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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빛비즈 Oct 28. 2020

서핑을 잘하는 사람은
주식투자도 잘합니다

파도 타듯 추세를 타야 수익을 낼 수 있다


서핑을 잘하는 사람은

주식투자도 잘합니다.


실리콘 밸리에서 자주 인용되는 격언이 하나 있다. 바로 “거대한 물결 없이는 위대한 서퍼도 없다(A great surfer can’t exist without a great wave)”는 말이다. 실리콘 밸리 벤처캐피털 1세대인 ‘세콰이어캐피탈’의 그레그 매카두와 마이클 모리츠를 비롯해 이곳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기업가들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는 말이다.

시장에서 승부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는 시장의 거대한 흐름과 어우러지면서 생성과 성장, 쇠락과 소멸의 과정을 거친다. 성공의 결실을 보거나 지속하려면 시장의 요구와 흐름에 제대로 올라타야 한다. 그중에서도 시장의 판도를 바꾸고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추종하게 할 거대한 흐름에 올라타야 비전 있는 사업, 상품, 서비스를 지속하고 확장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구글, 페이스북의 서비스가 그러했던 것처럼 말이다.

앞서 언급한 세콰이어캐피털은 애플, 구글, 페이스북이 막 사업을 시작하고 확장할 때 제일 먼저 투자한 벤처캐피털 회사이다. 자신들이 언급해온 것처럼 시장의 판도를 바꿀 거대한 파도를 가장 먼저 알아보고 제때 제대로 투자했고 그 대가로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주식시장에서도 세콰이어캐피탈과 같이 시장의 흐름을 잘 읽고, 추세의 파도에 잘 올라타서 성공한 사람들이 있다. 바로 추세추종 투자 전략을 구사한 투자자들이다.



주식시장을 잘 살펴보면 바다와 닮은 점이 많다. 바다가 때에 따라 바람 한 점 불지 않아 호수처럼 고요한 날이 있는가 하면, 폭풍우가 몰아치고 집채만 한 파도가 끝도 없이 밀려오는 날이 있듯이, 주식시장도 등락의 폭이 거의 없어 새로운 장이 열렸나 의문을 가지게 되는 날이 있는가 하면, 등락 폭이 너무 커서 사이드카가 발동되면서 거래가 중지되는 혼돈의 날이 있다.


위대한 서퍼들은 높이가 10미터에 이르는 큰 파도를 찾아 전 세계를 이동한다. 큰 파도를 만나야, 긴 파도 터널을 물 흐르듯이 미끄러지면서 놀라운 기술을 마음껏 선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큰 파도를 탈수록 다칠 확률도 높아지지만, 파도가 커야 파도의 터널이 커지고 지속 시간도 길기 때문에 갈고닦은 고급 난이도의 서핑 기술을 선보이려면 이를 감내해야만 한다. 그래서 위대한 서퍼들은 어느 정도 성장하고 나면 잔기술을 연마하는 대신에, 큰 파도를 찾아다니고 그 흐름을 보는 법을 익히고 흐름에 올라타는 방법을 연구하는데 골몰한다. 큰 파도를 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파도의 기세가 꺾이기 전에 서핑을 마치고 탈출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힘을 잃은 파도가 물벼락으로 변해 내리치는 것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부상을 당하면 서핑을 지속할 수 없다. 그래서 서퍼들은 파도에서 내려오는 방법도 충실히 탐구한다.



주식투자자도 이와 비슷하다. 언제 추세를 타고 오를지 고민하고 어떤 종목으로 어느 시점에서 수익을 실현하고 다른 종목으로 갈아타야 할지 고민한다. 추세가 시작될 때의 매수 타이밍과 추세가 꺾이기 전의 매도 타이밍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한 투자 행위이기도 하다.

주식시장의 위대한 서퍼들은 추세추종이라는 서핑 보드를 타고 시장을 누빈다. 이 서퍼들은 이동평균선의 장대한 파도를 따라 이동하다가 시장에서 한 번에 치솟는 거대한 추세의 파도가 나타났을 때 어떤 투자자보다 놀라운 투자 기술을 선보이면서 엄청난 수익을 올린다. 그리고 파도가 꺼지기 전에 조용히 사라진다. 더 큰 추세의 파도가 발생하는 곳으로 이동해야 하기 때문이다.


추세추종 투자는 한마디로 말해서 파동(Wave)을 타고 가는 전략이다. 한 파동에 올라탄 다음에 계속 따라가거나, 아니면 내려와서 수익을 실현하는 방법이다. 만약 파동이 매우 높으면 만사형통이다. 파동이 상승하는 한 계속 타고 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런 식의 추세 또는 ‘파동 타기’ 전략에는 한 가지 전제가 필요하다. 얼마만큼 손해를 봐도 되는지를 정해두어야만 이런 상승 파동에 올라탈 수 있다. 왜 그럴까? 파동은 언제 오를지 언제 내릴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하락에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일도 활약하려면 우선 살아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런 대안적 사고, 즉 살아남기 전략은 정말로 중요하다. 왜냐하면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인생을 살아가는 데도 중요한 전략이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 영화 제작, 스포츠 그리고 인간관계에도 요긴하게 적용된다.



추세추종 투자전략의 대가 - 래리 하이트


변동성이 큰 주식시장에서 추세추종 투자 전략으로 큰 수익을 올린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래리 하이트다. 《부의 원칙》의 저자 래리 하이트는 전설적인 트레이더이자, 민트 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최초의 원금 보장 펀드를 선보인 헤지펀드의 대부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성공한 투자자로서 월스트리트에서 널리 명성을 쌓았고 잭 슈웨거의 베스트셀러 《시장의 마법사들》에서도 시스템 트레이딩의 선구자로 소개되었다.

래리 하이트가 주식시장에서 놀라운 업적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추세추종 투자 전략’이라는 투자 기법의 힘이 컸다. 추세추종 투자법은 지금과 같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주목받는 투자 기법이다.


유명한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를 비롯하여 추세추종의 아버지로 불리는 리처드 던키안, 《추세추종 전략》을 집필한 마이클 코벨, 시스템 트레이딩의 선구자로 불리는 에드 세이코타 등이 추세추종 투자 전략으로 성공한 대표적인 인물이다.

유명한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는 현대 경제이론을 창조하는 데 일조했으며, 다음 세대에게 큰 영향을 끼친 인물이다. 그가 나폴레옹 전쟁의 결과에 크게 베팅하여 영국 국채를 사들인 일화는 유명하다. 물론 사전 정보를 바탕으로 한 투자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든 그는 이 투자로 하룻밤에 유럽 최대의 갑부가 되었다. 무려 8,000만 파운드(약 1,250억 원)의 자산가가 된 것이다.


리처드 던키안은 예일대학과 MIT를 졸업한 트레이더로 그는 어떤 종목이 오르거나 내렸으면, 적어도 얼마 동안 그 방향으로 계속 향할 가능성이 있음을 간파했다. 1960년대에 그는 <커머디티 트렌드 타임(Commodity Trend Time)>이라는 주간 뉴스레터를 쓰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4주 규칙’ 전략을 발표했다. 그는 4주간 신고가에 도달한 종목을 샀고, 4주간 신저가에 도달한 종목을 팔았다.


에드 세이코타는 ‘타호 호수의 현인’, ‘시스템 트레이딩의 선구자’로 일컬어지는 인물이다. 잭 슈웨거가 쓴 《시장의 마법사들》들에도 자세히 소개되어 있는데, 컴퓨터를 이용한 추세추종 트레이딩을 고안한 초기 인물 중 한 명이었다. 처음 그가 만든 추세추종 프로그램은 천공 카드를 이용해 개발한 모델이었다. 그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체계적인 추세추종 프로그램을 개발한 선구자이며, 복잡한 도시를 떠나 타호 호수에 집을 짓고 소수 투자자의 돈을 관리하며 자신의 투자와 삶을 평화롭고 자유롭게 이끌어 가고 있다.


마이클 코벨은 《추세추종 전략》, 《터틀 트레이딩》의 저자이며, 터틀트레이더닷컴의 창립자이다. 그는 추세추종 기법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저서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었으며, 주식투자자들의 구루가 되었다. 《부의 원칙》 저자 래리 하이트와 친분이 두텁고, 이 책의 서문을 썼다.



래리 하이트 역시 추체 추종 투자 전략으로 큰 성공을 거둔 인물이다. 그는 35년 이상의 경험을 지닌 성공한 트레이더 겸 투자자이며, 월스트리트에서 존경받는 인물로 민트 인베스트먼트(Mint Investment Management Company)를 공동 설립했으며, 회사를 정밀하고 체계적인 통계적 트레이딩 기법을 갖춘 업계 최초의 추세추종 투자자문사로 성장시켰다. 또한 최초의 원금 보장 펀드인 민트 개런티드 엘티디 인베스트먼트 펀드를 만들었는데, 이 상품의 성공 덕분에 민트 인베스트먼트는 10억 달러 이상의 자산을 관리하는 최초의 투자자문사가 될 수 있었다.


어떤 경우에도 전체 자금의 1% 이상을 잃지 않는다


래리 하이트는 자신의 투자기법의 핵심을 ‘뛰어난 리스크 관리’라고 말한다. 그는 어떤 포지션에도 전체 자금의 1% 이상을 잃지 않았으며, ‘얼마를 잃을지 계산하고 그 손실이 자신에게 괜찮은지 감당할 수 있는 손실인지를 사전에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최악의 상황을 미리 헤아려 그 상황을 기피할 수 있게 구조를 짜는 것이야말로 투자자가 돈을 잃지 않고 부자의 삶으로 나아가는 밑바탕이 된다고 말한다.


그는 리스크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마음껏 리스크를 짊어질 수 있었다. 그의 저서 《부의 원칙》에서 강조한 ‘게임에 뛰어들어라’라는 이야기는 리스크를 지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과 리스크를 너무 많이 짊어지면 게임에서 쫓겨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함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리스크의 노예가 아닌, 리스크의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고 래리 하이트는 말한다. 


컨트리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전설적인 노래 <더 갬블러(The Gambler)>의 다음 가사를 알 것이다. ‘언제 붙들고 있을지, 언제 접어야 할지를 알아야 해.’ 

생각해보면 인생의 모든 타이밍, 선택의 순간은 그 기저에 ‘어떤 흐름 속에 속해 있는가?’, ‘어떤 파도에 올라타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담고 있다. ‘뭘 택해야 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나는 어떤 흐름을 타려고 하는가?’를 먼저 살펴야 무엇을 택할지도 명확해지기 때문이다. 또 흐름을 먼저 살피고 선택을 해야 결과에 끌려 다니면서 일희일비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위대한 서퍼가 큰 파도에 올라타서야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듯이, 주식투자자라면 거대한 추세의 파도를 찾고 올라타서 멋지게 투자하고 제때 내려와야 한다. 서핑도, 투자도, 인생도 모두 ‘타이밍’보다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는 데이트레이더와 숲만 보고 나무는 보지 못하는 가치투자자에게 래리 하이트는 이와 같이 말하지 않을까.

“인생은 타이밍이다. 그리고 모든 생명(生命)은 생(生)을 지속하라는 신의 명령(命令)을 따라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신념을 고수해야 하는 것도 맞다. 하지만 그전에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그것이 순간을 영원으로, 영원을 값진 한 순간으로 지속하는 방법이자 멋지게 사는 법이다.”


                                                                                                      - 래리 하이트의 <부의 원칙> 편집자 송병규


 



                                          래리 하이트의 <부의 원칙>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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