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에는 약 50개의 국가가 있다. 이 많은 국가 중에서 자신이 가고 싶은 나라를 정하고, 동선을 짜고, 이동 수단을 결정하는 일이 유럽여행 준비의 대부분이라 할 정도로 루트 짜기는 매우 중요하다.
항공권은 유럽여행 경비에서 상당히 큰 비중을 차지한다. 유럽행 항공권의 경우 사전에 미리 구매할 경우 보다 저렴하다는 것이 정설이다. 따라서 모든 여행 루트를 완벽하게 완성한 뒤 항공권을 발권하는 것은 실제로 불가능하다.
일단 거점 도시 몇 개만 정한 후 입국과 출국 도시, 즉 IN/OUT 도시를 선택해 항공권을 발권한 다음, 세부 도시를 결정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도 훨씬 효율적이다. 여기서 소개하는 루트 짜기 4단계만 거치면 막막해 보이던 유럽여행의 윤곽이 드러날 것이다.
일단 유럽을 큰 덩어리로 파악해보자. 유럽 대륙을 나누는 기준은 지리, 문화, 정치 등에 따라 여럿이지만, 흔히 사람들은 동유럽·서유럽·북유럽 그리고 남유럽으로 나눈다.
루트 짜기의 시작은 단순하다. 일단 1순위로 가고 싶은 국가를 유럽 전도 위에 표시해보자. 자신이 표시한 국가가 어디에 위치하는지를 우선 파악하면서 유럽의 지리를 익히도록 하자.
유럽이 처음인 여행자의 경우, IN/OUT 도시를 정하는 것이 막막할 수 있다. 하지만 IN/OUT 도시 선정은 의외로 간단한 질문에서 시작한다.
Q1. 나는 영국을 여행하고 싶은가?
A1. 영국에 갈 생각이라면 IN 혹은 OUT 도시로 런던을 선택한다.
영국은 바다를 사이에 두고 유럽 대륙과 떨어져 있다. 따라서 여행 중간에 영국을 방문한다면 도버해협을 두 번 건너야 하므로 비효율적이다. 나 또한 런던에서 유럽여행을 시작했는데, 단지 저렴한 항공권이 많다는 것, 다른 국가로의 이동이 쉽다는 지리적 편의성만을 고려한 것은 아니었다.
저렴한 항공권을 택하다 보면 밤늦은 시간에 공항에 도착하는 일정이 될 수밖에 없기에 치안이 좋고 영어를 공용어로 사용하는 런던을 선택했다. 런던은 낯선 유럽 땅에서 조금이나마 수월하게 여행할 수 있는 도시이다. 즉, 일종의 여행 워밍업 도시로 제격이다.
Q2. 영국을 가지 않는다면, 어느 나라에서 가장 오래 머물고 싶은가?
A2. 일정이 긴 도시를 IN/OUT 도시로 택한다.
IN/OUT 도시에 머무는 일정이 길면 유럽 열차 자유 이용권인 유레일패스 사용 날짜를 줄일 수 있어 경제적이다. 유레일패스를 이용하면 영국을 제외한 유럽 28개국의 열차를 자유롭게 탈 수 있다.
물론 유레일패스를 사용하지 않을 여행자도 있을 것이다. 또한 원하는 도시에 취항하는 항공기의 운항 횟수가 현저히 적거나 항공편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경우에는 인천 국제공항에서 출발하는 유럽행 항공 노선을 참고하여 IN/OUT 도시를 고르자.
Q3. IN/OUT 도시를 정하면 항공권을 바로 결제해도 좋은가?
A3. 프로모션 항공권까지 확인한 후 결제하자.
기습적으로 ‘유럽 노선 항공권 파격 할인’이라는 문구가 웹에 뜰 때마다 퇴사여행(예정)자들의 가슴은 두근거린다. 종종 항공사 프로모션으로 대대적인 할인 이벤트를 실시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 안타깝게도 IN/OUT이 같은 도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렇기에 모든 여행을 마치고 다시 출발지로 되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프로모션 항공권 가격이 훨씬 저렴하다면 고려해볼 만하다. 가격을 비교해 IN/OUT 도시를 정했다면 항공권을 우선 발권한다.
IN/OUT 도시를 정했다면 이제 일정 사이사이에 거점 국가를 추가할 시간이다. 전체 여행 일수를 고려하여 무리하지 않고 방문할 수 있는 국가 수를 결정한다. 개인적으로는 한 달 여행 기준, 최대 8개국이 마지노선이다.
여행 루트를 짤 때 의외로 많은 이들이 놓치는 것이 ‘한 방향으로 이동하기’이다. 즉, 시계 혹은 반시계 방향으로 여행 루트를 만드는 것이다. 먼저 유럽 전도에 표시해둔 거점 도시들 사이사이에 2순위 국가를 추가하여 동선을 짜자. 각 도시별 숙박일도 정해보자.
다른 국가로 이동하는 루트를 짤 때는 미리 교통편을 확인해놓아야 실수가 없다. 각 국가를 잇는 교통편은 상대적으로 운행 횟수가 적은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국가 간 이동 수단은 미리 예약하는 것이 훨씬 저렴하다.
일정을 짤 때 당일치기를 염두에 두는 것도 한 방법이다. 여행하고 싶은 도시별로 1박씩 머물 거라고 계획하는 경우가 있는데, 거점 도시에 머물며 당일치기로 근교를 다녀오는 게 효율적일 때가 많다.
도시별로 숙소를 찾아가고 짐을 풀고 싸고 하는 과정 때문에 시간을 도둑맞을 수는 없지 않은가. 가뜩이나 무거운 짐이 더 짐이되는 상황이 분명 찾아올 것이다. 따라서 한 국가 내에서 여러 도시를 여행할 계획이라면 이동 시간까지 고려하여 생각했던 일정에 하루를 더하자.
[여행 루트 짜기 막막할 때 유용한 웹&앱]
1. 스투비플래너(Stubbyplanner)
- 유럽여행 루트, 큰 틀은 이곳에서
약 18만 개의 여행 데이터를 분석하여 추천 루트와 여행 팁을 알려주는 서비스. 여행하고 싶은 도시, 방문하고 싶은 명소, 먹고 싶은 음식 등을 장바구니 담듯 저장하면 자동으로 추천 일정을 짜서 보여준다. 각 도시별 평균 숙박 일수도 제공하며, 도시 간 이동 시 추천 교통 수단과 가격대도 알려준다. 또한 유럽여행 선배들의 여행 루트도 확인할 수 있다.
2. 어스토리(Earthtory)
-세세한 도시 내 일정은 여기서
스투비플래너처럼 다른 여행자들의 루트를 확인하고 동시에 루트도 짤 수 있지만, 도시 내 상세루트를 짜기에 더 좋다. 회원가입 후 원하는 국가, 도시를 선택하고 추천 명소들을 장바구니에 담듯 선택하면 최적화된 이동 루트를 추천해준다.
by 김 양
▶ <퇴사하고 여행갑니다> 자세히 보기 : http://bit.ly/2j29a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