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하여 나는 걱정을 그만두고 파충류와 사랑에 빠지게 되었는가
영리한 속편들이 분명 존재하지만, 보통은 전편만 못한 속편이 많습니다. 작품성은 버리고 수익만 따지다가 결국 산으로 가버리는 프랜차이즈를 수없이 목격한 영화팬들은, 디즈니의 속편 소식에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가질 수밖에 없었죠.
그런 기대와 우려 속에서, 주토피아 2가 개봉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주토피아 2를 보고 나니 혹시 '디즈니 감다살?'이란 희망이 조금 엿보이더군요.
1편의 매력적이면서도 PC를 신경 쓸 필요가 없는 영리한 세계관 덕에, 전편은 엄청난 흥행을 기록했는데요. 2편은 9년 만에 디즈니를 살려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을 안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이 영화를 보려 마음을 먹은 관객들도 신경 쓰고 있던 지점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다행히도, 속편의 함정에 빠지지는 않은 듯하여 일단 합격점을 줄 만합니다.
규모를 키우기보다 좀 더 안으로 집중하는 이야기는 기대보다 더 좋았는데요. 비록 새로운 것을 많이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여전히 멋진 캐릭터들이 넘쳐납니다.
스크린 속에서 그들이 살아 움직이는 것으로 이미 티켓값 생각은 나지 않더군요. 특히 전편의 기발한 캐릭터들을 최대한 안고 간 점에서 더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aUC1VZQE1E
(1편 최고의 장면)
이미 1편을 보신 분들은 영화 초반에 살짝 복습을 시켜주니 다시 찾아보실 필요는 없어 보이고요. 전편을 안 보았다면 당연히 보고 가야 제대로 즐길 수 있습니다.
저는 광음시네마에서 봤는데, 저음이 너무 강해서 나올 때 머리가 좀 띵하긴 했지만, 노래도 좋고 사운드 디자인도 괜찮으니 돌비 시네마에서 보셔도 좋을 것 같네요. (스코프 비율입니다)
당연히 혼영족에게도 좋고, 가족영화로는 더 추천할 만합니다. 좀 이른 시간이었는데도 커플끼리 많이 찾았고, 엘리베이터에서 홉스 흉내 내는 커플을 보면서 마음속으로 평화를 떠올리면서 왔네요.
디즈니 팬 분들이라면 이미 예매하셨을 테고, 그 외 분들에게도 웬만하면 다 추천드립니다. 올해 <F-1:더 무비> 이후 오락 영화로서는 제일 나은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