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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별맘 May 09. 2016

어릴적 처음으로 접했던 쵸코빵

두근대던 어린 마음

기억에 아주 늦은 밤이었다.

서울 친척집에 다녀오신 부모님께서 자고 있던 나를 깨우셨다.

일어나봐라. 이거 한번 먹어봐라.

눈을 비비며 겨우 일어나서 바라보던 내 앞에는

와...세상에 이런 빵은 듣도 보도 못했던,

작은 머핀 크기의 빵인데 위에는 두툼한 쵸콜릿이 예쁘게 물결무늬를 그리며 덮여 있었고 그 한가운데 몇개는 루돌프의 코같은 빨간 젤리가 얹혀 있었고 몇개는 하얀 크림이 같은 모양으로 동그랗게 얹혀 있었다.

갯수도 기억난다.

직사각형의 상자에 가로 세로 총 24개의 예쁜 빵이 얌전하게 담겨 있었다. 상자뚜껑의 사진도 또렷하게 기억난다. 빵모양 그대로 사진으로 찍어 프린트된 상자뚜껑이었다

비몽사몽이면서 동시에 경이로움을 가지고 빨간 젤리가 달린 빵 하나를 집어 쵸코렛이 묻은 윗부분을 조심스럽게 한 입 베어 무는 그 순간

온 잠이 다 달아나고 나는 행복함에  빠져 들었었다.  달고 부드럽던 쵸코렛의 그 맛과 향에 흠뻑 취해 버려 정신이 반은 나간듯한 나를 바라보시던 엄마가 활짝 웃으시며 나와 같은 마음으로 행복해 하시던 것도 기억난다.

이 상자를 서울에서 대전까지 가져 오시는 동안의 모습이 상상되었다.

기차안에서도 분명히 끌어 안고 계셨을 것이다.

행여나 상자가 눌리거나 어디에 부딪혀서 예쁜 빵이 망가질까봐 그 늦은 밤에 졸음을 참고 꼭 잡고 오셨을 것이다.

그 후로 꽤 오랫동안 엄마는 하루에 하나씩 내게만 그 빵을 주셨고 난 너무나도 행복하게 빵을 먹는 그 시간을 기다렸었다.


온갖 종류의 빵을 다 먹어 보았지만 그 어린 시절

쵸코빵만큼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빵은 여태껏 없었다.




p.s.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니 참 좋으네요^^

이런 저런 이야기들 주절주저리 늘어놓을 공간이 생기니 기분이 좋아져 코가 실룩실룩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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