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드스테이츠 TIL 01, 더 나은 질문을 위하여
0.
심장 콩닥거리는 코드스테이츠 20주 과정 개강일.
알람을 맞추지 않아도 아침 다섯시 반이면 습관처럼 떠지는 눈 덕분에 초조해야할 시간이 길어졌다. 가만히 있어도 곧 일어날 일인걸 알면서도 당췌 이 쫄탱이같은 성격이라는 놈은 군자처럼 '허허'하며 오는 일을 기다릴줄을 모른다. 덕분에 아침 열 시 남짓 코스가 시작되기 전까지 냅다 커피만 다섯잔.
1.
오전동안 과정에 대한 안내와 툴 소개가 진행되었다. 90명 가까운 사람들이 한 기수 동기로 맺어졌다. 보이는 사람들의 표정이 사뭇 진지하다. 코드 스테이츠의 설명에 의하면 과정을 진행하는 사람들 중 대다수가 20대 후반에서 나와 같은 30대 초반이다. 우리는 아직 젊지만 어리지는 않다. 해내고 싶고, 해내야 하는 사람들.
2.
가장 먼저 수강한 항목은 '질문'에 대한 내용이였다. 한 시간 남짓 '어떻게 질문해야 하나?'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다. 교수님이 생각났다. 소논문을 쓸 때 마다 하시던 말씀.
"넌 A에 대해서 뭘 모르니?"
알 지 못하면 모르는 것을 모른다. 모든 논문의 시작은 항상 '모르는 것'이었다. 내가 모르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야 레퍼런스를 찾는다. 학교 전자도서관 제휴 자료가 얼마나 있던, '구글 스콜라'가 얼마나 많은 레퍼런스를 가지고 있는지는 하등 관계가 없다. 시간은 짧고 제출 기한은 다가온다. 매 분기 발간되는 백과사전 두께의 전 세계 관련 논문 아틀라스 사이에서 나의 무지를 해소시켜줄 파편을 찾아내야한다. 어디서나 모르는 것을 아는 것 이다.
3.
모르는 것을 알아야 좋은 질문을 할 수 있다. 스터디를 진행하다보면 가장 어려운 친구들이 있다.
"어디가 어려워? 뭘 모르는 것 같아?"
이따금 참 마음 어려워지는 답이 찾아온다.
4.
수업 내용 중, 한 문구가 기억난다.
"세상에 바보같은 질문은 없다. 다만 정성을 들이지 않은 질문은 많다."
5.
첫 날, 특히나 모르는 것에 대해 쓰는 이유는,
첫날인데도 참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개발자의 용어, 사고, 그 모든 것들.
이 모르는 것들이 참 부끄럽다. 이 모르는 것들에 대해 아직 무엇을 모르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이다.
엉덩이를 붙이자.
생각을 하자.
이해 될 때까지 우걱 우걱 씹자.
나는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모르는 것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잘 알고있다.
몰라서 괴로운 것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앞으로 매일 기뻐하게 될 일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