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이 시는 구름이라는 존재의 숙명에 대한 저의 상상입니다.
전 구름이란 먼저 떠난 영혼들이 그리운 사람을 멀리서 지켜보도록 신이 허락한 존재라 믿습니다.
그들의 흩어짐은 소멸이 아닌, 다시 이름을 가진 생명으로 태어나기 위한 재회의 과정이라고 말입니다.
등 뒤에는 눈부신 태양 빛이 내 그림자를 지우려 타오르고
발아래는 그리운 너의 세상이 아득하게 펼쳐져 있다
사람들은 나를 보며 유유히 흘러가는 오후의 평화라 부르지만 그건 너희가 보지 못한 탓이다
저 높은 하늘의 매서운 바람이 돌아가자, 이제 그만 돌아가자 내 허리를 쉼 없이 잡아당기고 있다는 것을
나는 흩어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다
이 바람에 몸을 맡기면 영영 이별이기에 터져 나가는 살점을 붙들고 느릿하게, 아주 느릿하게 버티는 중이다
말을 건넬 입이 없어 나는 몸을 비틀어 토끼가 되고 고래가 된다
혹시 네가 하늘을 올려다볼까 봐 나 여기 있다고, 아직 지켜보고 있다고 서툰 수화를 보낸다
하지만 시간은 나를 기다려주지 않고 힘이 다하는 순간 나는 끝내 무너져 내린다
툭, 투둑.
나의 무너짐이 비가 되어 너의 어깨를 적실 때 놀라지 마라, 울지 마라
그것은 소멸이 아니라 내가 너에게 닿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으니.
그렇게 땅으로 스며든 나는 긴 잠을 자고 일어나 언젠가 맑은 눈을 가진 소녀로 다시 태어날 테니
그러니, 너의 이름을 가만히 들여다보렴
거기 어딘가에 먼 길을 돌아 다시 너를 찾아온 희고 작은 구름 한 조각이 숨 쉬고 있을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