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수유, 할까요 말까요? 장단점 알고 선택하기
안녕하세요, 저는 국제수유상담가(IBCLC)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고, 모유수유한의학회 교육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부인과 전문의 한의사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1년간 모유수유를 했고, 지금은 씩씩하게 뛰어다니는 21개월 아기의 엄마이기도 해요.
사실 모유수유에 대한 글, 정말 오래 고민했습니다.
모유수유를 하시는 엄마의 비율이 생각보다 정말 적거든요. 그래서 이 글을 읽고 여러 사정으로 모유수유를 하지 못하시는 엄마들이 혹시라도 죄책감을 느끼시면 어떡하나, 하는 마음이 늘 걸렸어요.
그런데 최근에 브런치에서 한 작가분의 글을 읽게 됐어요. 모유수유에 정말 관심이 많았고, 너무 하고 싶었는데 정작 필요한 정보를 찾기가 너무 어려웠고, 여러모로 고생하시다가 단유를 결심하신 내용이었어요. 그 글을 읽는데 뭔가 마음이 움직였습니다. 제가 해야 할 일을 미뤄온 기분이 들었어요.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를 떠올려보면, 거의 모든 엄마들이 모유수유에 관심이 정말 많으세요. 직수도 시도해 보고, 유축기도 열심히 하고, 수유 자세도 배워보고. 의지가 충분히 있으셨는데, 조리원을 나오고 나면 현실적으로 대부분 단유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요.
복직이나 여러 현실적인 이유도 있지만, 제가 정말 안타깝게 생각하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아기가 잘 안 물어서'
'유축을 해봤더니 양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산후도우미분이 "엄마 젖이 물젖인 것 같아요, 아기가 설사해요" 하셔서.
친정엄마나 시어머니가 "젖이 안 좋아서 아기가 잘 안 크는 거 아니야?"라셔서.
주변에서 "요즘 분유가 얼마나 좋은데, 모유보다 훨씬 낫다"라고 하셔서.
모유수유는 초기에 정말 힘든 부분이 많아요. 아기도 처음 젖을 물어보고, 엄마도 처음 젖을 물려보는데 — 예전에는 엄마나 언니나 마을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알려줬던 것들을 요즘은 주변에서 알려줄 사람이 거의 없어요.
아기가 젖을 잘 안 물어주면 내가 뭔가 잘못하고 있나, 젖이 안 나오나 하고 마음고생도 많이 하세요. 국제수유상담가 자격증을 따고 많이 공부했던 저도 똑같았습니다. 몸에 익히고, 자꾸 해보고, 엄마랑 아기 둘 다 익숙해져야 하는 일이에요.
아기의 건강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 엄마들을 속상하게 하거나 주눅 들게 하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합니다. 모유수유 중인 엄마에게는 정말 주변의 도움과 지지가 필요해요. 몸도 아프고, 밤중 수유도 남한테 맡길 수 없으니까요.
그렇지만 모우슈유 딱 초기 6주만 버티면 장점이 참 많습니다.
처음에는 힘도 약하고 무는 법도 잘 모르던 아기가 자라면서, 나중에는 아주 편안하게 잘 물어줘요. 어느 순간 수유가 정말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됩니다.
6주를 버티신 분들은 6개월~1년까지 편안하게 모유수유하시고 이유식으로 넘어가세요.
아기가 잘 안 아파요.
모유에는 면역물질이 정말 많아서, 수유하는 동안 아기를 강력히 보호해 줍니다.
아기가 잠을 잘 자요
엄마 심장 소리, 엄마 체온. 아기 입장에서 이보다 잠 오는 환경이 없어요. 모유 안에는 실제로 아기를 졸리게 하는 성분이 있어요. 먹다 스르르 잠드는 게 배부름만이 아니에요. 수유맘들 사이에서 속어로 '쭈쭈마취'라는 말이 있는데, 젖 먹으면 아기가 기절하듯 잠들어서 나온 말이니 수유를 하신 엄마들은 확실히 공감하시는 부분입니다.
살이 잘빠져요
수유 중에는 하루 300~500kcal를 젖 만드는 데 씁니다. 자궁수축 속도가 더 빠르고 체중이 빠지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가방이 가벼워져요
외출할 때 준비물이 따로 없어요. 분유통, 젖병, 온수통 없이 그냥 나가면 됩니다.
분유값이 들지 않아요
한 달 20만 원 가까이 절약됩니다. 1년이면 꽤 큰 금액이에요.
여행이 자유로워요
어디 가든 엄마만 있으면 아기 밥 걱정이 없어요. 요즘 수유실도 곳곳에 잘 되어 있고요.
모유수유를 시작하면 꼭 받는 질문이 있어요. "언제까지 먹여야 해요?"
모유수유를 오래 할 자신이 없더라도, 초유만큼은 꼭 먹이시길 권합니다. 초유는 출산 직후부터 약 3~5일 사이에 나오는 첫 번째 젖이에요. 양은 적지만 — 처음에는 찻숟가락 한두 개 정도밖에 안 됩니다 — 면역글로불린, 항체, 성장인자가 농축되어 있어서 아기에게 최초의 면역 주사를 놓아주는 것과 같아요.
초유는 출산 후 약 3~5일까지입니다. 이후 이행유(2주)를 거쳐 성숙유로 바뀌어요. 단 며칠이라도 먹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아기에게 정말 큰 선물이 됩니다.
복직 예정이라면, 복직 예정일로부터 최소 2~3주 전부터 단유를 준비하시는 게 좋아요. 갑자기 끊으면 젖몸살이 심하게 올 수 있거든요. 수유 횟수를 서서히 줄여가면서, 몸이 자연스럽게 젖 생산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거예요.
복직을 하더라도 수유를 지속하길 원하시는 분의 경우에는, 낮에는 유축을 하고, 아침저녁으로 직수를 유지해서 수유를 이어가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건 사실이니, 본인 상황에 맞게 결정하시면 돼요.
출생 ~ 6개월 : 완전 모유수유 권장 기간
이유식을 시작하기 전까지, 모유만 먹이시면 돼요. 이 시기가 모유의 효과가 가장 집중되는 때이기도 합니다. 6개월까지 수유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아요.
6개월 ~ 1년 : 이유식과 함께 병행
이유식이 시작되면서 수유 횟수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요. 모유는 보조 영양원 역할을 하면서도 면역 보호는 계속됩니다. 6개월을 넘기신 분들은 1년을 목표로 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1년 이후 : 이 시기부터 모유는 밥이 아니라 간식 같은 역할로 바뀌어요. 횟수가 많이 줄고, 아기가 먹고 싶을 때 찾아오는 형태로 자연스럽게 정착됩니다. 억지로 끊지 않아도 아기 스스로 조절하기 시작해요.
2년 : 세계보건기구 권고 기준
WHO는 공식적으로 만 2세까지 수유를 권장합니다. 다만, 현실적으로 2년을 채우는 분들이 많지는 않아요. 이건 목표가 아니라 참고 기준으로 알아두시면 돼요.
아닙니다.
저도 이 얘기 정말 많이 들었어요. "오래 먹이면 젖에 영양이 없어진다는데 언제까지 모유수유할 거냐"
주변에서 "오래 먹이면 영양도 없고 아기가 안 떨어지려 한다"는 말을 많이 하시는데, 이건 과학적으로 맞지 않아요. 아기가 클수록 모유의 구성 성분은 그에 맞게 바뀌고, 젖량도 수요에 따라 조절됩니다.
다만 1년이 지나면 모유가 아기의 주된 영양 공급원에서 정서적 안정과 면역 보호 역할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는 건 맞아요. 밥을 먹고 나서 엄마 품에 와서 짧게 먹고 가는 — 그런 형태가 되는 거죠. 그것도 충분히 의미 있는 수유예요.
결론적으로, 언제 끊느냐보다 중요한 건 엄마와 아기 모두가 준비됐을 때 자연스럽게 마무리하는 거예요. 6개월도 훌륭하고, 1년도 훌륭하고, 더 길어도 괜찮습니다. 어떤 선택도 충분히 잘하고 계신 거예요.
마지막으로 꼭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어요.
분유수유를 하고 계신 분들, 절대 불편하게 읽지 않으셨으면 해요. 모유수유를 하든, 분유수유를 하든— 내 아이를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한 엄마는 그 자체로 이미 최고의 엄마니까요. 그건 변하지 않아요.
자, 그럼 시작해볼게요. �
앞으로 총 10개의 시리즈로 모유수유에 필요한 정보를 최대한 솔직하고 상세하게 도움이 되도록 적어보겠습니다. 다정한 한의사 혜선생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