한 휴식 + 수면, 가벼운 산후 스트레칭하기


③ 아기 잘 때 무조건 같이 쉬기 (핸드폰은 잠깐만 보기...! 약속!)


④ 내가 받을 수 있는 도움이 있다면 최대한 다 요청하기 (가족, 남편, 산후도우미 등등)


⑤ 산후도우미는 미리미리 예약해두기 (소득에 따라 차등 정부지원금)

예약이 빨리 마감돼요

임신 중에 미리 알아보세요


⑥ 육아는 템빨! (굽히거나 숙이는 동작을 최대한 하지 않도록)

기저귀갈이대 사용: 허리 숙이지 않고 기저귀 갈기

수유쿠션 필수: 팔과 손목 부담 줄이기

아기띠 활용: 안을 때 허리 부담 줄이기

중고거래도 좋아요


온도, 습도 조절하기 - 산후풍 예방


아기 태열 때문에 집안 온도를 너무 낮게 해두시는 경우가 많아요.

그렇지만, 너무 낮은 온도는 아기도 감기에 걸리기 쉽고 엄마는 산후풍(시림, 땀, 통증)이 올 수 있어요.


온도 관리

여름 (에어컨 사용 시)

24도 세팅, 더 밑으로 내리지 않기

가디건 꼭 입기

에어컨 바람 직접적으로 쐬지 않기

손목, 발목 보온 (긴팔, 긴바지)


겨울 (난방 사용 시)

22-23도 정도로 세팅

가습기 필수!

너무 덥게 하지 말기 (과도하게 땀 나면 안 좋아요, 일부러 땀 빼지 마세요)


습도 관리

아기방, 안방에 온습도계를 각각 1개씩 두세요

아기들은 생각보다 습도가 중요해요! 40-60%의 습도를 유지해주세요

가습기는 매일 청소하고 깨끗한 물 사용해주세요


기타 주의사항

냉동실에 맨손 넣지 않기 (고무장갑 필수로 끼고 넣기)

찬물로 설거지하지 않기

겨울에 찬바람 쐬지 않기

여름에도 긴팔 가디건 준비


잘 먹기 - 회복의 기본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이 잘 갖춰진 영양가 있는 밥을 잘 드셔야 해요.


① 산후도우미가 오신다면

음식을 잘 챙겨먹을 수 있도록 부탁드리기

반찬 만들어달라고 요청하기


② 부모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반찬 받아두기

따뜻한 미역국을 한 냄비 가득 끓여놓기


③ 도움이 없다면

반찬 가게에서 배달 시키기

간편식 미리 준비해두기

레토르트, 간편식 활용하기


특히 중요한 영양소

단백질: 고기, 생선, 달걀, 두부 (조직 회복, 모유 생성)

철분: 소고기, 시금치, 미역 (출혈로 손실된 혈액 회복)

칼슘: 우유, 멸치, 뼈다귀국 (뼈 건강, 모유 생성)

수분: 물, 국물 (모유 생성, 부종 완화)


이 글을 보는 분이 남편이나 산모의 가족이라면 꼭 한번 더 신경 써주세요.

아기 밥은 엄마가 챙겨주는데 엄마 밥은 챙겨줄 사람이 없어요.

꼭 잘 챙겨드셔야 해요.


마음 굳게 먹기, 힘내기!


괜찮아요, 대부분의 산모들이 산후우울감을 경험합니다.

나만 어렵고 힘든 게 아니고 최선을 다하고 계신 거예요.

산후에는 몸도 마음도 힘든 순간들이 많아요.


이런 생각이 드시나요?


초보 엄마라 아기에 대해서도 잘 모르겠고

아기가 잘 못 자거나 잘 못 먹으면 내가 부족한 탓인 것 같고

아직 몸과 마음은 회복이 안 된 상태라 모든 것이 버거워요


정상이에요. 모두 그래요.


조금 지나면 다 알게 되고 익숙해지실 거예요. 마음 굳게 먹고 힘내세요!


산후우울감이 심하다면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

아기에게 애정이 느껴지지 않음

아무것도 하기 싫고 의욕이 없음

불안하고 초조함

수면 장애가 심함

→ 꼭 전문가 상담을 받으세요. 산후우울증은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에요.


힘들 땐 도움을 요청하기 - 가장 중요!


마음이 힘들거나 몸이 아플 때는 "다 그렇겠지" 하며 참지 마시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요청하시고 적극적으로 치료하세요. 특히 이런 증상이 있다면 꼭 치료받으세요:


□ 낮에 활동 시 식은땀이 난다 □ 수면 중 땀이 흠뻑 난다 □ 손목, 허리, 무릎 등 관절이 아프다 □ 으슬으슬 오한이 있다 □ 식욕이 없고 소화가 안 된다 □ 잠들기 힘들거나 자주 깬다 □ 최상의 컨디션 100점 기준 50점 이하다 □ 찬바람만 쐬어도 관절이 시리다


산후풍 진단에 사용되는 질문입니다.

(지난 2편 "출산하면 다 이래요"라는 말, 정말일까요? 편에서 자세히 다뤘어요)


"출산하면 다 이래요"라고 넘기지 마세요. 치료할 수 있어요. 그리고 빠르게 치료할수록 빠르게 좋아져요.


산후 스트레칭으로 통증 예방하기


산후에 가장 아프기 쉬운 목-어깨, 손목관절, 골반을 이완시키는 스트레칭입니다.

생각날 때마다 한 번씩 해주시면 관절 통증을 예방하는 데 좋아요!


목-어깨 스트레칭

목을 천천히 앞뒤좌우로 기울이기 (각 10초씩)

어깨를 천천히 크게 돌리기 (앞으로 10회, 뒤로 10회)

양손을 깍지 끼고 머리 위로 쭉 펴기 (10초 유지)


손목 스트레칭

손목을 천천히 돌리기 (시계방향, 반시계방향 각 10회)

손바닥을 펴서 반대 손으로 당기기 (각 10초씩)

주먹을 쥐었다 폈다 반복하기 (20회)


골반 스트레칭

누워서 무릎을 세우고 골반 들어올리기 (10회)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기기 (각 10초씩)

골반을 좌우로 천천히 돌리기 (각 10회)


주의사항: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

무리하지 않고 편안한 범위에서

하루 2-3회 정도면 충분


마무리하며


산후조리, 정말 중요해요.

저도 한의사지만 직접 겪어보니 산후 6-8주가 정말 골든타임이구나 싶었어요.

이 시기를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정말 평생 건강이 달라질 수 있어요.


산후풍 증상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전글을 읽어주세요!

+Plus. 산후조리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댓글로 남겨주세요.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

다정한 한의사 혜선생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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